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청방문의 해 관광 도약 기대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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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청방문의 해 관광 도약 기대 ‘갸우뚱’
  • 김진오 기자
  • 승인 2010.01.2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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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중심 단발지원, 관광활성화 지속추진 불가능
‘도민’ 없는 ‘행정중심’ 공감대 형성 한계도 드러내

2010 대충청방문의 해를 맞은 충북도는 국내외 관광객을 맞을 채비에 한창이다. 충청북도는 대전·충남과 함께 추진하는 ‘방문의 해’ 성공을 위해 9개 공동사업은 물론 91개 자체사업을 마련했다.

도의 목표는 관광객 5000만명 유치와 경제파급 효과 1조원. 관광객 유치 목표를 달성한다면 자연스럽게 경제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계산이다.
지난해 충북도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집계한 충북 방문객은 4500여만명으로 대충청방문의 해 기간 동안 11.1% 증가한다면 5000만명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2010 대충청방문의 해 추진계획’은 사업의 양과 실적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특히 사업은 관 주도로 추진돼 ‘도민’은 철저히 소외되고 있는 것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방문의 해’를 통해 지역 관광 인프라 확대와 관련 산업 활성화라는 중장기적 기대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크다는 것이다.

   
100개 사업에 232억 투입

‘지역방문의 해’는 정부가 지역관광 역량 강화를 위해 2004년부터 매년 주관 시도를 선정해 지원하는 사업이다. 2008년에는 광주·전남이, 지난해에는 인천, 내년엔 대구가 선정됐다. 충북은 대전·충남과 공동으로 2008년 유치제안서를 제출해 선정됐으며 각각 20억원의 관광개발진흥기금(국비)을 확보했다.

‘오셔유! 즐겨유! 대충청 2010’이라는 슬로건으로 추진되는 대충청방문의 해 사업은 3개 시도 공동으로 9개 사업과 충북 자제적으로 91개 사업을 따로 마련해 추진된다.

공동사업은 충청권 관광지 엽서와 공동 이벤트, 대학생 국토순례 코스 개발, 충청 관광투어, 대충청방문의 해 공동 개막식, 홍보마케팅 등이며 시군별로 20억원씩 모두 60억원의 사업비를 마련했다.

충북이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독자적으로 마련한 91개 자체사업. 대형이벤트와 관광상품 개발·운영, 홍보마케팅, 시군별 대표행사로 구분되며 여기에만 10억원의 국비를 포함해 212억원이 투입된다. 사업규모가 당초에는 73개 자체사업에 170억원에 그쳤으나 보다 성공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42억원을 증액해 규모를 키운 것이다.

도는 27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충북이 주관해 열리는 대충청방문의 해 공동개막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한다.

공동개막식은 충청권 3개 단체장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한국관광공사사장,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는 방문의 해 선포식과 지역 홍보관과 농수특산물, 중소기업제품 판매관 등이 운영된다.

도는 3박4일 동안 운영되는 홍보관에 10여만명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하고 전국에 대충청방문의 해를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부분 지방 예산 지속지원 불가능

충북의 91개 자체사업은 구체적으로 도가 추진하는 대형이벤트(23개), 관광상품개발(5개), 안내 및 환경개선 (6개), 홍보마케팅(10개)과 시군이 추진하는 관광상품 개발홍보(17개), 시군대표행사(30개) 등이다.

문제는 이들 사업을 위해 책정된 212억원의 예산 중에 국비는 고작 10억원으로 5%에도 미치지 못하며 나머지는 도비와 도내 시군 예산으로 충당해야 한다는 점이다.

더욱이 대충청방문의 해 관련 예산은 올 한해 모두 사용해야 하는 것으로 내년에 까지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결국 대충청방문의 해 성공을 위해 추진되는 91개 자체사업에 책정한 212억원 중 적지않은  예산이 일회용으로 그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업별로 나누어 살펴보면 이 같은 우려가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16억7000만원이 책정된 23개 대형이벤트의 대부분은 올해 한번으로 그치거나 기존에도 개최됐던 사업들을 모아 놓은 것이다. 충북도 관광대회와 2010 대축제릴레이, 대한적십자봉사회 전국총회, 대충청방문의 해 기념 열린음악회 등이 단발로 그칠 가능성이 높으며 향토음식문화축제, 세계태권도문화축제 등은 이미 지속되고 있는 행사들이다.

26억6000만원이 투입되는 홍보마케팅 사업도 단발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2010 전국관광전, 사이버홍보도우미, 대충청방문의 해 설명회, 온·오프라인 매체 홍보, 인기방송프로그램 유치 예산은 내년에는 사라질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30개에 이르는 시군별 대표 행사는 매년 이뤄지고 있는 사업을 대충청방문의 해 관련사업으로 포함만 시켰거나 지원 폭을 늘린 것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청주직지축제, 세계무술축제, 우륵문화제, 청원생명축제 등 짧게는 5~6년, 길게는 몇십년씩 이어오는 행사들로 해당 시군에서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사업들이다.

한 관계자는 “도가 추진하는 대충청방문의 해 사업이 전반적인 지역관광 활성화로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좀 더 깊이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다양한 사업을 마련하고 홍보를 강화한다면 방문객이 늘어날 수는 있겠지만 대충청방문의 해가 끝난 이후에도 지속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행정’만 있고 ‘도민’은 없다

도가 대전·충남과 함께 ‘방문의 해’ 선정을 추진한 것은 이를 계기로 침체된 지역관광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대충청방문의 해 사업은 전적으로 지자체가 주도하고 있어 범도민적인 공감대 형성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사업추진 과정에서도 확인된다. 도는 2008년 10월 ‘2010 지역방문의 해’에 충청권 공동으로 선정된 뒤 지난해 3월부터 3개월간 자체사업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해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5월에는 청주라마다플라자호텔에서 충북관광포럼이 주관하는 세미나를 개최했으며 7월엔 지역방문의 해 전담팀을 구성, 용역과 세미나 결과를 바탕으로 100대사업에 232억원이 투입되는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10월에는 손님맞이 준비 세부추진계획도 마련했다.

도는 11월 27명으로 구성된 ‘2010 대충청방문의 해 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킨 뒤 도청광장에서 대대적인 관광대회를 열어 분위기 확산에 노력했으며 30일 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공동 개막식을 열어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 과정들은 모두 충북도가 주도했으며 주민참여는 이뤄지지 않았다. 앞으로 추진될 사업에서도 그 가능성을 찾기 힘들다.

사업계획 수립 과정에서 여론이 반영됐다고는 하지만 주민설명회나 관련 기관단체의 참여폭도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시군 대표행사로 치러지는 지역 축제 등 기존 행사들의 상당수를 민간이 주도하거나 주관하고 있다고 하지만 대충청방문의 해는 그 흔한 민관 TF팀 구성 조차 논의되지 않은 채 충북도의 일방통행으로 결정됐다. 일반 주민들이 방문의 해에 관심이 높을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홍보마케팅 사업의 일환으로 도민대상 대충청방문의 해 설명회가 있는데 충북도는 주민들을 사업의 주체가 아닌 홍보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없이 기대하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것은 이미 경험을 통해 증명된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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