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문예진흥기금 삭감,예술가 무시하는 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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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문예진흥기금 삭감,예술가 무시하는 처사”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3.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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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평균 도 문진금 증가, 충북도는 2년째 감소
충북 민예총 항의 성명서 발표,“지원금액 확충및 대책 마련하라”

'2004 도 문예진흥기금’축소를 두고 도내 예술단체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 24일 충북민예총은 도문예진흥기금(이하 도 문진금) 축소에 대한 항의성명서를 냈고, 예총도 조만간 회의를 소집해 이 사안을 논의하고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올해 도 문진금은 5억 3400만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4500만원이 감소됐다. 현재 문진금은 기금조성액 대비 이자율을 일정지원금액으로 잡고 있다. 감소원인은 저금리정책으로 인해 해마다 이자율이 하락되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민예총은 성명서를 통해 “이자율감소로 2003년에는 3300만원이 축소됐고, 불과 2년사이에 7500만원이 감소했다. 전국평균대비 도 문진금이 증가하고 있는데 충북도는 해마다 줄고 있다. 도는 올해의 축소금액을 보존하고 적어도 2002년도 6억1000만원 수준까지 확대지원하며, 앞으로 새로운 기금운영 방식 마련도 시급하다”고 문제제기했다.

지원금 평균 20만원씩 준다

현재 도 문진금 배분은 ‘소액다권주의’로 심사를 거쳐 신청단체에게 ‘골고루’ 나눠주고 있다. 지난해는 249건에 평균 218만원(218,700원)을 지원했다. 그렇다면 음악, 무용, 연극, 문학 등 12분야에서 최소 7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주는 지원금이 올해는 지원금 축소로 50만원에서 400만원 내외로 줄어든다는 계산이다.

지역의 예술인 P모씨는 “어쨌든 돈 때문에 예술가들이 머리에 띠를 둘러야 한다는 현실이 서글프다. 문진금 삭감은 예술인으로서 자존심 상하는 일이고, 도의 문화예술진흥의지 박약을 읽을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또 예술인 J모씨는 “일년에 200만원을 못받는다고 해서 충북의 예술인들이 펜을 놓고, 붓을 꺾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지원금 축소에 대한 저항이 단순한 ‘예술인 밥그릇’싸움이 아닌 명분있는 싸움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충북민예총의 항의성명서의 주요골자는 도 문진금 조성및 배분이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충북도는 2010년까지 문예진흥기금 150억 조성을 목표로 2000년도 부터 매년 도비 3억과 시비 3억 5000만원을 적립해 나가고 있다. 올해까지 적립금액은 92억이다.

매년 조성액에 따른 이자율로 도 문진금을 확보하고 있지만 저금리 정책에 따라 현재 이자율 4%대에서 0%대로 갈 확률이 높다. 따라서 도는 새로운 기금배분대책을 마련해야하며, 그 대안으로 ‘문예예술위원회’로의 개편이 문진금 배분의 효율성을 가져올 것이라는 논리다.

그리고 올해의 삭감분은 일반회계예산에서 보충해야 한다는 것. 충북민예총 박종관 사무처장은 “전국이 동일하게 이자율이 하락하고 있는데 왜 타도는 문진금이 줄지 않고 있는가.(표1참조) 그 이유는 일반회계예산에서 따로 기금을 잡았다는 결론이다. 이처럼 부족분을 메꾸면 되는 것인데, 여기서 도의 문화예술의지 부재를 지적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충북도 관계자는 “지난해에 1억원을 일반회계예산에서 잡아 문진금 감소를 대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자율 분배라는 원칙도 있고, 또 내년에 전국체전이 있어 전체적으로 예산이 넉넉치 못한 형편이다. 부족분에 대한 예산을 잡았으나 도의회에서 삭감됐다”고 해명했다.

충북도 문진금 해법이 없는가

충북민예총 박처장은 “150억원 조성은 이원종지사의 공약이기 때문에 크게 무리없이 달성될 지 모른다. 그러나 조성액이 완결된다해도 이자율이 0%대로 떨어질텐데, 앞으로 지원금이 늘어날 확률이 있겠는가. 과연 충북도가 그 돈이 없어서 전국체전을 못치르겠는갚라고 반문했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의 자료(표2참조· 2003년 9월 발표)를 보면 충북도의 문진금 조성액은 전국대비 5위 수준으로 ‘우량’하다고 판단된다. 또 지원건수당 지원금액은 충북은 218만 7000원으로 전국평균 249만원인데 비해 최상위 수준이 아니지만, 지원제도는 대체적으로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전국평균 문진금이 증가하고 있는데 충북도는 지원금액이 줄고 있다는 사실이다. 답은 간단하다. 타도의 경우 일반회계에서 따로 예산을 잡아 부족분을 메꿔 나가는 것이다. 또는 조성액에 일부를 지원해주어 손익계산을 맞춘다.

만일 시인이 시집을 출판할경우 70만원을 받고, 극단이 연극한편에 최고 500만원을 받는 다고 해도, 전체창작비용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다. 그러나 예술인들에게 문진금은 유일한 지원통로임에 틀림없다. 

지역의 한 예술인은 “예술에 등급을 매기고 소속에 따라 차등지원하는 것 자체가 모순을 안고 있다. 또 지금의 소액다권은 이러한 잡음을 막는 합리적인 대안처럼 보이나, 사실상 질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중앙에서 ‘다액소권’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이 이에 대한 반증이다. 그리고 예총·민예총 두단체는 기득권이 돼버렸다. 문진금은 전적으로 전문인, 전문예술가에게 돌아가는 구조” 라며 총체적인 모순을 강조했다.

또한 “예총과 민예총이 공동성명서, 제안서를 내는 그림이 그려진다면 이 사태는 쉽게 수순을 밟을 지도 모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충북민예총 박처장은 “이 싸움은 기득권 확보를 위해서가 아니다. 1차적으로 예총과 민예총 소속의 예술가들이 타격을 받겠지만, 더 큰 문제는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자생단체들이 지원금을 아예 못받게 되는 무리수가 생긴다. 예술전반에 창작의지를 높이고자 한다면 자생단체에 대한 지원여부를 간과해버릴 수 없는 문제”라고 답변했다.

한편 충북예총 장남수 회장은 “같은 예술인으로서 애석할 따름이다. 예술을 돈으로 계산하고, 또 그것을 위해 싸워야 한다는 사실이 말이다. 그러나 삭감이 확실시 되고 있으니, 실무자로서는 자구책마련에 신경을 써야할 것 같다. 자체출연금이나 회비를 걷어 부족분을 채우는 방안도 모색중”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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