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크리스마스 파티’
상태바
‘11월의 크리스마스 파티’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3.11.2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퓨전음식점 ‘찹스틱스’, 매달 파티열어
스노보드 동호회 ‘라이더스’가 주인공

청주시내에도 파티전문점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지만, ‘파티’는 여전히 친숙하지 않은 단어다. 그러나 이제 곧 12월. 한해를 정리하며 이웃들과 정을 나눌때다. 조금은 이르지만 낯선 11월의 ‘크리스마스 파티’를 따라가보자.

쥬네쓰 건물 맞은편에 위치한 퓨전음식점 ‘찹스틱스’는 한달에 한번 파티를 연다. 전직 인테리어디자이너에서 지금은 요리사로 전업한 이수씨는 “파티가 어렵다고 느끼는데, 준비가 어렵다면 그건 파티가 아니죠”라고 말한다.

공간을 보면 일년내내 고정트리가 설치돼 있어,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익숙하고, 또한 ‘스노우’는 인공스프레이를 이용해 분위기를 살렸다. 한쪽에선 스노보드 비디오가 상영되고, 파티 주제도 매달 바뀐다.

그러나 이곳에 모이는 사람들의 고유명제는 늘 동일하다. 바로 ‘자유’다. 지난주 금요일 저녁 ‘찹스틱스’엔 스노보드 동호회 ‘라이더스’회원들이 파티주인공이 됐다. 이날 파티의 주제는 ‘스노우’였고, 특이한 모자를 쓰고 오는 것이 과제였다.

저녁장사를 포기하고 장소를 내준 이수씨는 치킨크러스트, 쌀만두, 계란밥 등 파티음식을 선보였고, 보드카, 복숭아, 아이스티를 섞어 만든 ‘펀캄가 이날의 특수음료로 나왔다. 재래시장에서 구입했다는 ‘갓’을 쓰고 등장한 박진양(24·대학생·라이더스 회장)은 “스노보드 동호회는 한달에 한번 정기적으로 파티를 합니다. 온라인 동호회지만 파티를 통해 스노보드의 정보를 교류하고, 곧 돌아올 ‘시즌’에 대비해 계획들을 짭니다”라고 말했다.

또 격투기, 수영 등 운동에 푹빠졌었다는 이상희(24·대학생)씨는 “스노보드는 어떤 운동보다 가장 매력적인 운동입니다. ‘S’자로 휘어지는 코스를 타라 균형을 맞추며 내려오면 되죠. 아무 자국없는 흰눈길을 내려오며 산책하는 기분도 들지만,  때로는  속도감이 몰려 곧 죽을 것 같은 스릴을 느낍니다. 적어도 한달에 2~3번은 스키장을 찾고, 시즌에는 내내 상주하며 보드를 탑니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보드비용을 마련하기도 하죠”라고 말했다.

그들이 말하는 시즌은 11월 말부터 2월말이다. 동호회 회원들은 시즌기간 파티는 당연히 스키장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했다. 라이더스의 일부 회원들은 아예 스키장에서 상주하고, 다른 회원들은 청주와 스키장을 오가며 시즌을 보낸다는 것. 청주에만도 라이더스외에, 청키드등 검색엔진 ‘daum’에 온라인카페가 여럿 개설돼있다. 카페를 통해 만난 동호회 회원들은 정보와 물건을 ‘물물교환’하여 경제적인 이득을 도모하기도 한다.

파티에 참석한 평균연령이 20대 초반이지만 서른을 바라보는 ‘어른’들도 꽤나 자리를 메웠다.

직장인 이은명(30·청주과학대조교)씨는 “저는 남자친구를 사귀지 않습니다. 사람들을 만날때 제일 먼저 던지는 질문도 ‘보드탈 줄 아세요?’ 이고요. 직장인이라 시즌기간에 상주할 수 없지만 일주일에 5번은 스키장에 갑니다. 퇴근시간 종이 치자마자 스키장으로 달려가 보드를 타고 그 다음날 출근을 합니다”라고 말했다.

올해 사회초년생이 된 이원형(28·세무사무소)씨는 “4~5년전부터 보드를 탔죠, 그때만해도 보드는 마니아 특성이 강했지만, 지금은 대중화가 많이 됐죠. 한때 보드에 미쳤을때는 일주일에 6번까지 보드를 탔지만, 이제는 평균 3~4번 탑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그림을 그리듯이 내려가는 묘한 매력과, 인간이 모터를 달지 않고 달릴수 있는 최고의 속도감을 느낄수 있으니까요. 시속 80km~100km까지 달립니다 ”

이들은 겨울에 보드를 타지 못할때는 플레이트라는 아스팔트용 보드를 탄다고 했다. 이 날 이들은 플레이트 보드를 타며 기량을 뽐내기고 하고, 시즌준비 계획을 짜느라 분주해 보였다. 그러나 파티는 파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