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주제로 다양한 느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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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주제로 다양한 느낌을
  • 육성준 기자
  • 승인 2003.11.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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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진교실은 카메라의 메커니즘을 통해 좀더 깊이 있는 사진을 찍기 위해 도움이 되는 것이므로, 한번쯤 사진가가 되었다는 심정으로 현장에 나아가 촬영에 임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많은 일상생활 속에서 그저 눈으로 보았던 상황을 사진이라는 도구로 표현하기란 좀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대개의 사진작가들은 표현하고 싶은 사진을 이리저리 요리해 가며 연출하는 것이 현실이다. 기자 또한 어떤 상황에서는,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약간의 연출을 한다. 하지만 그 내용을 정확하고 자세하게 보여주기 위해 하는 것이지, 전혀 근거 없는 사실을 전달하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사회적 현상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방식은 제각기 다르다. 예를 들어 집회시위를 하는 입장에서 촬영자는 경찰의 강경 대응에 초점을 맞출 것이고, 반면 경찰은 시위대의 과격한 행동을 낱낱이 기록할 것이다. 이와 같이 어느 한 상황에 대한 여러 가지 다양한 입장의 반응과 돌출변수가 나타났을 때, 촬영자는 반드시 양쪽의 대치상황을 정확하게 기록해야 한다. 그것은 상황에 따라 어떤 용도에 쓰이느냐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위 사진은 1 년 가까운 고된 농사 끝에 해질 무렵 벼를 수확하는 농부들의 상반된 표정을 잡은 사진이다. 현실적, 사회적 상황은 최악의 일조량으로 도저히 수확의 기쁨은 찾아 볼 수 없었지만 농부들과 충분한 시간을 갖고 여유 있게 다가간 결과, 역광과 순광의 노출을 이용해 전혀 다른 분위기의 사진이 나올 수 있었다. 문제는 그들과의 호흡이다. 그들과 하나의 주체가 되어 대화하는 것이다. 카메라는 그 다음이다.


이처럼 정지된 상을 보여주는 사진의 특성을 카메라라는 도구를 사용해, 성급한 욕심의 연출력으로가 아닌 인간의 희로애락을 해석하고 기록한다는 측면에서, 이것 또한 사진의 공통된 한 형식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마음으로 그려진 그림이나 상상 속에 사진이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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