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판 붙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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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판 붙읍시다”
  • 충북인뉴스
  • 승인 2010.04.2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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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석 행동하는복지연합 사무국장

지난주 너무도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였다. 현 도지사와 교육감이 공직사퇴시한까지 예비후보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 물론 그들의 권리이다. 현직에 충실하면서 자신의 선거운동 권리를 최소화 하겠다는 말이겠다.

책임 행정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볼때는 참으로 고마운 마음이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사회 곳곳에서 일고 있는 관권선거의 구시대 악습이 되살아 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경찰청이 진보후보자들에 대한 내사를 했던 정황들이 간간이 흘러 나오는 등 언론보도를 접하면서 다소 걱정을 하게 된다.

또한 현행 선거법이 현직에 유리함을 알고 이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지적도 있다. 필자가 현직에 있다면 당연히 현직의 프리미엄을 충분히 활용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기회균등이라는 형평성은 지적할 수 있다.

필자가 현직에 계신분들의 예비후보등록을 놓고 언급을 하고자 함은 지역주민들의 입장에서 다시 재해석 되어야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이다. 필자는 지난 2006년 지방선거시 “2006충북사회복지연대”라는 조직을 결성하여 지방선거에서 복지가 중요한 이슈가 되고 후보자들의 복지공약에 영향을 미치도록 활동을 진행한바 있다.

하지만 당시 가장 아쉬웠던 활동은 도지사 초청 복지정책토론회를 성사시키지 못했다는 점이다. 150만 충북도민의 복지를 책임지는 수장이고 충북도 예산의 20%가 넘는 재정이 복지예산으로 편성되어 있는데 그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지역주민들과 논의하고자 하였으나 특별한 이유가 없이 토론회에 나서지 않았다.

당시 정후보자의 결정이었겠지만 주최측에서는 상당한 아쉬움을 갖게 했다. 반면 청주시장 후보자들은 너무도 흔쾌히 토론회에 나섰고 장장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300여명의 지역주민들과 복지에 대한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이를 바라보는 지역사회는 이런게 선거이지 않겠는가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다시 시간은 흘러 2010년 지방선거 시기가 다가왔다. 2006년과 달리 현재 지방선거의 의제는 무상교육의 열풍으로 교육과 복지에 대한 지역사회 기대가 큰 상황이다. 또 경제특별도를 위시한 성장 중심의 정책이 지역주민들의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다시 성장일변도의 지방정책이 어떤 의미를 줄지 자못 의아해지게 만든다.

올해 선거를 준비하면서 다시 “2010충북사회복지연대”를 구성하여 40여가지 복지의제를 만들었고 지방선거 후보자들 초청 복지정책 릴레이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현직에 있는 분들이 예비등록을 하지 않게 되면 실질적인 토론회을 진행하기 어려워 질 것이다. 지난 27일에도 지역모방송사가 도지사후보자 토론회를 준비했다 무산된 사례도 있다한다. 우리들은 무엇으로 후보자의 적격성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인가.

최근 영국 총선에서는 사상 첫 TV토론을 통해 자민당의 지지율이 10%나 상승하였다. 영국은 전통적으로 노동당과 보수당의 양당구도였으나 TV토론을 통해 자민당의 정책과 비전들이 영국국민들에게 먹혀 들고 있는 것이다. 다시 우리나라 선거로 오면, 우리나라에서 선거는 지연, 학연 등 정책이 아닌 구태의연한 연줄 중심의 선거로 입후보자들의 자질을 검증하는데 한계가 있다. 결국 우린 언론과 사회 곳곳의 토론을 통해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하고 또 그 토론과 대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후보자의 학습력을 키워내야함에도 단순한 바람으로 치부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여러 가지 의미들이 있는 예비후보등록이지만 주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 또 건강한 정책선거를 통한 시민들의 알권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당당히 자신의 비전을 밝히고 시민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후보자들의 모습을 통해 이번 선거가 지방정치 희망의 불쏘시게가 되었으면 한다. 각 분야에 대한 열정적인 토론을 사회 곳곳에서 당당히 “한판 뜨고” 다니는 후보자들의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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