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의 ‘아전인수’ 수도권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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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의 ‘아전인수’ 수도권전철
  • 김진오
  • 승인 2010.03.0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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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신문서 ‘2년만의 대 결실’ 청주공항 연장 기정사실화 ‘과대포장’
‘청주시가 처음 제기, 공론화’사실무근, 오제세 의원이 처음 주장

청주시가 매월 발행하는 시정홍보물 ‘청주시민신문’을 통해 밝힌 수도권 전철 청주공항 연장 내용이 ‘아전인수’격이라며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지난 9일 충북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계획에 포함시켜라’고 지시한 것을 확정된 것처럼 ‘결실을 맺게 됐다’고 확대해석 했으며 이 문제를 2년여 전 처음으로 제기, 공론화한 것이 청주시라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선거를 앞둔 남상우 시장이 자신의 성과를 과대 포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청주시가 일등공신?

청주시는 시민신문 3월 1일자(제123호) 1면 대부분을 ‘청주·청원의 꿈, 2년만의 대 결실…’ ‘수도권 전철, 청주공항까지 연장’이라는 제목의 7단 기사로 할애했다.

또한 ‘수도권 기업 청주 이전 탄력…청주국제공항 등 활성화 기대’ ‘철도신설사업비만 2조4천여억원…중부권 핵심도시 급부상’ ‘충북경제자유구역 지정·청주공항에 항공기 정비센터 등 유치’ 등 3개의 부제까지 달아 대서특필했다.

시는 이 신문에서 “지역의 최대 숙원이자 지역경기 활성화에 키워드가 되고 대변혁을 가져올 수도권 전철 청주연장사업이 처음 건의한지 2년 23일만에 비로소 찬란한 봄바람을 타고 기나긴 산통 끝에 옥동자가 탄생됐다”며 “이제는 수도권 전철이 청주공항까지 연장, 운행될 날도 멀지 않아 청주시가 중부권의 핵심도시로 급부상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중부권 항공수요 확보를 통한 청주국제공항 활성화와 편리한 교통망으로 수도권의 기업 이전이 탄력이 붙어 늘어나는 일자리로 실업자가 없는 청주가 실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특히 천안과 청주공항을 연결하는 철도 신설사업에 소요되는 추정 사업비만 2조4322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여 향후 지역경기 활력에 엄청난 시너지 효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청주공항까지 연장될 수도권전철 노선은 충북선을 활용하는 방안과 천안에서 청주공항을 직접 연결하는 두 가지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데  청주ㆍ천안시가 적극 요구ㆍ건의한 것은 직접연결 노선이라고도 설명했다. 또 빠르면 3년 뒤 착공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내놨다.

‘아전인수’의 절정은 수도권전철 연장을 제기하고 공론화한 공신으로 청주시를 지목한 부분이다.

시는 “수도권 전철 청주공항 연장문제를 처음 제기, 공론화한 것은 청주시로 지난 2008년 1월17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이명박대통령 당선인을 만나 청주공항활성화를 위한 수도권 전철 연장운행과 공항활주로 연장을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추진해 달라고 강력히 요청,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다”고 남상우 시장의 업적으로 돌렸다.

‘계획 포함’ 지시를 ‘대 결실’로 확대

청주시민신문을 접한 시민들은 자화자찬을 넘어 과대포장 했다는 비아냥을 쏟아내고 있다.

우선 이명박 대통령의 ‘계획 포함’ 지시를 ‘2년만의 대 결실’로 표현한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9일 충북을 찾은 이 대통령은 청주공항 활성화와 관련, “청주에서 천안까지 수도권 전철을 연결하는 것이 청주공항 발전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도로보다 철도를 건설하는 것이 유럽 등 선진국의 추세인 만큼 국토해양부가 적극적으로 계획에 포함시키는 것이 좋겠다”고 지시했다.

하지만 이는 지시일 뿐 확정된 것이 아니며 3년 뒤 착공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뚜렷한 근거가 없다는 주장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대통령이 지시한 만큼 수도권전철 연장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확정된 것으로 확대해석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국토해양부의 철도 정책에 반영해 구체적인 검토가 선행돼야 최종 확정여부와 사업시기도 정해진다. 공군부대 이전을 약속 하고도 이를 지킨 역대 대통령이 한사람도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빗대 말했다.

논란이 진행중인 노선문제 또한 직접연결 방안에 무게를 싣는 것은 경솔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도시계획 전문가는 “천안~병천~오창을 거쳐 직접 연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천안 동북부지역 발전을 도모하려는 천안시의 의도가 배경에 깔린 방안이라는 시각도 있다. 특히 직접연결 노선은 청주시를 지나지 않게 돼 지역개발 효과가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는 상황에서 시정 홍보물을 통해 가볍게 입장을 전한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남 시장 취임 전 전철연장 제기

시는 시민신문을 통해 수도권전철 연장이 2년 23일 만에 대 결실을 맺게 됐으며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하고 공론화 시킨 것이 청주시라는 내용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특히 2008년 1월 당시 이명박대통령 당선인을 만나 강력히 요청했다고 적시한 것은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남 시장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라는 지적이다.
수도권전철 연장은 천안까지 개통된 직후인 2005년부터 국회 오제세 의원(민주·청주흥덕갑)이 역설해 온 주장이었다.
실제 오 의원은 2005년 3월 31일 청주 명암타워에서 ‘충북지역발전 과제와 전망-청주국제공항활성화’ 세미나를 직접 개최, 수도권전철 청주공항 연장을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오 의원은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건설 효과를 최대한 거두기 위해서는 청주공항 활성화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 급선무”라며 “특히 천안까지 개통된 수도권전철을 청주공항으로 연장할 경우 획기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관계자는 “수도권전철 연장 문제가 처음 제기되고 공론화 된 것이 2년여 전의 일이고 그 주체가 청주시라는 주장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며 “선거를 앞두고 재임기간 성과를 확대포장해서 까지 부각시키려는 남 시장의 의도가 반영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수도권전철 청주공항 연장을 정부 측에 공식적으로 요청한 시점을 기준으로 내용을 작성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청주시민신문은 매월 시장 명의로 발행해 전 가정에 무료로 배포되고 있으며 과거 반상회보가 발전한 청주시 기관 홍보물이다. 때문에 충북도에 등록해야 하는 신문·잡지와 같은 정기간행물로 분류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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