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은 현장에~’ 발로 뛰는 기관장과의 점심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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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현장에~’ 발로 뛰는 기관장과의 점심식사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0.04.14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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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건 충북지방중소기업청장

이대건 충북지방중소기업청장(39)은 젊다. 도내 기관장들 중 가장 젊다. 그 만큼 생각도 신선하다는 게 주위의 평이다. 지난해 4월 꽃이 한참 필 즈음 만났을 때, 그는 충북지방중소기업청장으로 부임한지 채 2개월도 안된 ‘신임 청장’이었다.


첫 지방청장을 맡아 어떻게 일 할 것인지 고민하느라 처음에는 잠도 못잤다고 털어놓았다. 지금 이 청장은 충북에 안착했고, 열심히 뛰는 기관장으로 알음알음 소문이 났다. 그는 충주시 수안보면 출신으로 충주고·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를 패스했다. 이후 중소기업청 벤처진흥과, 기술경영혁신본부 경영혁신정보화팀장, 중소기업청장 비서관 등을 지냈다.

이 청장은 봄꽃이 화사하게 만발한 날, 오창읍 양청리 중소기업청 근처 식당 ‘강나루(☎ 043-217-6333)’로 기자일행을 안내했다. 메기와 장어·미꾸라지 전문점이었다. 장어돌솥정식을 주문하자 맛깔스런 음식들이 줄줄이 나왔다.

이 청장이 왔다고 특별히 맛있는 음식을 많이 주는 것 아닌가 의심했으나 주인은 아니라고 딱 잘랐다. 원주에서만 25년 동안 식당을 운영해온 친정 어머니의 실력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덕분인지 두부속에 미꾸라지를 넣은 숨두부, 미꾸라지 튀김, 방풍나물 무침, 장어구이, 추어탕 등 모두 맛있었다. 1만5000원짜리 장어돌솥정식을 주문하면 싱싱한 장어구이와 갖은 반찬, 이어 밥과 설설끓는 추어탕까지 한 그릇 먹을 수 있다. 그래서 자칫하면 과식한다.

단골손님인 이 청장은 “반찬도 깔끔하고 주인이 친절하다. 된장과 나물이 맛깔스럽고, 장어와 추어탕도 추천할 만하다. 추어탕 국물 한 번 드셔보라”고 권했다. 장어는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고 매콤한 게 괜찮았고, 추어탕은 국물이 정말 진했다. 방풍나물은 풍을 막아주는 나물로 해안가 바위틈에서 자라는데, 특별히 매실향을 첨가해 향이 좋았다. 이런 나물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이 청장은 “나는 시골 출신이라 나물 종류를 좋아한다. 옛날에 누이들과 냉이·쑥·씀바귀·돈나물 같은 나물을 뜯으러 다녔다. 그 때는 흔해서 귀한 줄 몰랐는데 요즘은 이런 게 좋다. 재래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하는 재래시장 장보기 행사에 가면 나물을 자주 산다”며 방풍나물을 맛있게 먹었다.

그의 지론은’현장에 답이 있다’는 것. 하여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146개 업체를 방문해 애로사항을 들었다. 이 청장의 업무 스타일 중 구태를 깨는 게 있었다. 기업인들 편에 서서 ‘안되는 일을 되게끔 하는’ 것과 기업인과 기업인을 중매하는 것이다.

그는 이 대목에서 “기업인은 어떤 공무원을 만나느냐에 따라 일이 되고 안되고 큰 차이가 난다. 중소기업인들을 도와주는 우리 기관에서는 기준상으로 안되는 것도 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로 방법을 짜내고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기업인 중매는 기업체를 방문하면서 좋은 정보를 널리 알리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가 하면 좋은 중소기업 제품을 팔아주는 것이다. 이름하여 ‘중소기업 엮어주기’.

하지만 그에게도 고민이 있다. 젊은층들이 중소기업에 대해 너무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취업할 때 무조건 큰 회사, 매출액이 많은 회사만 선호하고 중소기업의 가치를 몰라 속상하다고.

“우리나라에 삼성이나 현대, LG만 있는 게 아니지 않은가”라며 그는 속상함을 드러냈다. 그래서 그럴까. 이 청장은 가는 데마다 중소기업을 홍보하는 ‘홍보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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