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전북, 경북이 하나로 연결된 삼도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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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전북, 경북이 하나로 연결된 삼도봉
  • 김은정 기자
  • 승인 2003.12.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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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지산

주차장~민주지산입구~음주암폭포~삼마골재~삼도봉(1177m)~석기봉(1205m)~민주지산(1241m)~속새골~주차장

*소요시간 : 7시 30분 청주실내체육관 출발
            9시 30분 주차장 도착
            10시 등산 시작
            4시 30분~5시 30분 하산
            6시 청주로 출발
            8시 청주 실내체육관 도착

*참가인원 : 34명(어린이 6명 포함)

*산행일지
부푼 가슴을 안고 다시금 산에 오른다. 청젤에 들어온이후 산에 다니면서 이번 산행에 처음으로 내손으로 밥을 지었다. 왠지 자꾸만 산에 먹으로 간다는 생각이 드는건 왜일까? 전날 밤늦게 마트에 들러 산 방울토마토, 과자, 한밤중에 지은 밥, 얼린물 모든 것들이 나를 즐겁게 한다.

괜스레 설레였던탓인지 잠을 두어시간 뿐이 못 잤다. 새벽녘에 깨어 아침부터 짜파게티를 먹고 배낭을 꾸려 실내체육관으로 향했다.

갑자기 생긴 동행인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한달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들도 보이고 새로오신 분들도 몇분 보였다. 이리저리 인사를 하고 자리를 잡고 앉으니 어찌나 더운지..

어느새 버스는 출발을 했지만 인원점검은 청주를 벗어날때까지 이어진듯하다. 덕이님이 울회원님들을 몇 번인지도 모르게 손가락질을 한후에야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인원점검이 무사히 끝날수가 있었다. 시작부터 재미있다.

두시간 동안 달려 영동에 들어섰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아마도 초강천 인듯하다) 계곡이 시원하게 우리를 반겨주고 있었다. 주차장에 들어서니 대학생 무리로 보이는 한팀이 먼저 도착해 단체사진을 찍고 있었다. 우리팀도 내려서 단체사진을 두장 찍고 산행을 시작했다. 산소녀의 손을 꼭 붙잡고......

작은 마을을 지나 숲길로 접어들었다. 왼쪽에는 시원한 물한계곡이 있었고 우리가 가는 길은 좀 질어서 걷기가 나빴다. 물이 많아서인지 산이 좀 습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1시간쯤 올라갔을까.. 2주만의 산행이라 그런지 몸이 좀 힘들다. 옆에 어린 여장군이 있어 힘든 내색도 못하고 꾹~ 참는다. 가끔 어린 아이들이 산에 오르는 것을 보게 된다. 항상 궁금하지만 어떻게 산에 오를까 신기하고 기특하기만 하다. 산의 매력에 빠지는 것은 나이와 무관한가 보다.
조금씩 가파른 산길이 나오기 시작한다. 게다가 수해를 입었던 흔적인지 꺽이고 휘어지고 넘어진 나무들이 꽤 보인다. 힘든 고비를 오르자 언덕에 도달했다. 삼마골재..
이곳에 올라서도 아직 우리가 가야할 최종 목적지가 어딘지 실감을 하지 못했다. 항상 그렇지만 산행전에는 막 설레고 기대되는 마음이 드는데 산에 오르기 시작한 초반부에는 왜 힘들게 산에 또 올라왔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산행 중반이 지나면 오늘도 해내고야 말았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개운하다는 생각이 들고 하산길에는 다음엔 어느 산에 갈지 고민을 한다.이런게 말로는 표현하지 못할 산의 매력인가보다.

삼마골재에서 숨도 돌리고 물좀 마시고 사진을 찍은 뒤 삼도봉을 향해 출발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나의 동행인과 재혁이와 푸른바다님이 엉뚱한길로 빠졌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못했다. 삼도봉까지는 오르막 계단이 꽤 있었다. 지쳐버린 산소녀는 이미 말을 잃었고 화성남자님 등에 업혀 산엘 올랐다. 나도 이 고비에서는 힘에 부쳐 연신 끙끙대기 시작했다.

삼도봉에 도착하니 사람이 꽤 있었다. 먼저 도착한 우리일행과 만날 수 있어 다행스러웠다. 후미로 간다는 것이 심적부담이 컸다.(알고보니 우리 뒤에도 일행이 많이 있었지만..) 삼도봉은 충북, 전북, 경북이 하나로 연결된 곳이었다. 산행 전 사진으로만 보던 곳을 직접 밟으니 감회가 새롭다. 삼도봉을 알리는 기념탑은 생각보다 멋있었다. 자라(?)위에 용 세마리가 머리로 커다란 공을 받치는 형상이다. 마음같아서는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얼른 하산을 하고 싶었다. 삼도봉에서 본 민주지산은 그 당시로는 너무나 멀게만 느껴졌다. 오늘내로 오르지 못할 산처럼 보였다. 산적님과 만나 다른팀들과 연락을 취해보았지만 잘 되지 않았다. 결국 석기봉까지 가서 일단 기다리기로 했다.

삼보동에서 석기봉까지의 높이차는 그다지 많지는 않았지만 로프가 설치된 곳이 종종 있어서 조심스런 산행을 해야했다. 하지만 석기봉에 도착해보니 웬 날파리인지 모기인지 모를 벌레떼들이 우릴 반겨주고 있었으니... 산행을 하면서 산정상에서 개구리를 본적은 있었지만 이런 벌레떼들은 또 처음이다. 역시 오래살고 볼일이다. 바위가 여러개 있고 그 한가운데 나무말뚝을 박아 석기봉을 알리고 있었다. 힘들게 올라온만큼 석기봉에 온 증거는 남기고 봐야했으니 사진을 한 장 찍었다. 헌데 왠 아줌마가 가리는 통에 불완전한 사진이 나와버렸다. 흑... 벌레떼들을 피해 점심먹을 생각도 쏙! 들어간채 그곳을 피했다. 일단 좀 쉴만한 곳으로 내려가기위해서 출발을 했으나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에서 먼저 점심을 먹고 있는 일행을 만날 수가 있었다. 계속 가파른 내리막길이 이어져서 로프를 타야 했고 여전히 산은 어둡고 습했다. 조심하지 않으면 진흙마사지를 하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정신없어 도망치듯 내려오다 보니 지글지글 삽겹살 굽는 우리 일행을 만났다. 어찌나 반갑던지...

벌써 점심을 거하게 차려먹은 뒤에 우리가 도착을 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먼저온 팀에 이어 두 번째로 도착한 팀이었고 우리 뒤에는 아직 많은 일행이 오고 있었다. 너무 지쳐있던 탓인지 눈앞에 먹을 것에 손이 가질 않았다. 억지로 몇숟갈을 떠 넣고 나서야 입맛이 돌아 허겁지겁먹기 시작했다. 청주제일산악회가 아니라면 꿈도 못꿔봤을 산에서의 삽겹살, 상추쌈에다 싱싱한 야채까지... 아무래도 난 산에 이런맛에 다니는가 싶다.
배를 든든히 채우고 후식까지 깔끔하게 챙겨먹고 나니 다음 일행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먼저간 세명의 일행이 다른 곳으로 길을 잘못 들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결국 다른 길로 하산을 하도록 했다.

먼저 식사를 마친 팀은 다시 출발을 했고 우리팀도 이어서 부른 배를 안고 출발을 했다. 민주지산을 향하여....
식사를 한 탓에 기운도 나긴 했지만 배가 불러서 몸이 무거웠다. 2.9Km정도 남아있는 길을 밥심으로 열심히 걷고 또 걸었다. 중간중간 바위가 있는 곳에서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안개가 끼어서 뿌옇게만 보였다. 그치만 뿌옇게 보이는 속에서도 온통 푸르른 산들이 아름답기만 했다. 그리고 우리가 밟아온 곳들이 멀어져 갈때마다 벌써 이만큼이나 왔나 하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다.

1시간쯤 지나 쪽새골 갈림길에 도착. 먼저 민주지산에 올랐다 내려온 일행이 기다리고 있었다. 여기까지 와서 정상에 안 가볼수야 없지...정상까지 0.4Km를 가볍게 오른다. 약간 가파르고 험해 로프를 타야했다. 하지만 고지가 코앞에 있으니 기운이 아니날 수 없지^^ 뛰다시피 올라 민주지산 정상(1241m)에 도착!!!

그런데 우리를 반기고 있던 것은 석기봉에서 날아온 것인지도 모를 벌레떼!!!
정말...왜 벌레떼가 그곳에 있어야 하는 지 알수가 없었다. 그 벌레들에겐 우리들이 걸림돌이었을지도 모른다. 날아다니면서 얼굴, 몸, 가방 할 것 없이 여기저기 붙어대니 말이다.
얼른 카메라를 꺼내 민주지산 정상비석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좀더 오래 있고 싶었지만 우리를 몰아내는 벌레떼 때문에 하산을 서둘러야해서 아쉬울뿐이었다. 로프타고 내려가는 도중에 올라오는 다음팀을 보고 다시 사진을 위해 위로 올라갔다. 일행이 많아서 단체사진을 정상에서 찍지 못한게 못내 아쉽다.

속새골로 하산하는 길을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돌길이어서 미끄러운게 여간 위험한게 아니었다. 어른 몸 하나 지나갈수 있는 좁은 길을 지나고 우거진 숲의 나뭇가지들을 헤치고 나아갔다. 그 길은 거의 민주지산입구에 다다를때까지 이어졌다. 절반쯤 내려왔을까 계곡물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시원한 물에 손을 담그고 손수건을 적셔 목에 두르니 피로가 조금은 가신다.

좀더 내려오니 산에 오를 때 지나간 길이 보인다. 키가 엄청 큰 나무들이 모여있는 아름다운 숲길을 걸어 내려와 맑은 계곡물에 발을 적시러 들어갔다. 양말을 벗고 물한계곡에 발을 담그니 더운데도 발이 저리도록 차가웠다. 3분만 담그고 있어도 발이 시릴 정도로 차가운 물. 먼저 내려온 일행들과 물놀이를 시작한다. 맑은 물, 경치좋은 곳에서 물놀이를 하니 그간의 스트레스가 모두 풀리는 듯하다.

얼마동안인지 모를 물놀이를 뒤로하고 내려오는 길에 마을입구에서 표고버섯 시식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먼가 둘러보다가 맛을 보았더니 쫄깃쫄깃한 것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산적님은 벌써 자리잡고 앉아서 소주까지 한잔 하시고.. 나도 그 맛에 이끌려 자꾸 주섬주섬 먹다보니 앉아서 먹으라고 아주머니가 그러신다. 공짜니까 마음대로 먹고 가라며.....^^ 정말 인심이 후하시다.. 팔려고하는게 아니라 말그대로 시식. 맘껏 먹으라신다. 그 마음에 더욱 배가 부르다.. 고된 산행을 한 후여서 그런지 멀 먹어도 꿀맛일 듯하다. 산적님과 주거니받거니 하며 둘이서 표고버섯을 얼마나 비워냈는지 모른다. 돼지껍데기를 기름삼아 소금으로만 간을 하여 구운 표고버섯!! 이렇게 경치좋은 곳에서 바로 딴 것을 먹을 수 있다는 게 바로 행복이 아닌가 싶다.

이렇게 오늘의 산행은 무사히 즐거운 먹을거리와 흥겨운 발걸음으로 끝이 났다. 어지간히 힘이 들었을텐데도 아이들은 주차장옆 계곡에서 또 고기를 잡으며 논다.

우리가 늘 목말라하는 행복이란 것이 그리 멀게만 있는것은 아닌가 보다.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고 그 속에서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인연을 만들어 나가는 것....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어느누구와도 친구과 될수 있는 소중한 시간들...
이 것 하나만으로도 세상에 둘도 없는 행복을 가진 것이 아닐까??
산행의 여독을 풀기도 전에 또 나는 생각한다.
다음엔 어느 산으로 행복을 찾으러 갈까??   / 청주제일산악회 물망초

청주제일산악회는 2001년 7월에 개설 현재 5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에 50여명의 회원은 매월 4째주 정기산행을 하는등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다.  20대에서 40대의 연령층으로 가족적인 동호회이다. 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어느누구라도 환영이다. 홈페이지 http://cafe.daum.net/chjj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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