통합하려면 양보하고 희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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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하려면 양보하고 희생하라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9.09.24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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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청주상생발전위, 청원·청주통합군민추진위 통합비전 제시
청주미래계획연구원 발족·공무원 호환배치·통합인센티브 군 투자 등

   
바야흐로 통합운동이 본격 시작됐다. 청원·청주상생발전위는 주민발의로 통합추진을 건의키로 하고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행인들이 통합에 큰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청주·청원의 통합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10여년 동안 무수한 사람들이 통합을 주제로 토론한 만큼 분위기는 익을대로 익었다. 이제는 통합도 통합이지만 청주시의 비전을 만드는 일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

청원·청주상생발전위와 청원·청주통합군민추진위는 ‘시민이 제안하는 청원·청주 상생발전 비전’을 내놓았다. 이들은 지난 3개월간 각계 전문가와 주민들이 함께 앉아 진행했던 토론회, 오창 및 내수주민 공청회, 충북지방자치학회·행정학회·충북참여연대 등에서 해 온 통합 토론회, 2005년 통합운동시 양 지자체간 합의된 사항 등을 종합 검토해서 정리했다고 밝혔다. 논의내용은 청원군 주민들을 위한 발전방안이 주를 이룬다.

청원·청주상생발전위와 청원·청주통합군민추진위는 지난 16일 청주시와 청주시의회에 제안서를 제출하고 오는 29일까지 구체적인 답변서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청주시와 시의회는 전폭적으로 수용한다는 원칙하에 답변서를 작성한다는 방침이다. 또 시는 이와 별도로 자체 통합시 비전을 만들었으나 발표는 아직 하지 않았다. 시기를 보고 있다는 후문이다.

남봉익 기획행정국장은 “시민사회단체의 제안을 조건없이 받아들이기로 했다. 각 과에서 검토한 뒤 시장님 결재를 맡아 처리하려고 한다. 우리가 만든 통합시 비전은 청주시의회와 청원군의회에서 통합에 대한 대화를 할 때 발표할까 계획 중이다”고 말했다. 청원·청주상생발전위는 시와 시의회에서 제출한 내용을 가지고 합의안을 작성, 청주시·시의회·청원군·군의회·통합추진 민간단체 등 사회각계 책임있는 인사들이 참여하는 회의에서 청원·청주 상생발전협약식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제안내용은 구체적으로 혐오시설 설치시 인센티브제공을 전제로 주민공모제를 도입하고, 시민참여예산위원을 확대하는 한편 청원·청주 주민을 각 50명씩 동수로 구성하자는 것이다. 공무원들이 가장 관심이 많은 분야도 올라왔다. 인사위원회를 양 지역 동수로 구성하고, 희망보직제 운영으로 청원군 공무원 도심근무 우선권을 제공하며 통합 후 4년에서 8년내에 시 공무원과 군 공무원을 전원 호환배치하는 안이다.

현재 청주시 공무원 중에는 통합하면 도심에서 떨어진 면 지역으로 발령이 날 것을 우려해 통합을 반대한다는 소문이 있다. 그러나 통합하려면 청주시의 희생이 전제돼야 한다. 시 공무원들이 원거리로 발령날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진정으로 통합을 바라는 자세가 아니다.

   
청원·청주상생발전위와 청원·청주통합군민추진위는 16일 청주시·의회에 ‘시민이 제안하는 청원·청주상생발전 비전’을 제시했다. 여기서 나온 비전을 가지고 청원군·의회와 상생발전협약식을 체결할 계획이다.


전반기의장 군의원에게 양보하라

또 청원·청주상생발전위와 청원·청주통합군민추진위는 통합시 예상되는 중앙정부 재정 인센티브 약 2523억원을 청원군에 투자하고, 구청 2개를 신설해 청원 북부와 남부에 분산배치 하자고 주장했다. 여수시도 통합하면서 사업비 60억원을 전액 여천군을 위해 사용했다. 이 중 20억원은 여천군 출신 학생 장학금으로 나머지 40억원은 크고 작은 마을 숙원사업에 활용됐다.

그런가하면 눈에 띄는 부분이 청주미래계획연구원 발족이다. 단체장에 따라 도시의 정책이 좌우되지 않고 일관된 도시발전 모델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청주미래계획연구원을 발족, 양 지역 상생발전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하자는 것이다. 통합정신을 이어가고 주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프로젝트를 발굴하자는 것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어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는 도농복합시를 만들기 위해 2015년이전 지역 초·중·고생 무료급식 전면 실시, 청원·청주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학교급식과 공공기관 단체급식 활용, 저온저장시설 확대, 제2의 농산물도매시장 설치, 소로리볍씨 보존을 위한 청원생명쌀박물관 건립, 농정지원국 신설 등도 올라왔다. 농업분야 제안은 매우 중요하다. 청원군 농민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이 되기 때문이다. 농정지원국 설치는 지난 2005년에도 청주시에서 약속했던 사항.

그리고 녹색생태도시 건설을 위해서는 저탄소 녹색성장 실현, 주도심과 부도심의 균형발전을 내세웠다. 또 청주·청원 분리로 할 수 없었던 도심생태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동시에 통합시의 환경보존종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청주동물원 및 어린이공원 미동산 수목원 근처로 이전, 면별 소규모 도서관 설치, 청주역~옥산~천안 도로 확장, 수도권전철 노선에 오창~청주공항간 전철화 사업 반영, 문의 매화단지 조성, 미원면~내수읍 초정리간 4차선도로 개설 등을 제안했다.

또 단체들은 청주시의회에 통합 후 2대 8년간 전반기의장 청원지역 양보를 비롯해 첫 상임위원장 구성시 50%이상 청원출신 의원에게 양보, 통합 합의사항이행을 담보하기 위한 조례제정 등을 요구했다. 시의회는 23일 이를 적극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여수시의회, 지역구 통폐합 결단으로 통합유도
청주시·청원군 2005년 청원구 설치 등 합의
지난 2005년 통합운동시에는 청주시가 청원군에 통합을 제의하며 51개항을 제안했다. 한대수 당시 청주시장과 오효진 청원군수가 서명한 이행합의문에는 청원구 설치, 청원군 1읍 13면 유지·운영, 농촌지역 지원기준 설정, 청원생명쌀 명품화 지속, 농산물도매시장 이전 및 현대화, 농정국 설치, 공무원 신분보장, 통학거리에 맞는 학구조정, 지역축제 지속 추진, 통합시금고 청원군내 회원농협으로 이관, 읍·면중심 경영체제 지속, 사회단체장 50%이상 청원출신 선임 등이 들어있었다. 이 내용들 중 일부는 최근 통합 단체들이 제안한 것에도 포함돼 있다.

이는 3여 통합을 이룬 여수시·여천시·여천군의 통합 사례를 참고로 만들어졌다. 3여는 주민들의 힘으로 통합을 이뤄 전국 시·군통합의 모범이 되고 있다. 98년 당시 여수시는 많은 것을 여천시·군에 양보하는 ‘3여통합에 따른 6개 이행사항’을 발표했다.

그 중 여천시청을 통합시청으로, 통합시의회 의원 정수는 여수시의회 의원 정수와 여천시·군의회 의원 정수를 동수로 조정, 여수·여천상공회의소는 여천시로 이전, 공공기관 및 사회단체도 여천시로 이전 등이 그 것이다. 이것은 여수시가 여천시·군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여천시의회에서 의원 수를 대폭 줄여 여천시·군의회와 동수로 맞춘 것은 주목할 만하다. 시의원들이 지역구를 통폐합시키는 큰 희생을 감수했기 때문이다. 청주시나 시의회도 대폭 양보하고 희생해서 획기적인 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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