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문화예술계를 돌아본다“고요한 한해, 큰 이슈 없었다”
공예비엔날레 성공개최 올해 최고 이슈로 손꼽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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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문화예술계를 돌아본다“고요한 한해, 큰 이슈 없었다”
공예비엔날레 성공개최 올해 최고 이슈로 손꼽혀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3.12.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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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민예총, 충북도 갈등…공청회, 성명서 발표이어져
공연예술, “젊은예술가 활동 두드러졌다”

2003 문화예술계의 최대이슈는 ‘분권과 분산’이었다. 현 정부는 중앙과 지방 이분법적 구분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지역과 지역문화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문화관광부는 올해 정책기조에 따른 다양한 제도들을 대안적으로 제시했지만, 사실상 충북도는 앞서서 수용할만한 여건이 되지 못됐다. 문화계인사들은  “올해는 비교적 평이하게 흘러갔고, 눈에 띄는 사건이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올해의 최대사건으로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성공개최’를 손꼽았다.

지역축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올해의 지역축제와 대형행사들을 살펴보면 대체적으로 정리와 안정을 찾아가고 있고, 또한 외부대형이벤트행사는 경제침체의 영향으로 예년에 비해 대폭축소됐다. 2003 시군축제현황을 살펴보면  총 47개에  98억 2500만원이 투입됐다. 소요경비를 따져보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34억), 충주세계무술축제(18억), 청원문화제(11억 7000만원)순이다.

특히 공예비엔날레가 ‘쓰임’을 주제로 패턴변화에 성공했고, 또 올해 처음열린 직지축제가  ‘시민참여형 축제’를 표방해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한편 충북예총 청풍명월예술제등은 개최장소와 시기와 방법등을 두고 논란이 일어났고, 청원군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축제는 선거법위반을 놓고 첨예한 대립에 놓이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문화예술계와 충북도간의 갈등이 잦았던 한해이기도 하다. 충북민예총은 지난 5월 ‘지역문화정책제고를 위한 공청회’를 개최하고, 도의 문화예술예산은 1.7%로 전국 꼴찌이고, 또 문화제반시설또한 전국최하라는 데이터를 제시했다. 그리고 ▲문예진흥기금 확대 ▲ 문화진흥위원회에서 문화예술위원회의 구조 변혁 ▲ 도지사 공약인 역사적소재를 발굴하여 지역축제화 ▲ 전체예산대비 3%증감등을 요구했다.

 또한 김승환 충북민예총지회장은  “민과 관이 함께 문화예술정책을 공동논의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 현 문화진흥위원회에서 문화예술위원회로서 변혁이 시급하다”는 내용을 골자로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12월 충북도는 문예진흥기금 예년대비 4500만원 삭감을 발표, 또 한번 예술단체와의 갈등이 불거졌고, 또한 현재 청주시연극협회가 충북도와 청주시에 관립극단 창단을 위한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단체행동 불사를 외치고 있어 앞으로 시·도가 풀어야 할 과제가 여전해 보인다.

공연예술 “젊은사람, 활동두드러져”

공연예술분야는 젊은 예술인들의 활동이 두드러졌다. 충북예총 장남수회장은 “이강희 교수가 이끄는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창단공연과 젊은지휘자들의 활동이 활발했고, 해외 유학파 성악가들이 새로운 흐름을 창출한 한해였다. 또 무용협회도 젊은 작가들의 무대가 활발히 꾸며졌고, 이들의 수상소식도 간간히 들려 문화예술계를 풍성하게 했다”고 정리했다. 또 연극계에도 청년극장의 김상규, 시민극장의 장경민등 젊은 연출자들이 등장해 신선함을 안겨주었다는 것.

그러나 연극계는 여전히 창작작품 배출에 인색한 한해였다. 올해 지역적 소재를 가지고 ‘달의안해’작품으로 창작초연을 시도한 청년극장 홍진웅 대표는 “2003 연극계를 보면 한마디로 ‘헤맸다’. 창작초연의 의미를 두고 5000만원을 들여 ‘초대형연극’을 시도했지만, 과연 창작초연의미를 관객이 얼마만큼 받아들일 수 있는지 의문에 빠졌다. 관객입장에서의 연극 활성화 모색이 더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해 창작초연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연극계의 뉴스는  문화공간 너름새 새단장과 극단 청사의 ‘청사아트홀’ 개관이었다. 너름새는 소소하게나마 휴게실과 극장의 배치를 틀어 극장환경을 개선했고, 극단 청사는 불교방송건물내 10층에 ‘청사아트홀’을 개관해 비좁은 공연장 환경에 작은 ‘오아시스’가 되고 있다.

또 올해 작품을 보면 ‘2인극’위주의 연극이 되풀이돼, 지역연극의 ‘배우기근 현상’을 반증하기도 했다. 충북민예총 박종관 사무처장은 “무대지원사업의 경우 12월에 공연이 몰려있다. 레파토리 공연이 매년 지속되고 있고, 양질의 예술창작이 요원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윤덕경 교수(서원대학교 무용학과)는 창작활동 20년 맞이 기념공연을 열었다. 또 올해 5월에는 미주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무용단이 초청돼, 워싱턴 케네디센터, 노스캐롤라이, 뉴욕에서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미술계 “전업작가 개인전 꺼렸다”

미술계는 “이제 더 이상 침체할 여지도 없다”는 반응이다. 청주는 아직 시장이 형성되어 있지 않고, 또한 경제침체까지 이어져 작가들이 개인전을 꺼리게 됐다는 것. 또 미술계의 공간변화를 꼽자면, 갤러리신이 지난 11월 ‘신미술관’으로 등록 새로운 체제정비에 나섰고, 무료대관으로 젊은작가들에게 인기를 모았던 조흥문화갤러리 폐관, 그리고 한빛갤러리가 지역 언론사 최초로 갤러리를 만들어 관심을 모았다. 신미술관은 충북지역 최초의 미술관이라는 타이틀을 달았고, 우암갤러리 김향숙 관장은 ‘대청호옆 미술관’을 인수해 경영에도 특유의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무심갤러리 엄은숙 관장은  “미술품 구입시 남은 이익금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물리는 법안이 상정돼 지난 10여년간 미술계와 경제기획원간에 혼전이 벌어졌는데, 올해 드디어 해결점을 찾았다. 이제 콜렉터들이 보이지 않는 위축에서 벗어나게 됐다”며 내년미술시장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엄관장은 “지역시장에서 벗어나 해외로 작가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 무심에서 중국특별전을 연 것도 해외유수의 작품세계를 같이 비교해보자는 취지였고, 내년에도 상하이, 베이징 아트페어에 참여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미술계는 전체적으로 전시가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고, 특히 30대 젊은 작가들이 생활고에 시달려 작업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아, 관차원에서 개인전 지원 시스템이 마련이 요원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관의 마인드 변화가 제일 시급한 과제”
 
충북민예총 박종관처장은 “올해는 고요한 한해”였다고 평하고, 민예총 성과로 놀이패 열림터가 경기도 문화재단에서 응모한 경의선 프로젝트에 6500만원을 지원받고 참여하게 됐다. 귀향을 주제로 간이역마다 릴레이 공연을 펼쳤는데, 이러한 타지역 진출은 눈에띄는 성과다”라고 말했다. 한편 충북예총은 올해 성과물로 홈페이지제작, 충북예총발전기금마련전시회를 통해 기금 5300만원을 모았고, 또한 예술정책자문위원회를 구성, 예술의 경영시스템 도입을 손꼽았다.

이외에도 김경식 청주대 영화학과 교수가 전국영상영화제에서 우수감독상을 수상했고, 오진숙 무용단은 전국무용제에서 은상, 청년극장의 달의안해는 전국연극제에서 은상, 충북국악협회의 이종달씨는 전국국악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해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한 과제는 “충북의 예술토양은 점점 낙후되어 가고 있으나, 관에서는 전혀 변화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고, 이는 자치단체장의 문화마인드결여가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이 문화계 종사자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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