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내와 마주하고 있는 청주의 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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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내와 마주하고 있는 청주의 진산
  • 충청리뷰
  • 승인 2003.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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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와 함께하는 역사기행 (28)-우암산
와우산·대모산·모암산·장암산 등 이름 다양

사람들은 말한다.
청주의 상징 하면 청주시민과 늘 가까이에서 오랜 세월을 함께한 무심천과 우암산이 아니겠느냐고.

우암산은 해발339m 정도로 작은 언덕 같은 산이다. 하지만 정상에 오르면 청주시내가 한눈에 보여 마치 엄청나게 높은 산에 올라온 듯한 착각이 들게 하는 곳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을 보면 우암산을‘와우산’이라했다. 청주 남쪽에서 우암산을 바라보면 마치 소가 누워 있는 모습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외에도, 대모산(大母山), 모암산(母岩山), 장암산(壯岩山)이란 이름을 갖고 있다. 그러나 언제, 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우암산(牛岩山)이라 부른다.

우암산은 다른 이름에서 처럼 바위(岩)와 관련된 이름이 많아서인지 산을 오르다보면 정말로 여기저기 크고 작은 돌들이 많다. 산을 찾는 이들은 그 돌들을 주워 하나씩 하나씩 돌탑을 쌓는다. 갖가지의 소망을 담아 정성스럽게 쌓았을 돌탑들, 우암산에 갖는 애정도 돌탑을 쌓을 때의 그 마음이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더러는 있는 듯하다.

우암산을 오르다보면 여기저기 매 맞아 상처난 나무들을 볼 수 있다. 매일 수백 명의 사람들이 아침저녁 등산로로, 산책로로 산을 오르내리다보니 우암산은 몸살을 앓는다. 사람들의 소리에 놀란 동물들이 그렇고, 여름 내내 수고하고 애쓴 덕으로 얻은 풍성한 도토리를 열매로 갖은 참나무가

그렇다. 그 중 참나무의 아픔이 가장 큰 것 같다.
몇 알의 도토리를 얻으려고 작대기로 치고, 발로차고, 온몸을 흔들고 하는 사람들 때문에 나무의 몸 기둥 여기저기에 난 상처가 보기에도 안타까울 정도다. 이럴 때 나무들은 뭐라고 말할까?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몇 일전 신문을 읽다 나무와 관련된 것을 보았다.

‘철의 정책’으로 유명한 비스마르크의 건강요법은 나무를 30분씩 껴안는 것이라고 했다. 과연 그럴까? 궁금하긴 하지만 굳이 확인하지 않더라도 심증이 가는 말이었다. 나무, 숲 등 자연이 사람들에게 주는 혜택은 누구나가 잘 알고 있을 것이기에.......

오늘 가벼운 마음으로 우암산을 한번 올라보자.
우암산을 찾는 이들은 모두 같은 방향으로 오르내리지는 않는다. 우암산에는 최소 8개 이상의 등산로가 있기 때문이다. 산을 오르다 보면 사이사이 샛길이 있어 같이 오르지 않았던 사람이 어디선가 불쑥 나타나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같이 하게 된다.

그래서 처음 찾는 이들은 산속의 미로 같다고, 새로운 느낌이라고 말을 한다.  이렇게 도심 속에 자리하여 도시민들의 건강한 삶과 함께 새로운 느낌을 주고 있는 우암산은 단순히 숲으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역사의 흔적이 살아있는 곳이기도 했다.

우암산에서는 삼국시대 치열한 싸움터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토성의 흔적들과 곳곳에서 크고 작은 절터로 보이는 곳들을 찾을 수 있다. 역사를 증명해주는 우암산 토성, 그리고 그 토성의 성곽이었던 등산로, 그러나 지금 토성의 모습은 간 곳이 없고 구불구불한 등산로만 넓어지고 있을 뿐이다. 우암산에 우암토성, 당산토성이 있었다는 것과 아침저녁으로 늘 무심코 밟으며 오르내리던 길이 예전엔 성곽 이었다는 것, 이제는 정말 멋진 안내 표지판이라도 하나 세워 찾는 이들에게 우암산의 새로운 모습을 느끼게 해주자. 그리고 역사 속으로의 기분 좋은 상상도 할 수 있게 해주자.

우암산에서는 불교의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예전에는 80여개의 절이 있었고 지금도 20여개의 절이 있다고 하니, 이것만으로도 청주 불교의 진원지이자 청주불교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감당했다고 말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이렇게 우암산은 예부터 지금까지 그 역할은 달라졌지만 늘 우리와 함께 숨쉬며 살아왔음이 느껴지는 곳이다. 오늘은 아이들과 함께 등산로를 따라 과거의 역사 속으로 잠시 들어가 보자.

그리고 지금의 우암산도 한번 둘러보자.
자꾸만 넓어지는 등산로와 여기저기 뿌리가 드러난 나무들, 표지판 하나 없는 성길.

아이들을 고민하게 하자. 앞으로 오래도록 역사속의 성곽으로, 등산로로 우리와 함께 할 우암산을 어떻게 가꾸고 보존할 것인가에 대하여 .......
분명 아이들의 깨끗한 마음만큼이나 우암산을 위한 기분 좋은 말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

 

 

 


청주의 상징인 우암산을 오르는 청주시민들. 시민들은 여기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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