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형 보건지소는 시작 초기부터 감사원으로부터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본래 취지는 예방의학과 교육, 저소득층을 위한 최소한의 진료를 담당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재정수익을 위해 저소득층만이 아닌 전 계층을 상대로 과잉진료에 나서면서 동네의원의 도산을 부채질하고 지역의료 및 지역경제를 황폐하게 만들고 있다.
고혈압 및 당뇨 약값이 1만 원 이하가 되면 지방세에서 약값을 대납하는 신종 환자유인정책으로 보통의 병의원에서는 한·두 달씩 처방하는 약을 일주일 단위로 나눠주어, 건강보험공단에서 수배의 진료비를 편법으로 챙기며 지방세는 지방세대로 축내고 있다. 공무원이 나서서 국민에게 도덕적 해이를 가르치는 꼴이다.
어느 도시나 마찬가지로 청주시 용암동의 상가 및 식당이 밀집한 지역에 저소득층 또한 있기 마련이다. 어느 날 정권과 지자체장이 나서서 우리 지역 저소득층의 ‘식사권’을 위하여 무료급식소를 용암동 복판에 짓는다고 해보자. 많은 사람들이 환영을 할 것이다. 여기에 반대를 하는 식당주인이 있다면, ‘밥그릇싸움’이라며 여론의 뭇매를 맞을 것이다.
그런데, 이 급식소는 저소득층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중보건의나 공무원을 직원으로 채용하고 지방세로 유지를 하다 보니 자장면 한 그릇에 500원을 받는 것이다. 이것도 모자라 자주 오는 사람에게는 마트에서 빵을 사먹는 쿠폰까지 지방세로 나누어 준다고 한다.
자, 이런 사업을 바로 ‘포퓰리즘’이라 한다. 국민의 혈세를 이용하여 정치인이나 공무원이 입 바른 소리를 하며 돈 잔치를 하는 것이다. 원론적으로는 좋은 일인 것 같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공공이란 이름으로 민간을 말살하는 횡포일 뿐이다. 공공 식사권을 늘려 당장은 소비자에게 싼 값에 식사를 하게 할지 모르지만 인근 식당들은 줄도산으로 이어질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역 의료체계를 뿌리 채 흔드는 도시형 보건지소 시책에 대해 시는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 건강보험재정과 가뜩이나 열악한 지방재정의 바닥에 구멍을 내며, 저소득층에게 실질적 의료혜택 또한 공급하지 못하는 도시형 보건지소 사업. 민주사회의 근간을 훼손하는 사회주의식 발상에 기반 한 포퓰리즘 사업은 마땅히 철회되어야 한다. 지역의 저소득층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의료비 바우처 제도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