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명소인가 청계천 아류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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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명소인가 청계천 아류작인가
  • 경철수 기자
  • 승인 2009.12.0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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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볼거리 상권활성화 기대…막대한 운영비 혈세낭비 지적
차없는 거리·용암광장·금천쇠내개울 등 올해만 3개소 조성

   
▲ 청주시가 올 한해 동안 (사진 왼쪽부터)청주시 중앙로 차없는 거리(청소년 문화의 거리), 용암1동 상가지역 미관광장, 금천동 롯데리아 만남의광장에 조성한 일명 실개천 사업이 시민들의 입줄에 오르내리고 있다.
<청주이미지는 정체불명/유행처럼 조성되는 실개천>
청주시에 최근 유행처럼 조성되는 물길사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볼거리와 주민휴식 공간 제공, 상권 활성화라는 긍정적인 평가 이면에 항간에선 서울 청계천 복원사업의 아류작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나마 청계천 복원 사업은 기존 하천을 복원하는 자연형 하천이지만 청주 도심의 광장과 공원 등에 새롭게 조성된 분수대와 물길은 상수도를 끌어다 인공적으로 조성하면서 운영 관리의 어려움과 혈세낭비란 지적까지 일고 있다.

청주시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청주 도심에 조성된 분수대를 포함한 일명 실개천 사업은 사직 분수대, 복대동 공구상가앞 바닥 분수, 청주 직지로 일원 실개천, 용암동 GS마트 인근 계류시설, 중앙로 차 없는 거리(일명 청소년 문화의거리), 용암1동 미관광장, 금천동 롯데리아 앞 만남의 광장 쇠내개울 등 모두 7개소에 달한다. 이 중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한 분수대 등을 제외한 중앙로 차 없는 거리, 용암1동 상가지역 미관광장, 금천동 만남의 광장 물길은 모두 올해 조성되거나 조성될 예정이다.

먼저 중앙로 차 없는 거리내 일명 청소년 문화의거리 실개천 사업은 상가번영회의 요구에 따라 시가 지난 4월에 착공해 중앙시장에서 웨딩의 전당(구 청성예식장)까지 200m 거리에 60㎝ 폭으로 1차 구간 공사를 10월10일부로 완료한 상태다. 시는 전체 22억5000만원의 사업비중 18억5000만원을 들여 (차 없는 거리 2지구 내)1차 구간을 완료하고 차 없는 거리 1지구 내(중앙시장-구 수아사 성안길) 220m를 시민들의 반응을 지켜본 뒤 추가로 설치하기로 했다.

시는 이를 위하여 당초 대현지하상가와 중앙시장의 지하수를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수질 문제가 대두되면서 100% 수돗물을 이용하는 시설로 시공했다. 시는 1차 공사가 끝난 뒤 지난 10월10일부터 11월10일까지 한 달여 동안 시험가동을 거친 뒤 현재는 동절기 동파사고를 우려해 가동을 중지한 상태다. 시는 이듬해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여 동안 관리비로 연간 500여만 원을 배정한 상태다.

연간 관리비만 500만원 혈세낭비 우려
시 관계자는 "선진지 견학에서 수도요금 등 관리비만 월 150만 원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나왔다"며 "제반 여건을 고려해 위탁 관리비로 연간 500만 원 정도를 책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시는 실개천 중간 중간에 작은 연못과 시민 쉼터를 조성해 주민휴식 공간을 최대한 살렸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작 이를 지켜본 인근 상가 주인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한 상가 주인은 "차량이 다닐 때는 그래도 지나다 한·두 사람이라도 들어 왔는데 지금은 그나마 손님이 없다"며 "지나는 사람의 발길만 분주하고 쓰레기만 넘쳐나지 가게 매출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청주 용암1동 상가지역 미관광장에서는 '시가 특정지역 상가 활성화를 위한 사업에만 예산을 쏟아 붓는다'는 형평성 시비가 일면서 경관분수대 설치사업이 추진됐다. 한마디로 시민 볼거리와 쉼터를 제대로 조성해 상권을 활성화 하자는 얘기였다. 실제 시는 1450만원을 들여 기본설계 용역을 마친 뒤 이듬해인 올해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여 동안 총 사업비 9억8000여만원을 들여 바닥분수대와 폭 6∼7m에 15m거리의 실개천을 형상화 한 물길을 조성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세련된 도시적 이미지를 살려 미관광장을 새롭게 조성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상가 활성화 차원에서 노후 된 광장을 개선해 바닥분수대와 실개천을 조성했다는 것. 하지만 용암1동 상가지역 미관광장은 상징 조형물 설치 위치 문제가 이견이 있어 2억5000만원의 사업비가 집행되지 못한 상황이다. 한 상가 주인은 "준공 시기를 한 여름으로 해서 가동했으면 상가 활성화에 도움이 됐을지 모르지만 공기가 늦어져 기대한 만큼 아직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명소 이전 쓰레기장 전락 우려도
또한 인근에 사는 한 시민은 "세련된 도시적 이미지의 미관광장이 깔끔하기는 하지만 한 겨울 차가운 이미지로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다"며 "기술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잔디가 깔린 친환경적인 광장으로 조성됐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시냇물을 형상화 한 물길도 정체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용암1동 상가지역을 상징하는 조형물들이 아쉽다. 더욱이 한여름엔 햇빛을 피할 나무도 턱 없이 부족한 듯 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청주 금천동 상가광장 지역 롯데리아 앞 12m폭 인도에는 지난 9월7일부터 총 사업비 3억원을 들여 일명 '만남의 광장 쇠내개울'이 조성되고 있다. 이곳에는 내년 1월4일까지 사금을 캐던 금천동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올려 진 시계탑을 조성하고, 하트 모양의의 실개천, 분수대, 소원을 비는 동전 던지기 우물 등이 조성된다. 동전 던지기에서 나오는 수익금은 동주민센터의 요구에 따라 금천동 관내 생활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복지기금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도시 숲 및 친수 공간 조성 사업을 위해 추진하게 됐다"며 "경기도 일산, 포항, 부산 등 전국에선 친수공간 조성이 유행이지만 청주는 늦은감이 있다. 인근에 조성된 아파트 샛길 테마의 거리와 연계해 전국적인 명소로 키워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인도 폭이 넓어 불법 포장마차 등 노점상들이 극성을 부려 통행에 방해가 되는 등 민원이 잇따라 계도 차원에서 조성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를 지켜 본 상가 주인들은 "조성초기 바닥 시멘트를 걷어내는 공사 소음에 어려움이 컸다. 손님도 불편함에 찾지 않아 매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있었다"며 "청주의 명소로 떠올라 손님 유인효과가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오가는 사람만 분주하고 쓰레기장으로 변하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며 "사금을 캐는 조형물도 상징성이 부족하다. 안내 표지석을 세울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무엇을 상징하는 조형물인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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