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 뒤 떠도는 소문·소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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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출마 뒤 떠도는 소문·소문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0.04.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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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영 제천시장 “쉬면서 총선준비” 이향래 보은군수 “건강때문”
‘검은돈 받았다’부터 ‘골프장사건 연루’까지 설왕설래, 무엇이 진실?
   
엄태영 제천시장
현직 단체장 중 중간에 낙마한 사람을 제외하고 이번 6·2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한 현직 단체장은 엄태영 제천시장(52)과 이향래 보은군수(60)다. 엄 시장은 공천작업이 시작되기 전 일찌감치 불출마를 결심해 화제가 됐다. 2선의 현직 시장이 3선에 도전하지 않고 포기하자 그 만큼 뒷 배경에도 관심이 쏠렸다. 특히 불출마 이후 엄 시장의 전 비서실장이 수천만원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되자 혹시 이와 연관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들도 많았다.

현재도 엄 시장을 둘러싸고 갖가지 억측들이 난무한 게 사실이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와 2010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 등 대규모 행사를 하면서 지역여론이 악화됐다는 얘기부터 검은 돈을 받아 내사받는다는 얘기까지 확인되지 않는 말들이 떠다니고 있다.

제천시의 간판 프로그램인 국제음악영화제는 전문가그룹과 일반인들에게 다소 엇갈리는 평을 받고 있다. 전문가그룹은 신선하고 알차다고 호평하는 반면 일반인들은 예산만 낭비하고 만 행사라고 평한다. 엄 시장은 지난해 중앙대 예술경영학회가 주관한 예술경영리더스포럼에서 문화정책 분야의 예술경영리더상을 수상했다. 음악과 영화가 어우러진 아시아 최초의 휴양영화제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개최했고 국내 다섯번째 영상위원회인 청풍영상위원회를 설립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제천지역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불만들이 많았다는 게 지역민들의 말이다.

소문은 소문을 낳고
엄 시장은 지난 2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방엑스포를 6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선거를 위해 자리를 비우는 것보다 엑스포 준비에 몰두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며 “남은 임기 동안 엑스포장 조성에 힘쓰겠다. 3선 시장이 돼 안주하면 지역의 미래가 없고, 새로운 시장이 나와야 거듭날 수 있다"고 밝혔다.

엄 시장은 지역정서상 3선의 벽을 넘기 어려운데다 전직 지역구 국회의원인 서재관 씨가 민주당 마크를 달고 시장선거에 뛰어들어 상당한 부담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그리고 제천·단양이 지역구인 한나라당 송광호 의원과의 불화도 불출마 배경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몇 번 맞붙었던 송 의원이 이번에 한나라당 제천시장 후보 공천을 받은 최명현 씨를 적극 지지하자 엄 시장이 알아서 정리했다는 것.

지난 91년 33세로 제천시의원에 당선된 엄 시장은 최연소 지방의원 기록을 세웠다. 시의원 재선을 거쳐 16대 총선에 나섰으나 송광호 의원에게 패했다. 이후 2002년 민선3기 제천시장에 도전해 당선됐다. 한 측근은 "엄 시장이 시장직 8년 동안 지각, 결근 한 번 없이 아침 6시~밤 12시까지 주말도 없이 다녀 피곤하다고 한다. 불출마를 선언하니 사람들이 별 얘기들을 다 하는데 모두 헛소문이다. 가족들의 만류도 있었고 본인도 국회의원이 꿈이라고 하니 쉬면서 2014년 총선을 준비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엄 시장과의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마침 해외출장 중이어서 연락이 되지 않았다. 엄 시장이 다음 총선 때 출마하는 것은 이변이 없는 한 확실한 것 같다.

   
이향래 보은군수
결국 출마를 접은 이향래 보은군수는 최근 여러차례 출마와 불출마를 왔다갔다 하면서 혼선을 빚었다. 이 군수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2007년 받은 대장암 수술로 인해 최근 건강이 크게 악화돼 의사와 가족들의 간곡한 권유를 받아 왔다. 욕심을 부려 출마를 강행할 경우 보은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불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골프장 문제로 부하직원이 구속된 상황에서 선거를 접을 경우 마치 부정이 있어서 그만두는 것으로 오인될 것 같아 많이 망설였고, 억울함을 씻기 위해 무리를 해서라도 출마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며 그동안 출마와 불출마 사이를 오가며 고심했던 배경을 설명했다. 보은 골프장사건은 신라개발이 보은군 탄부면 상장리에 골프장을 조성하면서 검은돈이 보은군내 윗선으로 흘러들어갔다는 의혹에서 시작됐다.

골프장 사건으로 뒤숭숭한 보은
당초에는 김수백 전 부군수가 타깃이 됐으나 이후 이 군수에게까지 불똥이 튀었다. 이 군수의 불출마 소문은 이 모 사무관이 골프장 관련 허위공문서 문제로 기소되기 이틀전 불거져 나왔다. 이 과장은 2007년 공원묘지 용도의 군유지를 골프장 건설업자에게 매각하고 대체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허위공문서를 작성해 대체부지의 땅값을 올리는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무관의 차명계좌에 입금된 돈은 2억5000만원. 당시 이 과장의 윗선이라면 이 군수와 김수백 전 부군수이나 두 사람 모두 현재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사실여부는 검찰조사에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이 군수는 그 외 대추 비가림시설, 한우축제와 관련해서도 소문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은군의 한 인사는 “딸 결혼식 때 사업가 모 씨한테 돈을 받았다는 소문부터 사무관 승진뇌물, 골프장 관련 뇌물을 받았다는 소문까지 말들이 많았다. 이 군수는 농협 마로조합장을 지내고 세 번 도전 끝에 군수에 당선, 농민군수라는 말을 들었다. 대추를 신활력사업으로 정해 보은특산물로 올려놓는 성과를 거두기는 했으나, 다른 과일농가와 한우농가에서는 반발도 적잖았다. 이런 점에서 군민들의 불만이 커진 것 같다”고 전했다.

보은군 관계자는 이 군수의 불출마와 관련해 “건강문제가 가장 컸다. 최근 건강이 악화돼 가족들의 만류가 컸다. 골프장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하니 믿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농업군이라서 그런지 보은군이 특히 투서와 루머, 소문이 많은 동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어쨌든 골프장 사건이 명백하게 밝혀져야 보은군의 뒤숭숭한 분위기도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 더 소문이 많겠지만,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가 나는가는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 또한 주민들을 위해서도 하루빨리 밝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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