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임을 자랑하는 여성법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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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임을 자랑하는 여성법무사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9.10.14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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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규 ‘이은규법무사사무소’ 소장

스파게티전문점 ‘리꼬네’

이은규(43) 씨는 여성 법무사다. 여성이 흔치 않은 법조계에서 일하는 당당한 여성이다. 충북도내 법무사 전체 140여명 중 여성은 7명에 불과하다. 법무사를 공채로 선발한지 얼마 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도내 법조계의 여성인력은 타 분야보다 훨씬 더 빈약하다. 때문에 자부심도 있으나, 그에 못지 않게 부담감이 크다는 게 이 법무사의 말이다. 그래서 일까. 그는 인터뷰를 여러 차례 고사했다.


스파게티전문점 ‘리꼬네’ 청주 성안점(043-221-5279)은 이 법무사의 단골집이다. 그는 주말에 딸 김수민 (16)양과 함께 가는 것을 즐긴다.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다보니 가끔 찾는 게 스파게티다. ‘리꼬네’는 청주의 대표적인 스파게티 전문점으로 이미 여성고객들을 사로잡고 있는 곳. 피자도 맛있다고 소문이 나있다.

우리는 토마토소스 스파게티와 리꼬네 정통피자를 주문했다. 밥 아니면 국수라는 대중적인 점심에서 벗어나 모처럼 먹는 이국의 음식은 맛있었다. ‘리꼬네’는 이탈리아어로 ‘풍요로운, 부유한’ 이라는 의미다.

 각각의 재료들이 제역할을 다하는 이탈리아식 피자와 토마토소스가 입맛을 돋우는 스파게티, 바삭바삭한 마늘빵, 새콤달콤 오이피클, 향기좋은 커피 한 잔은 그를 행복하게 했다. “‘골치아픈’ 업무가 있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풀린다. 나는 고소하고 달콤한 맛을 좋아한다. 내가 ‘리꼬네’ 스파게티를 좋아하는 이유다. 해산물과 토마토소스가 들어간 스파게티나 크림소스가 들어간 스파게티 모두 좋다”며 맛있게 먹었다. 하지만 그는 요리에 대해서는 소질이 없다. 그 또한 가장 자신없는 게 요리라고 시인했다.

이 법무사는 자신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광고한다. 간판에도 크게 써붙여 놓았다. 법을 다루는 것 자체는 여성의 적성에 맞고, 여자라고 못할 일 없다는 ‘배짱’에서 나온 듯하다. 사실 요즘에는 여자들이 일을 더 잘한다는 평을 받는다. 지난 2003년 3월 법무사 사무소를 개소한 그가 이제까지 견지한 것은 성실상담이다. “누가 어떤 문제를 들고 오든 성실하게 상담해서 재산상·신분상 피해를 보지 않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전화상담을 피하고 사전에 예약하도록 하고 있다”는 것. 또 그는 술자리영업대신 책상에서 당당히 이뤄지는 영업방식을 더 좋아한다.

이 법무사는 “술도 못 마시지만, 술자리에서 거래되는 영업문화에 편승하고 싶지 않다. 눈앞의 이익을 좇기보다는 정통 영업을 하고 싶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다보니 손님이 손님을 데리고 오는 현상까지 종종 생긴다는 것. 당장의 이익보다 ‘공익’에 우선한다는 그의 원칙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충북대 법대 출신으로 법무사와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모두 취득한 그는 충북대 평생교육원 강사, 충북도 토지수용위원회 위원, 민사·가사조정위원, 화해중재위원회 형사조정선임위원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기업체와 기관·단체 등의 특강에도 자주 불려 다닌다. 하지만 공익적인 성격의 강의는 강의료를 받지 않는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봉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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