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잿물 세제, 그래도 써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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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잿물 세제, 그래도 써야 하나
  • 김진오 기자
  • 승인 2010.09.2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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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세제 사용·세제량 기준 설정 등 종합대책 시급
경북·인천 등 ‘학교급식 안전 프로젝트’, 충북은 뒷짐

아이들이 사용하는 식판에 남아 있는 합성세제 찌꺼기를 완전히 없애기 위해서는 천연세제 사용과 수압분사방식 식기세척기의 단점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손 설거지를 할 수 있는 조리종사원 인력 확충, 합성세제 투입량 기준 설정 등 종합적인 대책 마련도 시급한 실정이다.

▲ 잔류세제로부터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천연세제 사용과 수압식 자동식기세척기 단점 개선 등 식기세척 매뉴얼의 대전환이 시급한 실정이다.
학교급식소에서 천연세제가 외면받는 것은 세척효과가 합성세제에 비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수세미를 이용해 손 설거지를 하는 가정과 달리 단체급식소의 식기세척기는 수압으로 식기를 닦아낸다. 때문에 기름기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서는 합성세제 사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한 학교 급식실 관계자는 “천연세제를 사용할 경우 식판을 식기세척기에 투입하기 전에 수세미로 충분히 문질러 줘야 제대로 닦인다. 결국 노동강도가 높아지고 시간도 많이 걸리게 돼 천연세제 사용을 기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합성세제, 유독 화학물질이 성분

학교급식소에서 사용되는 세제는 어떤 성분으로 이뤄졌을까. 가루 형태의 불림세제는 인산염, 탄산염, 킬레이트, 황산나트륨과 계면활성제가 주 성분이다. 계면활성제는 물과 물체의 표면사이의 경계면에 작용해 오물이 표면에서 떨어지게 하는 역할을 하며 인산염과 탄산염은 세제의 활성을 높여 오염물질인 지방이나 단백질을 제거한다.

식기세척기에 투입되는 액체세제는 수산화나트륨, 킬레이트, 폴리프로필렌글리콜에틸렌 등이 주성분이다. 특히 수산화나트륨은 속칭 양잿물로 그 독성이 매우 강하다.

건조촉진제인 린스도  옥시에틸렌옥시프로필렌, 에틸렌 산화물, 킬레이트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 세제의 성분 원액은 독성이 강해 알루미늄 조각을 부식시킬 정도로 산도가 높다.
이 때문에 보건복지부는 이같은 합성세척제를 사용한 식기는 반드시 음용 가능한 물로 깨끗하게 헹구도록 고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록 적은 양의 세제가 식판에 남아 있다 하더라도 장기간 사용할 경우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합성세제를 구성하는 화학물질은 최장 5일이면 몸 밖으로 배출돼 인체에 축적될 염려는 없으나 피부 손상, 기관지 질환 악화 등의 영향을 미친다는 것.

특히 합성세제에 두루 사용되는 계명활성제는 장기간 접촉할 경우 주부습진처럼 아이들 피부도 손상시키고 아토피성 피부염을 악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식기세척기에 헹굼봉 설치 효과

수압분사방식 식기세척기의 단점 개선을 위한 시도가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실제 경상북도교육청은 2008년부터 ‘잔류세제 없는 학교급식 안전 프로젝트’ 계획을 수립, 식기세척기 구조개선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까지 20억원의 예산을 들여 392개 초·중·고교에 세제 찌거기가 식판에 남지 않도록 식기세척기 안에 2개의 헹굼봉을 설치하는 사업을 벌였다.

인천광역시 또한 잔류세제 해결, 세제 사용 최소화, 세척기 개선 및 보강, 환경오염 예방을 목표로 ‘학교급식 안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인천시 관계자는 “천연세제 사용과 식기세척기 구조개선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경상북도의 경우처럼 헹굼봉을 설치하거나 간단한 구조의 애벌세척장치를 달아 효과를 높이는 등 다양한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지금까지 철저한 위생관리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아이들의 건강까지 지키는 방향으로 학교급식 제도를 운영해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합성세제 사용량을 규제하거나 베이킹파우더나 식초 등 세정력을 갖춘 천연소재를 사용하는 등의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합성세제는 국민의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파괴한다. 특히 학교급식소의 경우 아이들의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철저한 구체적인 기준과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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