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기구 임을 포기한 의회 ‘여론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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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기구 임을 포기한 의회 ‘여론 뭇매’
  • 김진오 기자
  • 승인 2010.06.16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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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원안추진 등 대형 이슈 건의·결의안 채택에 그쳐
청원군 통합특위 여론 외면, 충주시 해외 성매매 망신살

지방의회는 이슈로 떠오른 지역현안 해결을 위해 기존 상임위원회와 별개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한다. 따라서 의회 특별위원회 구성 현황을 살펴보면 그 시기 지역의 현안과 이슈가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는 것이다.

제8대 의회의 지역현안에 대한 대응은 어떠했을까. 후한 점수를 매기기는 힘들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대형 정치적 이슈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소극적이었으며 단체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사업과 관련해 특위를 구성하는 등 친 집행부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지난 2월 1일 충북도의원들이 국회를 방문 세종시 수정안 반대 성명을 발표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대형 정치 이슈는 특위구성으로 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道·市의회 각 2개 특위 운영

제8대 충북도의회는 2007년 2월부터 2008년 6월까지 댐관련대책특별위원회와 2008년 9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특별위원회를 운영했다.
댐관련 특위는 댐 주변지역 지원사업비 확보와 주민지원과 개발 등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구성, 수자원공사 지원금을 확대하는 성과를 거뒀다.

첨복단지 특위는 타 지역과의 유치 경쟁에서 이길수 있도록 의회 차원의 지원활동을 위해 구성됐으며 결과적으로 대구와 공동으로 선정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청주시의회는 2006년 7월부터 2년간 직지의세계회를 위한 특위, 2007년 2월부터 2008년 6월까지 기업지원 및 청주직지하이닉스타운 조성 지원을 위한 특위를 운영했다.

하지만 이 시기 지역의 가장 큰 대형 이슈인 세종시 수정안 문제나 청주공항 활성화, 4대강사업, 청주·청원 통합 등과 관련한 특위는 구성되지 않은 채 간간히 건의문이나 결의문을 채택하는 것에 그쳤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댐관련 특위는 주민들의 생존권과 직결된 것으로 매우 의미있는 활동이지만 첨복단지나 직지, 하이닉스타운은 집행부의 정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다. 정작 지역의 큰 이슈로 떠오른 현안에 대해 충부도나 청주시의회 모두 이렇다할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치적 이슈 정당 입김 작용?

세종시 수정이나 청주공항 활성화 등 지역 현안에 대해 지방의회가 특위 조차 구성하지
않은 것은 한나라당 일색의 의회 구성 때문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세종시 수정이나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가 의욕적으로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이는 역점 정책이기 때문에 한나라당 소속 지방의원들의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청원군의회는 청원·청주 통합 특위를 구성해 통합 반대 운동을 주도,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충주시의회는 해외성매매 의혹에 시달려 결국 해당의원 전원이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방의회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정치나 단체장의 의지에 좌지우지 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더욱 큰 문제다. 물론 의회가 집행부의 역점사업을 지원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지난 8대 의회의 경우 도를 넘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꼬집었다.

이대원 충청북도의회 의장
“의회 질적 성장 위해 인사권 독립 필요”

   
▲ 이대원 충청북도의회 의장.
4년간의 8대 충청북도의회 의정활동을 마감하는 이대원 의장은 의회 인사권 문제를 가장 아쉬웠던 점으로 꼽았다. 의회 인사권이 도지사에 있다 보니 전문성과 보좌 기능 미흡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의장은 “의원들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사무처 직원들의 적극적인 보좌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들에 대한 인사권이 도지사에 있다 보니 제대로 기능을 할 수가 없다. 이 점을 기회 있을때 마다 제기해 중앙정부에서도 인정하게 됐지만 의회 인사권 독립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임기를 마치게 돼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또 8대나 9대 의회 모두 특정 정당 편중현상이 심하다며 정책 또한 한쪽으로 흐르지 않을까 우려했다.

그는 “정당이나 초선, 다선의원 모두 어느정도 균형이 맞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이에 따른 걱정도 있지만 9대 의원들이 잘 해 나가리라 믿는다. 특히 8대 의회가 못다한 일들을 9대 의회에서 더욱 멋지게 해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임현 도의회 교육사회위원장
“지방의원 전문성 제고가 매우 중요”

   
▲ 임현 충북도의회 교육사회위원장.
8대 도의회 의장단 중에 유일하게 의원직을 유지하게 된 임현 교육사회위원장은 지방의원들의 전문성 제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의원이 상근직이 아니라 의정활동에 전념할 수 없는 현실이 아쉽고 이에 따라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 문제도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의회가 바로 서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의원들의 전문성과 자질 향상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오랜 공직생활 끝에 의원이 되고 보니 생각보다 의원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지역현안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것을 보며 지방자치의 미래가 매우 밝다는 것을 확신했다”고 긍정론을 폈다.

그는 9대 의회가 한나라당 일색이었던 8대 의회와는 정반대로 민주당 중심으로 재편된 데 대해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지방의회에 정당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지는 않지만 화합하고 집행부를 견제·감시하는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고용길 청주시의회 의장
“청주·청원 통합 철저히 추진해 주길”

   
▲ 고용길 청주시의회 의장.
고용길 청주시의회 의장은 9대 의회에 청주·청원 통합의 철저하고도 구체적인 추진을 당부했다.

고 의장은 “그동안의 통합 추진에서 많은 교훈을 얻었다. 9대 의회에서는 통합추진계획을 세세히 수립해 청원군민들의 현안과 바람을 정확히 파악해 자율통합 완성의 선봉이 돼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지난 8대 의회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각종 민생관련 조례를 발굴, 제정하고 주민생활과 복지향상에 기여했다는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특히 유급제 전환에 걸맞는 의정활동과 의원들의 역량 향상 등 많은 성과를 올렸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한 “26명의 의원 모두 상임위를 중심으로 누구 한사람 튀는 의원 없이 충실하게 역할을 수행했다. 다만 의욕적으로 추진한 청주와 청원의 통합을 완성하지 못한 채 임기를 마치게 돼 아쉽다”고 덧붙였다.

최광옥 청주시의원 당선자
“집행부 견제·감시 강화해야”

   
▲ 최광옥 청주시의원 당선자.
최광옥 청주시의원 당선자는 5·6·7대 청주시의원을, 8대 때에는 충북도의원을 지낸 통합 5선의원이며 광역과 기초의회를 두루 경험한 유일한 여성의원이다.

최 의원은 8대 도의회의 가장 큰 성과로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특위와 기업유치 활동을 꼽았다.
그는 “지역발전을 위한 중대 현안에 지방의원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성과를 거뒀다는데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차기 집행부와 의회에서도 이같은 성과는 계승해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의회를 한나라당이 석권하면서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기능이 미흡했다는 지적에도 공감했다.
그는 “9대 도의회 또한 특정정당과 대다수 초선의원으로 구성되는 만큼 경험부족이 우려되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8대 의회를 거울 삼아 화합하며 합리적으로 잘 헤쳐나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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