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법무장관 청주 오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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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 법무장관 청주 오던 날
  • 육성준 기자
  • 승인 2003.12.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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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진교실의 주제는, 중요 VIP 인물이 왔을 때 어떻게 사진에 담는가이다. 이에 앞서 강금실 법무장관이 얼마전 청주를 방문하여 청주여자교도소와 검찰청에서의 일정을 보낸 것을 취재하면서 느낀,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하면 보다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느냐를 설명하려한다.

흔히 지방에 중앙 VIP 인물이 오면 매스컴들은 그 사람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보느라 정신이 없다. 강금실 법무장관이 청주여자교도소 이전 개청식에 참석한다는 소식에, 청주지역 각 신문 방송사들의 보도진과 취재진들은 강 장관의 그림을 담기 위해 현관 앞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오히려 여자교도소 개청식보다 강 장관에게 더 관심이 있어 보였다.

더구나 장관 취임이후 청주지역의 공식방문은 처음이었고, 기라성 같은 사시 선배들을 누르고 이루어진 법무장관 발탁 인사와 대통령 특검 법안 수용거부 등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만한 인물로 손색이 없었다. 이에 남성 못지 안은 리더십과 강한 카리스마로 20∼30대 여성들의 여성으로서의 성공욕구를 대리 만족시켜준다는 여론조사 결과에서 그 파워를 느낄 수 있었다.

기자도 중앙 매스컴을 통해 강하고 남성 같은 이미지의 강 장관의 모습만 보아왔기 때문에 과연 실제로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 하며 강 장관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예정시간보다 20분 정도 늦게 도착한 강 장관은 베스트드레서답게 화려한 의상과 보라색 숄을 걸치고 현장에 도착했고, 교도소장의 안내를 받으며 수용시설을 볼 때까지 기존에 생각했던 그 이미지는 변함이 없었다.

점심식사 후 청주지검을 방문한 강 장관은 티 타임을 갖기 위해 고영주 지검장실로 들어갔다. 차를 마시기 위해 자리에 앉은 뒤 어떤 이유에선지 안절부절하며 시선은 창가를 두고 있고 가끔 안부를 묻는 질문에는 의례적인 답변만 하곤 했다. 그러다가 이윽고 창가로 가더니 호기심이 해소가 된 듯 "어머 전망이 너무 좋아요" 라며 감탄을 했다. 이에 대해 고 검사장은 이 곳은 전국의 검찰청 중 가장 오래 되고 낡아 곧 신축 건물로 옮길 것이라고 말했지만, 강 장관은 자신이 본 검찰청 중 가장 예쁘다며 조각품들과 잘 가꾸어진 정원을 보며 연신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기자는 그 모습을 놓칠세라 반사적으로 셔터를 눌러댔다.

불과 몇 분전까지 갖고 있던 장관의 이미지는 너무도 상반된 모습이었다. 기자의 섣부른 주관적 판단일지 모르지만 이 모습은 언론에 보여주기 위한 통상적 행동이 아니라 너무도 자연스럽고 솔직한 표현이었다. 또한 하나 하나의 섬세한 표현과 여성스러움에서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이어서 있게 된 검사와 직원들과의 대화에 앞서 국민의례 도중 태극기를 가리고 있는 취재하는 사진기자에게 "태극기가 안보입니다"라고 말해 기자를 멋쩍게 하기도했다.

이와 같이 중요 인물 사진취재에 있어 하나의 일상적 행위만을 담기 보다는 그 인물 감추어진 표현도 중요하다. 비록 일반인들이 접할 기회는 그리 많지 않겠지만 각 기관의 단체장들도 이러한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중요VIP 인물은 어떻게?
1 어떤 인물인가 먼저 신문이나 상식을 통해 파악한다.(강금실 장관은 대통령 특검법안 관련)
2 미리 짜여진 각본처럼 기다리기보다 한 발 앞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3 그 행사에서 있을 동선을 미리 숙지하고 머리 속으로 그림을 그린다.
4 그 인물이 언론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5 어떤 장소이건 첫발을 내딛는 순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6 중요 참석자들도 파악한다.
7 넓은 앵글로 전체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필수이지만 '그림이 어느 정도 왔다' 라고 생각하면 망원렌즈로 다양한 표정을 잡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8 현장에 있는 상황부터 그 인물에 대해 시선을 한시도 멀어져선 안 된다.

결론적으로 뉴스적 가치가 있는 인물을 뉴스적 시각에서만 본다면, 뻔한 사진만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신문사에 소속된 기자도 위 사진을 쓸 수 없었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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