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연수원 매각에 구천서씨가 왜 자꾸 거론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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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연수원 매각에 구천서씨가 왜 자꾸 거론돼?”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3.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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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천서 전의원(대한태권도협회장)과 한나라당 사이에서 양산되는 한가지 억측도 최근 ‘빅 딜’ 차원에서 지역정가를 긴장시킨다. 결론부터 말하면 구 전의원의 한나라당 입당과 출마가 당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추진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것이 충남 병천면의 한나라당 중앙연수원이다. 천안시 병천면 가전리 일대 12만평에 들어선 한나라당 중앙연수원은 한 때 집권당의 상징처럼 여겨졌으나 지금은 그 방대한 규모로 ‘돈 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때문에 이 연수원의 매각이 오래전부터 추진되어 왔는데 최근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가칭 세계태권도대학설립추진위원회(위원장 이춘재)라는 단체 명의로 천안시에 제출된 연수원 매각에 관한 토지거래 허가가 지난달 27일 승인된 것이다.

천안시에 따르면 서류상 거래액은 500억원으로, 그동안 꾸준하게 매각설이 나돌면서 제기됐던 460억원~500억원대와 맞아 떨어지는 수치다. 부동산 업계는 문제의 연수원을 한 때 600억~700억원대까지로 평가했다. 그런데 이 연수원을 매입하려는 세력의 배후가 구천서씨라는 억측이 정가에 나돌며 한나라당 내에서 아주 색다른 분위기가 감지됐다. 구천서 전의원이 골칫덩이인 연수원문제를 해결하면 그 반대급부로 한나라당이 그를 영입한다는 것이다.

충청리뷰가 지난 8월 이런 정보를 접하고 취재에 나섰으나 그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당사자인 구 전의원과 대한태권도협회측은 관련설을 즉각 부인했고 한나라당 중앙당 역시 전혀 사실무근임을 밝혀 왔다. 당시만 하더라도 연수원의 매입 주체인 세계태권도대학설립추진위원회의 실체조차 확인할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 단체는 천안시의 토지거래허가 과정에서 비로소 드러났다.

이와 관련, 지난 10일 한나라당에서 흥미를 끄는 발언이 나왔다. 일부 의원들이 당사와 천안 연수원을 매각해 그동안 검찰조사에서 드러난 불법 대선자금을 변제하자는 주장을 제기한 것이다. 연수원 매각이 당내에서 이미 공론화됐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중앙당은 연수원 매각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거래 상대인 세계태권도대학설립추진위원회에 대해서도 확인해 주길 꺼린다. 한 실무 관계자는 “그런 일이 있으면 내가 먼저 알고 있을텐데 구체적으로 들은게 없다. 혹시 윗선에서 얘기가 오가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천서 전의원과 한나라당 연수원간의 커넥션 설은 지금까지도 정가에 끊임없이 나돌고 있고, 도내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 또한 “그런 얘기를 들었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그는 “중앙당이 매각관계를 정확이 밝히지 못하는 것은 현재 당이 안고 있는 각종 부채 때문에 거래대금 압류 등 채권자들의 법적 대응을 의식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연수원 매각과 구천서는 무관?

이런 맥락에서 구 전의원의 행보도 많은 궁금증을 안기고 있다. 내년 총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면서도 아직 구체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당적과 출마 선거구를 정하지 못한데 따른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그렇더라도 여태껏 변두리만 맴도는 것이 이상하다는 것이다. 이를 주목해서인지 일각에선 이미 모종의 결정을 내린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 놓으며 그 전후 맥락에 한나라당 연수원과의 관계를 설정하기도 한다. 얼마전 구 전의원이 핵심측근들을 불러 총선출마에 대해 심도있는 난상토론을 벌인 시점에 한나라당 연수원 매각이 가시화되는 것도 주목된다. 이에 대해 한 정치전문가는 “구천서씨가 자민련 복귀를 안 한다면 갈 곳은 뻔하지 않은가.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당은 정서적으로도 안 맞을 것이다. 결국 한나라당 행이 가장 유력시되고 있는데 당내 반발을 무마시키려면 구 전의원측에서 뭔가 당을 위해 기여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한나라당이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심할 경우 경선없이 후보를 결정할 것이라고 몰아가는 분위기도 눈여겨볼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천서 전의원측은 한나라당 중앙연수원 매각건에 대해 전혀 무관하다고 강변했다. 한 관계자는 “태권도협회장을 맡다보니 밖에서 그렇게 연관짓나 본데 전혀 아니다. 또한 아직 어느 당도 결정된게 없다. 출마방침은 확고하지만 그런 식으로 소문이 난다면 오히려 우리가 불쾌해야할 일이다. 괜한 말들을 만들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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