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5회 청풍명월예술제
시민참여형 축제로 가기 위한 진통겪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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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5회 청풍명월예술제
시민참여형 축제로 가기 위한 진통겪어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3.11.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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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판을 벌였는데 관객이 없네’
“바이오엑스포장 장소 부적합…순수관객 너무 없었다” 시민여론

청풍명월예술제가 시끄럽다. 45년 전통을 자랑하는 도단위 축제인 청풍명월예술제가 난장(亂場)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예술의 대중화, 일상의 예술화’를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웠던 충북예총은 올해‘고정무대’였던 중앙공원을 과감히 버리고 바이오엑스포장으로 무대를 옮겼다. 또 볼거리 먹거리 놀거리라는 축제 3요소를 충실히 실현코자 먹거리 장터를 마련했지만, 이로인해 뜻밖의 코너에 몰리기도 했다. 어쨌든 도민참여형 축제를 테마로 10월 22일부터 11월 5일까지 충북도 일원에서 펼쳐진 청풍명월예술제는 막을 내렸다.

허허벌판에 축제라니…

문제는 새로운 시도에도 불구하고 예상밖으로 순수관객이 너무 적었다는 것이다. 개막식에 참여했던 문화기획자 ㄱ모씨는 “이곳은 허허벌판인데다 행사내내 날씨도 좋지 않았다. 예년보다 일정이 20일 늦춰져 날씨영향을 무시할 수 없었다. 개막식엔 도지사, 시장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예술단체 관계자들만이 자리를 메운것 같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충북예총 홈페이지에는 청풍명월예술제 장소선택을 두고 적잖은 비판글이 게재됐다. 이에 대해 장남수 충북예총회장의 답변이다. “바이오 엑스포장은 도민의 예술무대가 되어야 한다. 그 장소가 무슨 성지처럼 여겨지고 있다. 물론 중앙공원에서 안전하게 행사를 치를 수 있었다. 청주의 비좁은 공연장과 공연문화에 대해 대안을 제시한 것인데, 들려오는 소리가 많다.” 이어 장회장은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비롯 청주시의 축제는 이제 외곽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이상 일정구간을 막아놓고 주차대란을 일으키며 축제를 벌여서는 안된다는 것.

그러나 역시 바이오엑스포장 선택은 무리수가 따랐다. 아직까지 관객들이 멀리 차를 끌고 공연을 보러갈만큼 축제에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관객을 끌어들일 판을 조성하지 못한 예총의 기획력 부족을 꼬집었다. 무대는 그 어느때보다 신경을 써 잘 만들어 놓았지만 이를 채울 소프트웨어는 예년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예술제에 등장한 야시장

더군다나 바이오엑스포장이 행사장으로 결정된 것이 행사가 열리기 일주일전인 10월 13일쯤으로 밝혀져, 행사장에 대한 사전준비 시간이 부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행사장 사용은 무상으로 하되 먹거리 장터의 경우 예총은 행사장 관할기관인 충북도 건설종합본부와 유상계약관계를 맺었다. 또한 충북도 원예과가 19회를 이어온 ‘2003 농특산물 한마당’도 이곳에서 함께 행사를 벌였다.

농특산물 한마당은 그동안 체육관에서 행사를 열었으나 주차문제로 적잖은 문제를 안고 있었고, 올해는 공예비엔날레 잔여시설이 남아있어 행사진행이 어려웠던 상태였다. 이에 예총의 장소 제안이 흔쾌히 받아들여졌고, 본 행사는 22일부터 26일까지 치뤄졌다.

그러나 행사담당자는 “농특산물축제의 경우 시군 농산물을 전시판매하는 것으로 나름대로 고정관객을 확보하고 있다. 그리고 개장식도 예술제보다 하루 앞선 22일 치뤄 예술제와는 별개의 독립적인 행사로 진행했다”고 답변했다. 어쨌든 서로에게 상승효과를 기대하고 판을 벌였지만 농특산물의 수입은 예년보다 적었다고 밝혀 전체적으로 관객이 적었다는 것을 반증했다.

‘먹거리 장터’는 예산마련위한 자구책

예총이 먹거리 장터를 열게된 취지는 시군축제마다 먹거리 장터 일명 야시장들이 블록을 형성하고 있지만, 이것을 물리적으로 제재하는 것이 아닌 선택해서 받아들여 축제를 좀더 대중의 눈높이로 끌고 가고 이곳에서 발생하는 이익금을 축제비용으로 환원하며, 또 예총발전기금도 마련하겠다는 것이었다.

예총은 청주의 c기획사와 2000만원 계약금을 받고  ‘야시장’ 부스를 38개 내주었고, 행사가 끝난후 판매수익금의 일부를 받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관객이 적게 오자 입주했던 장애인연합회는 수익이 없어 돈을 주지못하겠다며 안면몰수했다. 또한 이들과 같이 한 부스를 차지했던 동춘서커스는 원래 행사 시작 날짜부터 일주일간 머물기로 했던 계약을 파기, 사나흘을 버틴후 11월 3일날 철수를 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건설종합본부는 예총을 고소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현재는 아무 마찰없이 마무리된 상태다. 이로인해 예총은 도와 갈등이 불거졌고, 또한 청주시는 몇년동안 막아온 장애인 단체를 도가 묵인했다는 이유로 껄끄러운 관계에 놓였다.

또한 예총은 받은 계약금 2000만원 가운데서도 시설투자비로 소요된 비용을 빼고 계산해야 했다. 한편 예총은 추경예산으로 3000만원을 기대 했으나 행사기간에 열린 심의에서 예산이 절반으로 삭감, 예상치못한 예산 마이너스가 또 발생했다.

 예총관계자는 “연예인축구단 초청을 이벤트행사로 기획했으나 예산문제로 취소된 것 외에 다른 행사진행 착오는 없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예총이 부족한 예산을 벌어서 행사에 투입하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행사를 주먹구구식으로 진행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는 비판여론도 일었다.

예술제, 신선한 메뉴없다

예총관계자들은 이번축제때문에 적잖은 고충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총 산하 한 협회대표는 다음과 같이 말해 이를 부연설명했다.  “올해 예술제 총 예산은 1억 5000만원 정도였다. 외부인들은 그 돈을 어디다 다 쏟으냐고 하지만 실제로 예산을 쪼개다 보면 한 단체, 협회에 행사진행비용으로 지급되는 돈은 몇백만원이다. 참고로 시군예총과 협회가 총 20단체가 등록돼있다. 몇백만원이라고 하지만 무용한편을 올리더라도, 또한 연극한편을 올리더라도 무대예술에 드는 비용은 보통 2000만원에서 3000만원이다. 이런 여건에서 새로운 기획상품을 내놓기란 수지타산이 전혀 안맞는 도박과 같다.”

그리고 “예술제가 신선한 메뉴가 없이 몇년동안 ‘회’를 거듭하는 행사들만이 진행되고 있는 것도 각 협회만을 독려할수는 없다. 또한 각 협회의 이해관계로 어느 한 협회에 예산을 밀어주는 방식도 먼 이상향”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예총소속의 한 예술인은 “예술제는 각자의 예술을 진행하다 기념일처럼 날짜를 정해 작품을 보여주는 형태다. 사실 예총 예술인조차 예술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는다. 올해 이렇게 말이 나온것도 예총이 새로운 시도를 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며 씁쓸한 결론을 지었다. 올해 특히할만점은 거리축제에 중앙문예진흥기금 1500만원을 받는 수확을 남겼다는 것. 거리축제는 도민참여 500호 그림그리기 등 참여예술을 지향하며 분야별로 시민참여를 유도했다.

도단위 유일무이한 축제인 청풍명월예술제는 ‘보는예술’’순수예술’을 지향하는 예총이 올해는 ‘시민참여예술’에 포인트를 맞췄지만, 그 예상이 빗나갔다.

이는 청주시에 마땅한 상설무대가 없어 외곽으로 나갈 수밖에 없는 답답한 현실도 있었다. 그러나 예총에 대한 예산집행 뿐만 아니라 행사기획당시 야시장 참여시 발생되는 잡음을 고려하지 않은 책임은 충북도에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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