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원의 불출마를 촉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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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의원의 불출마를 촉구하며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4.01.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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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오세훈의원의 불출마선언은 참으로 신선했다.  그는 수려한 외모 못지 않게 의정활동도 돋보여 재선이 유력한 상태였다.  동료의원들에게 뒤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는 그의 예비(?) 고별사는 당장 정치권을 긴장시켰다.  그동안 악착같이 버티던 고래심줄 의원들, 이른바 5. 6공 사생아들의 좌불안석이 눈에 선하다.  괜히 이들 때문에 아까운 정치인 한명 잃었다는 생각마저 갖게 된다.

 충북은 어떤가.  솔직히 말하면 충북의 현역 국회의원들은 여야를 넘나드는 지금의 불출마 도미노가 참으로 부담스럽다.  머리가 있다면  언젠간 본인들에게도 결단의 순간이 다가올 것을 직감할 것이다. 사실 충북 의원중엔 당연히 '퇴출돼야' 할 분이 몇 명 있다.  꼭 누구라고 지적하지 않더라도 도민들이 먼저 안다. 그만큼 그들은 정치인으로서 생명이 다 된 것이다. 그런데도 아직 욕심을 버리지 못한다.  지역구 주민들이 고개를 설래설래하는데도 말이다. 지금의 불출마 정국에서 과연 그들이 어떻게 버티어낼지 그것도 궁금하다.

 기준은 간단하다.  그동안 국회의원 하면서 별로 한 일이 없는 사람, 선거 때마다 정당을 이리저리 옮겨 다닌 사람,  그가 국회의원인지 한량인지 헷갈리는 사람,  서울에 거주하면서 선거철에만  반짝 지역을 누비며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는 사람,  또 있다. 부정부패에 연루되고도 굳건하게 버티는 사람,  특히 과거 정치자금이나 선거자금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사람, 우선 이런 의원들이 자진퇴출 대상이다.  굳이 나이를 기준하지 않더라도 조건은 충분하다.

 한가지 재미나는 가상을 해 본다. 만약  8명의 충북 의원중에 단 한명도 불출마 선언을 하지 않는다면 어떤 평가가 가해질까. 잘못하면 이런 것에서조차도  '멍청도'라는 오명을 쓰지 않을까 걱정된다. 8명의 의원중에 절반 정도는 지금 당장 불출마를 선언해야 한다는 여론이 단순히 시기만은 아닌 것같다. 도민들의 판단은 냉정하다.

 스스로 깨끗하게 정리하기를 바라는 것,  이건 도민들의 속깊은 배려일 수도 있다.  괜한 욕심 부리다가 말년에 추한 모습으로 추락하는 것보다 얼마나 명예로운가. 큰 기대는 않지만 그래도 이런 정치인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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