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하는 양심, 물질화된 행복에 대한 ‘불안한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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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하는 양심, 물질화된 행복에 대한 ‘불안한 진술’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0.05.19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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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계훈 14번째 개인전… 스페이스 미술관서 26일까지
   
언어적 전치가 돋보이는 작품들이 스페이스몸 제2전시장에서 전시되고 있다.

박계훈 개인전 <Consciousness of Conscience>이 스페이스미술관 제1.2전시장에서 5월 7일부터 26일까지 열리고 있다. 박계훈 작가는 이번 전시를 세 가지 섹션으로 구성해 입체와 드로잉 작품 등 33점을 선보인다.

1관은 형식적으로는 종이 오리는 작업을 선보인다. 장지를 오려서 도자기, 콜라병, 백열전구, 카나리아 새 이미지를 만든다. 현대인이 갖고 있는 양심 곧 개인적인 고민들을 물질화 시켜서 이미지화 한 것이다. 16개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공중에 떠 있어 지극히 탐욕스러운 내면세계를 드러낸다.

2관에서는 언어적 전치가 돋보인다. 예를 들어 학교(school)를 이산화탄소(CO2)로 표기하거나, 교육(education)을 먹다(eat)로 전치시켜 놓는다. 전시장 벽에 이러한 내용을 담은 드로잉 작업을 설치한다. 박계훈 작가는 “교육이 언제부터 일방적으로 뿜어내는 화석연료처럼 돼버렸고, 교육의 현장도 빨리 먹기(습득하기)를 강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지오리기 작업을 통해 불안한 양심을 표현한 작품. 제1전시장에 전시돼 있다.

또한 함석을 재료로 블록을 쌓고 전등과 함께 설치한다. 작가는 ‘당신이 사는 곳이 누구인지를 말해준다’는 모 아파트 광고카피를 보고 행복의 가치를 물질로 재단하는 현실에 경악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작품을 통해 사회의 문제들을 환기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작가는 현대인의 개인적인 고민을 드러낼 뿐 아니라 소유할 수 없는 가치마저 물질화 돼버리는 현실에 옐로카드를 내민다. 그는 “최근에 영화 <작은연못>과 <시(詩)>를 보면서 영화감독의 의무 같은 것을 느꼈다. 작가의 작품도 메시지를 전하는 매개체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계훈 씨는 이번이 14번째 개인전이다.

한편 스페이스 몸 미술관에서는 전시 기간 중 체험 프로그램 ‘말을 거는 몸’행사가 마련된다. 스페이스몸 미술관 2전시장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박계훈 씨의 작품 감상과 더불어 조형활동을 펼친다. 이번 체험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사)한국사립미술관협회에서 주최해 전국 45개 사립미술관에서 진행된다. 모든 체험은 예약 후 가능하다. (문의 236-6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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