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관광상품 구미 당기는 게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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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관광상품 구미 당기는 게 없네
  • 김진오 기자
  • 승인 2010.07.14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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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배기 상품’ 관광버스 61대 운행, 1박상품은 2대 뿐
취약한 인프라 대신할 스토리텔링·테마 프로그램 등 절실

충청북도가 2010 대충청방문의 해를 맞아 선보인 10개 ‘충북 알짜배기 관광상품’이 여행사와 관광객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충북 알짜배기 관광상품’은 그동안 내 놨던 지역 투어 상품과는 달리 변화한 관광 트랜드를 반영해 여행업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선정, 큰 기대를 모았었다.

   
▲ 충북도가 야심차게 내 놓은 10개 알짜배기 관광상품이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성과를 내지 못하는 등 관광버스 투어 중심 상품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사진은 충주호 전경.
하지만 3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알짜배기 관광상품은 절반인 5개 상품만이 판매실적을 올렸을 뿐 나머지는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판매 실적이 있는 5개 상품도 관광버스 61대를 유치하는 데 그쳤으며 이중 버스 2대 만이 충북에서 하룻밤을 묵었을 뿐 모두 거쳐 가는 당일 상품이었다. ‘알짜배기’라는 이름이 무색해 지는 대목이다.

소비자 눈높이 못 맞춘 상품

충청북도는 지난 3월 ‘충북 알짜배기 관광상품’을 개발, 출시하며 그 어느때 보다 성공가능성이 높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상품 모두 시대가 요구하는 체험과 웰빙, 녹색, 휴식을 주제로 하고 있는 데다 현업 여행사가 개발해 상품성도 갖췄다는 게 도의 판단이었다. 관광상품 공모에 전국 16개 여행사가 77개 상품을 접수해 7.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에도 크게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

당시 도 관계자는 “상품의 독창성과 운영의 적정성, 시장성 등을 기준으로 도와 업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충북관광상품개발위원회가 심의해 선정했다”며 “충북 알짜배기 관광상품을 통해 ‘내륙의 숨은 보석’이라는 충북의 관광이미지를 널리 알리고 대충청방문의 해 성공추진은 물론 세계속의 관광충북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또 알짜배기 관광상품을 운영한 여행사에는 당일 40만원, 1박 50만원의 버스 임차료를 지원키로 하고 본격 시판에 나섰다.

하지만 10개 상품 중 지금까지 판매실적을 기록한 것은 (주)쏙쏙체험이 판매한 청주~중북부 관광지를 돌아오는 패키지 투어상품인 ‘2010! 체험 충북여행’과 웹투어(주)의 ‘남한강 물길 쪽빛여행’ 당일과 1박 상품, 롯데제이티비(주)의 ‘대청호, 금강따라 멋진 신세계’·‘관음에서 미륵까지 천상으로 가는길…하늘재’ 등 5개 상품에 불과했다.

   

이 상품을 통해 운행된 관광버스는 (주)쏙쏙체험 20대, 웹투어(주) 당일 9대, 1박 2대, 롯데지이티비(주) 30대 등 61대에 그쳤다. 45인승 버스 전체 좌석을 모두 채웠다고 가정해도 최대 2745명에 불과하며 실제 관광객은 1000명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아름여행사의 ‘청풍호 유람선과 제천5일장 기차여행’, (주)지구투어네트워크의 ‘충주호 유람 및 기찻길여행’, (주)임선수여행사의 ‘건강웰빙투어’, (주)교육여행행복한아이들의 ‘충북, 그 속에 숨은 보물 찾기’, 롯데관광개발(주)의 ‘충북 숙박여행 시리즈’는 판매실적을 올리지 못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국내 관광에 패키지 투어를 이용하는 경우는 일부 모임이나 단체에 국한되고 있으며 가족이나 친지 등 소규모 자가용 여행이 크게 늘고 있다. 알짜배기 상품도 이같은 추세에 따라 크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버스 대체 한계 실감

알짜배기 관광상품이 호응을 얻지 못하는 것에 대해 여행업계에서는 도내 관광 인프라 부족과 관광버스 투어의 한계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관광지 자체의 경쟁력과 주변 편의시설이 취약해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기지 못하고 있다. 특히 차별화되지 못한 지역 관광자원과 시설 탓에 타 지역에 비해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도내 역사문화 유적이 경주 등 타 지역에 비해 결코 상품성이 높지 않은게 사실이다. 자연자원 또한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관광버스 투어를 기반으로 한 패키지 상품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충북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부족한 관광인프라 확대와 스토리텔링·테마 등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알짜배기 관광상품 판매 여행사 관계자는 “비슷한 관광지를 패키지로 묶고 이를 돌아보는 형태의 상품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기가 힘들다. 같은 관광지라도 눈에 보이는 것 외에 이야기거리를 만들고 주제를 부여해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적극적인 프로그램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좋은 예가 제주 올레길이다. 해안 마을을 따라 걷는다는 단순한 상품에 제주지역의 문화와 정서가 녹아나면서 히트상품으로 급부상한 점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관광지 상인과 관광협회 등에서는 부족한 관광인프라 확충을 위한 중장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속리산 입구에서 향토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속리산 관광지의 모습은 30년째 변하지 않고 있다. 안일하게 생각했던 상인이나 지역 관광업체의 책임도 있지만 충북 관광산업에 대한 분석과 중장기적인 발전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충북도 등 자치단체의 잘못이 크다. 이제라도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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