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가장 모범적인 선거문화로 개혁 이끌터”
선거 때 색깔있는 후보의 등장은 당연히 유권자들의 시선을 끈다. 이들의 후보등장 자체가 유권자의 변화 욕구에 부응하기 때문이다. 지난 16대 총선의 386광풍은 선거의 이런 속성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같은 맥락에서 내년 총선을 진단한다면 단연 분구예정인 청주 흥덕 갑구가 주목된다. 박영호 유행렬씨(가나다순) 때문이다. 이들 두사람은 당장 학생운동으로 기억된다. 그것도 단순 참여세력이나 주변인이 아닌 선봉장에 해당된다. 현역 국회의원으로 말하면 임종석 송영길의 이미지와 매치된다. 박영호(39)는 87년 충북대총학생회장을 지냈고, 유행렬(40)은 89년 역시 충북대총학생회장을 맡아 학생운동을 이끌었다. 두 사람 모두 집시법 위반으로 구속되는 신고(辛苦)의 세월을 거쳤다. 결국 유행렬은 제적되는 바람에 대학생활 3년을 수료할 수 밖에 없었다. 총학생회장은 박영호가 먼저 했지만 대학입학은 유행렬(84학번)이 1년 앞서기 때문에 둘은 사석에서 형님동생으로 통한다.
이들은 같은 시기에 학생운동을 이끌기도 했다. 87년 박영호가 총학생회장에 출마했을 때 감옥에서 나온 선배 유행렬이 박영호 선거캠프의 책임자로 일한 인연을 갖고 있다. 이런 두 사람이 지금은 서로 경쟁자로 변해 내년 총선고지를 향해 학생운동 출신다운 신념을 불태우고 있다. 둘 다 신당인 열린 우리당 소속으로, 후보로 나서기 위해선 어차피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할 판이다. 이미 신당의 경우 이곳 흥덕갑구는 두 사람의 대결구도로 굳혀지는 분위기다. 설령 제 3의 인물이 등장한다 하더라도 당내 경선을 치러야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표밭을 갈아 온 두 사람의 벽을 넘기가 쉽지 않다.
이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물론 과거 학생운동과 민주화운동을 주도한 정치신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권자의 관심은 앞으로 두 사람이 보여줄 선거문화에 더 쏠린다. 우선 두사람 모두 가장 완벽한 경선을 치를 것을 다짐하고 있다. “그동안의 각종 경선에서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해서 포기할 수는 없다. 정치개혁을 위해선 반드시 정착시켜야 할 제도다.”(박영호) “과거 민주화운동을 했던 사람으로 페어플레이는 당연하다. 경쟁은 치열하겠지만 가장 모범적인 경선문화를 보여 주겠다.”(유행렬) 이처럼 당내 경선에 대한 두 사람의 의지는 확고하다. 결과에 대한 깨끗한 승복을 약속할 뿐만 아니라 경선 불복자에 대한 제도적 장치마련을 강도높게 주장하고 있다.
두 사람은 이미 지역에서 열린우리당의 대표적 개혁 주자로 인식되기 때문에 앞으로 이들의 역할에 쏠리는 관심은 더 직접적이다. 박영호는 지난 27일 열린 우리당 창당준비위 중앙위원으로 선출돼 자신의 위상과 정체성을 한껏 높였으며 유행렬은 충북창당준비위 국민참여운동 본부장을 맡아 ‘지역 파수꾼’의 이미지를 배가시켰다. 이들이 출마할 흥덕 갑구는 두 사람 외에도 현역인 윤경식의원(한나라당)을 비롯 최현호(자민련) 배창호씨(민주노동당) 등 30, 40대 소장파들의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어 이래저래 내년 총선에서 집중조명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박영호씨 ▶학력:강원사대부고 |
유행렬씨 ▶학력:운호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