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 악기로 일군 음악 스토리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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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 악기로 일군 음악 스토리 ‘감동’
  • 김진오 기자
  • 승인 2010.09.1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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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대회 은상 차지한 보은고 관악부

11일 ‘제35회 전국 초·중·고 대한민국 관악경연대회’가 열린 전북 부안 문화예술회관. 참가한 77개 팀의 연주가 모두 끝나고 채점결과를 발표하는 긴장된 순간.

은상 수상자가 보은고등학교라는 사회자의 발표에 그들조차 믿겨지지 않는 듯 잠시 침묵이 흐른 뒤에야 서로를 얼싸안고 환호했다.

▲ 보은고 관악부 학생들이 ‘제35회 전국 초·중·고 대한민국 관악경연대회’에 참가해 연주하고 있다.
보은고 관악부의 입상은 전국대회 은상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관악부를 운영하기 조차 버거운 전교생 400명에 불과한 시골 고등학교, 게다가 15년이나 지난 낡은 악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이룬 쾌거이기 때문이다.

실제 은상 수상 발표 직후 한 학생이 “선생님! 15년이 넘은 악기로 우리가 은상 먹었어요”라고 울먹여 눈시울을 적시게 만들었다.

더욱이 이번 대회는 한국인 교수4명 외에 일본·중국·필리핀 등 외국인 심사위원을 위촉하는 등 권위를 인정받고 있으며, 최고점 및 최하점 부여 심사위원의 점수를 뺀 나머지 5명의 심사위원 점수를 합산하는 방법으로 엄격하게 심사가 진행 됐다.

보은고 관악부는 지정곡인 행진곡 ‘The Black Horse Troop’와 자유곡인 ‘Ross Roy’를 연주, 뛰어난 실력과 하모니를 인정받았다.

민장근 지도교사는 “실적이 중요하지만 악기의 품질도 성적을 크게 좌우하는 게 관악대회다. 15년이나 된 고물 악기로 은상 수상이라는 기적을 이룬 제자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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