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운 민주당 ‘깃발 세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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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민주당 ‘깃발 세우기’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3.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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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조직 제대로 추스릴지는 아직 ‘미지수’

요즘 늦가을의 찬바람이 충북 민주당의 체감온도를 더욱 낮추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본격적인 세확산을 꾀하는 반면 민주당은 내집 지키기가 녹록치 않은 것이다. 당의 중추세력 대부분이 신당으로 빠지면서 충북 민주당은 당장 생존의 기로에 섰다. 도내 전 지역구가 졸지에 사고지구당으로 전락한 것이다. 민주당에 남은 인사중 지역에 이름을 알릴만한 사람도 극소수다. 장한량(전 민주당도지부장) 임헌택(전 민주당부지부장) 김기영씨(전 민주당 청원위원장)가 현재로선 충북판 꼬마 민주당의 얼굴로 주목받는 정도다. 이중 임헌택씨는 도지부 인수책임자로 선임돼 활동하고 있고 나머지 두 사람은 여론의 추이를 민감하게 지켜보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들 역시 민주당에 대해 확실한 신념을 곧추세우기까지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장한량씨는 향후 두 당의 재결합 내지 연대를 전제로 민주당을 지키고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 “지금 민주당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태풍 매미가 휩쓸고 간 들판의 황량한 모습과도 같다. 민주당의 정통맨으로서 마지막까지 살신성인의 노력을 다하고 싶다. 민주당과 신당(열린 우리당)은 애초부터 갈라지지 말았어야 했다.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에서 두당 모두 망한다. 내가 민주당에 남은 것은 앞으로 두당의 재결합을 위해 대화의 파트너로 역할해야 한다는 절박감에서다. 누군가는 남아서 얘기하고 이끌어야 하지 않은가. 그러잖아도 틈만나면 중앙당을 향해 통합 내지 연대를 강력 요구하고 있다. 나의 이런 운신을 주변에서 일부 오해하는 것 같은데 개의치 않겠다. 나만큼 민주당을 아끼고 지켜 온 사람도 없다. 갖은 고초를 겪으면서도 지난 12년간 당을 지켜 온 입장에서 분명한 정치적 선택을 하겠다.”

도지부 간판위해 법조계 인사등 접촉
김기영씨는 전후사정상 신당행을 꺼렸던 처신이 여론에 의해 아예 민주당 잔류로 보도됨으로써 민주당 사수파로 분류된 케이스. 그 역시 지금도 신당측으로부터 끊임없이 입당권유를 받고 있다. 두 번의 총선 출마경력에 따른 인물경쟁력과 영향력을 아쉬워하기 때문이다. 신당의 김근태 정대철과는 여전히 각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 때문에 신당측으로부터 더 이상 언론에 가타부타 입장표명을 하지 말라는 특별 주문(?)까지 받은 상태다. 김기영씨는 “내가 문제삼았던 것은 신당의 정체성이다. 특히 청원의 경우 신당의 취지와 어울리지 않는 인사들이 다수 포진함으로써 몹시 곤혹스럽다. 이런 문제에 대해 나름대로 분명히 하고 싶었던 것이다. 때문에 당문제는 아직 단정적으로 말한 적이 없고 다만 판단과 결정을 유보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충북 민주당은 독자생존을 위한 방안도 민첩하게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 박종완씨(전 도의원)가 얼마전 민주당 전국구 의원을 승계한 것도 민주당으로선 조직추스르기에 호재로 인식되고 있다. “어쨌든 현역 의원을 보유하게 됐다”는 한 관계자의 말도 이런 분위기를 시사한다. 그러나 박의원이 도지부를 맡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16대 총선 후 민주당을 탈당한 김진선씨(전 국가비상기획위원장)와 호남출신 변호사 P씨의 민주당 영입설도 지역정가에 나돌고 있으나 아직 설득력이 떨어진다. 김진선씨는 현재 한나라당과 신당이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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