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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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 김영회 고문
  • 승인 2003.12.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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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서기2004년, 단기4337년 갑신년(甲申年)새해입니다. 좋은 꿈 많이 꾸셨을 줄 믿습니다. 소원 성취하십시오.
일일지계(一日之計)는 재어단(在於旦)이요, 일년지계는(一年之計)는 재어춘(在於春)이라 하였습니다. 새해의 가장 큰 소망은 국내외적으로 좋은 일만이 있고 나쁜 일은 없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야말로 인류의 간절한 소망이요, 꿈입니다.

올해는 먼저 전쟁이 없어야하겠습니다. 비록 그것이 내 나라가 아니라 할지라도 사람을 살육(殺戮)하고 파괴하는 전쟁은 없어야 합니다. 전쟁의 명분이 무엇이든 사람을 죽이는 일은 죄악중의 죄악입니다. 전쟁이 인류의 공적(公敵)이라 함은 그 때문입니다.

국내적으로는 나라가 좀 안정을 찾아야겠습니다. 그 동안 우리 사회는 지역, 계층 빈부, 여야를 가릴 것 없이 모든 분야가 대립과 분열로 조용한 날이 없었습니다. 국민들은 날마다 싸우는 소리에 진저리를 치고있습니다. 특히 정치인들의 끝없는 정쟁은 이제는 정말 지긋지긋합니다.

나라가 이처럼 시끄러운 것은 모두 내 생각만을 앞세우고 남을 배려하지 않는 독선에서 비롯됩니다. 다양성의 사회에서 모두 나만 옳다고 주장을 하다보니 당연히 소리가 커지기 마련입니다. 모두들 처지를 바꿔 상대방의 입장이 돼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신이 모자랍니다.

여우와 황새의 이솝우화를 기억하실 겁니다. 부리가 긴 황새에게 국물이 담긴 접시를 내놔 골탕을 먹이는 여우의 못된 심보나 모가지가 좁은 병에 먹을 것을 담아 여우가 아무 것도 못 먹게 하는 황새의 심보나 고약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우리사회를 지배하고있는 ‘골탕주의’가 바로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좋은 사회가 되려면 누구나 상대를 먼저 배려하는 역지사지의 정신이 있어야 합니다.

뭐니 뭐니해도 국민이 평안하려면 나라가 조용해야합니다. 나라가 조용하려면 무엇보다 정치가 안정돼야합니다. 정치가 안정되려면 정치하는 이들이 마음을 비워야 합니다. 그러면 나라는 태평하고 국민은 평안합니다. 그것이 정치의 요체이지만 우리 정치인들은 그것을 모릅니다. 그러니 허구한날 이전투구를 벌이는 것입니다.

여당이 역지사지하여 야당의 입장을 헤아린다면 그만큼 갈등은 줄어듭니다. 또 야당이 여당의 존재를 인정하고 비판은 하되 협력한다면 오늘처럼 나라가 시끄럽지는 않을 것입니다. 역지사지로 상대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정치, 그것이 서로 사는 ‘상생(相生)의 정치입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주가 노동자를 가족처럼 여기고 그들이 있기에 회사가 존립한다고 생각을 한다면, 또 노동자들은 회사가 있기에 내 가족을 부양한다고 감사한다면 결코 오늘 같은 갈등과 분쟁은 없을 것입니다.

여당과 야당은 경쟁적이되 적대관계는 아닙니다. 공존의 대상이되 생사를 건 상대는 아닙니다. 노(勞)와 사(使)역시 공생(共生)의 관계이지 대립의 관계는 아닙니다. 사가없는 노가 있을 수 없고 노가 없는 사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나’보다는 ‘남’을 먼저, ‘작은 우리’보다 ‘큰 우리’를 생각해야 합니다. 성경의 말씀대로 사랑하지는 못할지언정 남을 미워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남을 칭찬하지는 못 할지언정 욕하지는 말아야 하고 남을 도와주지는 못할지언정 쪽박을 깨뜨리는 일은 하지 말아야합니다.

올해야말로 지구 상 어디에서고 전쟁이 없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정치인이 진정으로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는 한 해, 범죄가 없는 한해, 생활고 때문에, 카드 빚 때문에, 성적이 나쁘기 때문에 자살하지 않는 한 해, 실직자는 직장을 얻고 노숙자는 집으로 돌아가는 그런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참으로 어려운 일이겠지만 우리 모두의 소망은 그렇습니다. 희망은 어디에 있습니까.
                                                                                    /본사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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