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올레의 재미는 동굴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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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올레의 재미는 동굴로 이어진다.
  • 육성준 기자
  • 승인 2010.01.2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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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자연유산 누능물루국립공원/세계최대동굴 ‘디어 케이브’ 수백만 박쥐들의 군무

정글올레의 끝은 동굴로 이어진다. 원시시대를 방불케 하는 동굴은 지하에서 하늘까지 장장 300km에 이른다. 밤이 되면 수백만 마리의 박쥐들이 자유로이 먹이를 찾아 나서고 생전 처음 듣는 기괴한 새소리가 들리지만 혼란스러울 정도의 반딧불이 컴컴한 길을 밝혀준다. 높이 만든 길은 정글 숲을 나는 기분이다. 태초의 아담과 이브를 찾는 듯한 곳, 인간 말고는 그 누구의 간섭을 받지 않은 지상낙원, 말레이시아 사라왁(Sarawak)의 오아시스, 유네스코 자연유산의 보고 ‘구능 물루국립공원’(Gunung Mulu National Park)이다.

   
▲ ‘랭 케이브'동굴은 꼭 한국의 단양 고수동굴처럼 크고 작은 화려한 종유석들로 가득하다. 다만 한국과 다른 것이 있다면 그런 인고의 세월동안 쌓인 종유석들이 수백만 년 동안 사람들의 훼손을 받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사라왁 쿠칭에서 비행기를 타고 한 시간, 울창한 밀림숲 사이로 희미하게 활주로가 보이더니 이내 비행기는 착륙을 시도한다. 물루공항은 마치 한국의 시골 버스 정류장처럼 작고 아담하다. 공항 앞에 대기한 작은 차량을 타고 도착한 곳은 로얄 물루 리조트(Royal Mulu Resort).

   

   
▲ 전통 롱하우스 스타일로 디자인된 로얄 물루 리조트는 땅에서 3미터 위쪽에 나무기둥을 세워 있다.

   
▲ 물루공항에서 로얄 물루 리조트가는길은 작은 차량을 이용해 재미를 더한다.

   
▲ 물루공항은 마치 한국의 시골 버스 정류장처럼 작고 아담하다.

자연과 한 몸이 된다는 기분을 충분히 느끼게끔 정글 숲에 지상고를 높여 만든 로얄 물루 리조트는 지친 여행객들에게 오아시스 같다. 높이 지어 밀림에서 뱀과 각종 해충들의 안전망이 되어준다지만, 결국은 서로 자기네 영역을 간섭 받지 않으려는 작은 배려가 엿보인다. 나무가 울창한 곳이기에 30도를 넘는 한낮에도 가만히 앉아 코로 숨을 들이 마시면 몸과 마음이 상쾌해진다.

   

   
▲ 공원에서 동굴로 가는 길은 평평한 나무데크로 잘 정돈돼 있다.

일행들은 세계에서 가장 큰 동물인 ‘디어 케이브’와 ‘랭 케이브’로 가기위해 ‘구능물루국립공원’ 으로 향하는 길. 공원에서 동굴로 가는 길은 평평한 나무데크로 잘 정돈돼 있다. 한 시간 남짓의 길에 가는 동안 똑같은 길을 보고 간다는 느낌에 조금은 지루한 감이 있을 수 있지만 세계자연유산을 감상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사방을 둘러보면 누구의 간섭을 받지 않은 천혜의 자연생태를 보고 감동하게 된다.

   
▲ 랭 케이브 동굴 입구.

쿠칭 ‘정글올레’와 달리 공원은 숨찬 오름길이 없다. 그래서 마음에 여유를 느끼고 긴장을 풀고 걸으면 진정한 트레킹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첫 번째 도착한 동굴은 ‘랭 케이브’. 1978년 동굴 탐험가 이름을 따서 붙여진 이름이다. 동굴은 꼭 한국의 단양 고수동굴처럼 크고 작은 화려한 종유석들로 가득하다. 다만 한국과 다른 것이 있다면 그런 인고의 세월동안 쌓인 종유석들이 수백만 년 동안 사람들의 훼손을 받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 ‘디어 케이브’에 링컨 형상의 바위.

   

   
▲ ‘디어 케이브’에 들어서면 마치 200만년전 원시시대로 돌아간 기분이 든다.

   

   
▲ ‘랭 케이브’ ‘디어 케이브’에서 나온 박쥐들의 군부를 볼 수 있는 전망대.

사슴동굴이란 이름의 ‘디어 케이브’는 수백만 박쥐들의 배설물이 소금기로 변해, 물을 찾기위한 사슴들이 몰려 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만큼 박쥐 배설물 냄새가 강해 이를 감수하며 감상해야 한다. 거대한 산에 들어가는 듯한 아담과 이브 이름의 폭포가 떨어지는 동굴 안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200만 년 전 원시시대로 회귀한 기분이다.

동굴의 중간쯤 돌아온 입구를 보면, ‘링컨’ 형상의 바위가 절묘하게 실루엣으로 비친다. 동굴바닥을 자세히 보면 자기 몸만큼 먹고 쏟아낸 박쥐들의 배설을 먹는 곤충들이 있어 서로공생관계를 이루고 있다.

‘디어 케이브’에는 일몰과 함께 먹이를 찾아 동굴 밖으로 나오는 수백만 마리의 박쥐 군무도 장관이다. 또한 박쥐를 잡아먹기 위해 나오기를 기다렸다는 듯 달려드는 매와 박쥐 무리들의 쫓고 쫓기는 공중전도 볼 만하다.

   
   
▲ 미리시 재래시장 상인들의 후덕한 인심은 한국의 시장과 다를 바 없다.
   
▲ 열대과일이 풍성한 미리시의 재래시장.
   
▲ 인도네시아 접경지역에 있는 '보르네오 하이랜드' 구름위에서 샷을 날리 수 있다.
   
▲ 인도네시아 접경 지역에 위치한 '보르네오 하이랜드'스파
   
▲ '보르네오 하이랜드'

돌아오는 길에는 소나기로 발걸음을 재촉하였지만 어둠속을 밝혀주는 반딧불이 가는 길을 자꾸만 멈추게 한다.
열대과일을 풍성하게 맛볼 수 있는 인근 미리시의 재래시장에서 상인들의 후덕한 인심은 한국의 시장과 다를 바 없다.
이렇게 말레이시아 사라왁 주에 있는 ‘쿠칭’, ‘물루’, ‘미리’는 숨은 보석 같은 숨겨진 신비를 간직한 곳이다. 아직 한국 여행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올해부터 이스타항공이 쿠칭간 직항로를 만들어 보다 쉽게 갈 수 있게 됐다.
답답한 도심의 자동차 궤적 소리와 환한 불빛에 쉴 틈 없는 현대인들에게, 지저귀는 새소리와 반딧불이 숲은 지친 우리 몸속 깊숙한 곳까지 전해오는 산소공급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후원- 사라왁 서울관광청, 이스타항공, 청주 로얄관광(043 )222-3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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