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농약 장뇌삼 먹고 ‘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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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농약 장뇌삼 먹고 ‘힘봤다’
  • 권혁상 기자
  • 승인 2009.11.05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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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산삼농원 안해진 대표, 10만여㎡ 야산에 장뇌삼 농원 조성
산림청 ‘생산과정 확인제도 시범사업’ 참여, 현장방문 구매 늘어

“신문방송을 보면 장뇌삼이 산삼 씨를 심어서 키우는 것으로 보도하는데, 사실 100% 자연산삼인 천종은 남한에서는 멸종돼서 산림청도 그 종자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니까, 장뇌삼을 정확히 설명하자면 인삼 씨를 산에 심어서 거기서 재차 씨를 받아 재배한 삼이다.”

장뇌삼이 애초 인삼 씨를 통해 인공재배된다는 엄청난 영업비밀(?)을 털어놓는 안해진 대표(61·진영산삼농원·010-3117-8389)는 늦깎이 농사꾼이다. 50대 초반까지 청주에서 철망 휀스 제작업체를 운영하다 우연찮게 장뇌삼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때가 90년대말 쯤인데 청원군에서 장뇌삼 파종한 산에 빙둘러 철망을 설치하는 작업을 맡게 됐다. 현장에 오며가며 장뇌삼을 먹어봤는데, 바로 효과가 왔다. 그때 노안이 와서 화투장도 어릿어릿했었는데, 장뇌삼을 먹구 한달쯤 지났나., 눈이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야, 이게 영물이구나’싶어서 내가 직접 키워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안 대표의 농원은 청원군 북이면 송정리 야산 10만여㎥(3만여평)에 자리잡고 있다. 2000년부터 장뇌삼 재배를 시작해 4년전 현재의 위치로 묘근을 집중이식해 어엿한 농원으로 가꿨다. 작년말부터 7~8년된 장뇌삼을 본격적으로 수확 판매하고 있는데 입소문을 타고 농원까지 직접 찾아오는 손님들이 늘어나고 있다. 중국산 가짜 장뇌삼이 유통되다보니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만 믿음이 가는 것이 소비자 심리다.

자연이 키우는 무농약 ‘산양산삼’
“우린 직접 방문하는 손님을 대환영한다. 아예 같이 산에 올라가서 직접 골라 캐도록 안내한다. 공기 좋고 경치 좋은 곳에서 운동도 되고 직접 고른 장뇌삼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좋아한다. 요즘 중국산 장뇌삼은 모양도 그럴듯 해서 나두 헷갈릴 정도다. 아예 중국산 묘삼을 옮겨심어서 국산으로 둔갑시키는 경우도 있다. 믿을만한 재배농을 소개받거나 직접 현장을 찾아가서 사는 것이 뒤탈이 없다.”

안 대표가 얘기하는 ‘믿을만한 재배농’은 산림청에서 시행하는 ‘생산과정 확인제도 시범사업’에 참여한 농가들이다. 물론 안 대표도 함께 참여하고 있고 전국적으로 작년말까지 289가구가 선정됐다. 지방자치단체의 특화작물 지원자금을 받는 참여농가들은 정기적으로 농약, 인공비료 검출여부와 묘판 관리 상태등을 점검받아야 한다. 도내에는 안 대표를 포함해 단양 1농가, 영동 1농가, 청원 2농가가 충북도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의무적으로 생산과정 감독과 품질검사를 받고 있다.

산림청은 앞으로 품질등급 표시를 의무화할 계획이다. 검사결과 일정한 ‘품질기준’이상인 장뇌삼은 ‘품질검사필증’을 붙여 사고팔고 기준에 못미칠 땐 품질검사필증 없이 품질표시만 하고 유통토록 할 방침이다. 또한 15년 이상 된 무농약·무비료 재배 장뇌삼은 토양·농약 등 엄격한 검사를 거쳐 품질인증기준에 맞으면 품질인증표시를 허용토록 한다는 것.

“15년이상 됐다면 거의 자연산삼(천종)에 가까운 지종삼이라 부른다. 심어놓고 해가 지나면 저절로 지종삼이 되는게 아니다. 애초 인삼 씨를 산에 파종하면 2~3년 버티기도 힘들다. 여름 호우기가 지나면 녹아내리거나 토질 때문에 죽는다. 하지만 가까스로 씨를 받아 다시 심으면 자생력이 생긴 장뇌삼 묘삼으로 자라게 된다. 또 그 묘삼도 한곳에 가만 두는게 아니라 옮겨심기를 해야 제대로 성장한다. 그러니 15년을 키운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중국산 범람… 믿을만한 재배농 찾아야
장뇌삼에 대한 정확한 용어는 산양삼(山養參, cultivated mountain ginseng)으로 오갈피과 인삼속 식물 씨를 산에 뿌려 자연 상태에서 길러내는 삼을 말한다. 일반인들이 삼의 머리가 길쭉하다고 해 속칭 ‘장뇌삼’으로 불리고 있다.

우리나라에 산양삼이 생긴 것은 조선시대 이후 왕실에 공납하는 규모가 커지고 중국으로 수출하는 양이 증가하면서 물량이 급격히 부족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결국 삼의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산삼의 씨를 받아 산에 뿌리거나, 아직 자라고 있는 어린 삼의 종자를 파종해 산삼을 만들어내는 시도를 했다는 것.

산양삼이 잘 재배되려면 적당한 습지와 부식질이 많은 토양을 갖춘 환경조건이 필요하다. 이 같은 조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 씨가 땅 속에서 없어지거나 자란다고 해도 몇 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썩는 경우가 많아 재배 조건이 매우 까다로운 편이다. 국내 산양산삼 재배면적은 지난해 기준 약 5650㏊에 달해 2000억원대 시장규모로 파악되고 있고 2018년까지 시장규모가 매년 1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삼의 경우 농약검출 등으로 인해 생삼의 해외 판매가 어려워 가공제품으로만 수출되고 있다. 하지만 무농약 재배된 국내 산양삼의 경우 일본 등지에서 인기가 높아 수출물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따라 한국산양산삼조합공판장 추진위원회는 지난 9월 부산시에 산양산삼조합 공판장 설립 발대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연내 공판장을 정식 설립, 경매와 직판 등의 업무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장뇌삼을 제대로 먹으려면?

산삼은 생 것으로 먹는게 가장 좋다. 먼저 삼을 깨끗한 정수로 씻고 머리부분인 뇌두를 제거한다. 삼의 잔뿌리라고 불리는 미부터 입속에 넣고 껌을 씹듯 씹으면서 즙을 내어 침을 삼킨다. 뇌두는 약 2ℓ의 물에 넣고 끓인다. 주의할 점은 물이 끓으면 바로 불을 꺼야 한다. 이후 끓인 물을 식혀서 차 마시듯 먹으면 끝이다.

안 대표는 “절대 물이 팔팔 끓으면 안된다. 끓는 순간 불을 끄고 식혀서 먹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고 조언했다. 그렇게 먹으면 입안 가득 삼 향기가 차 오른다는 것. 만약 팔팔 끓여 먹으면 향은 모두 날아가 맹물을 먹는 것과 같게 된다. 또한 삼을 먹으면서 금해야 할 음식은 특별히 없지만 술, 녹두, 미역, 무, 다시마 등은 피하는 게 좋다. 이외 정통주처럼 술을 담가 마시기도 한다. 남은 산삼은 싱싱한 이끼에 싸서 냉장 보관하면 된다.

장뇌삼의 연수는 뇌두를 보면 된다. 뇌두는 삼 몸통위에 동그랗게 생긴 부분으로 줄기가 나오는 곳이다. 보통 뇌두 1개는 1년이다. 몸통은 3년정도 친다. 따라서 뇌두가 3개면 보통 5년~6년근으로 본다. 4개년 6년~7년근이다. 현재 10년근의 경우 상품 1뿌리가 7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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