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부호 가운뎃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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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부호 가운뎃점(·)
  • HCN충북방송
  • 승인 2010.10.01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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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남영 HCN충북방송 대표이사

문장부호는 일종의 편의장치다. 즉 가독성을 높이기 위함인데―때로는 의미를 달라지게도 만든다― 쓰임새가 한글 맞춤법에 정해져 있다. 하지만 기사문장 가운데는 뜯어보면 용법에 어긋나는 예가 많다. 특히 가운뎃점(·)은 반점(,쉼표)과 비슷하면서도 용도가 다른데, 혼동하거나 남용하기 일쑤다. 어떤 글은 마침표의 일종인 온점(.)으로 대신 쓰기도 한다.

다음 중 문장부호가 맞게 쓰인 것은?
① 4급 1명·5급 2명 늘린다.(충청매일 27일자 1면) ② 임명권자인 단체장의 당·낙에 따라 중도에 물러나는 (중략) 초빙제와 공모제 둘 다 장·단점이 있다.(동양일보 24일자 2면) ③ 새마을남·여지도자 30여명은 충북희망원을 찾아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충청일보 6월28일자 9면) ④ 역사적·문화적·향토적 가치가 있거나 원형보전의 필요가 있을 때 등이다.(충북일보 24일자 4면) ⑤ 화이트와인·레드와인객차에 인삼·약초객차가 추가된 테마열차(충북일보 24일자 8면) ⑥ 충북 시.군의장단 협의회도 오늘 주민투표 건의문을 채택해 (MBC 27일) ⑦ 경찰·불법오락실 유착 의혹 수사(충청타임즈 27일자 2면) ⑧ 추석을 맞아 교통·의료·생활민원과 관련된 종합대책이 나왔다.(충북일보 20일자 2면)

가장 적절히 쓰인 것은 ⑧번이다. 논란이 있지만 맞을 수도 있는 것은 ④번,⑤번, ⑦번이고 나머지는 잘못 쓰였다. 가운뎃점이나 반점 모두 나열할 때 쓰인다. 하지만 가운뎃점은 좀더 밀접하거나 대등한 경우, 같은 계열의 단어 사이에 주로 사용된다. ①번은 반점이 들어가야 한다. 단어 나열이 아닌 어구 나열이기 때문이다. ②번,③번은 명백한 오류다. 한 단어를 문장부호로 갈라놓았기 때문이다.

당·낙(→당락), 남·여(→남녀)는 두음법칙 오류까지 범했다. 비슷한 예로 임직원, 통폐합 등은 한 단어여서 가운뎃점이 필요 없지만, 병·의원, 시·군 등은 사전에 표제어로 올릴 만큼 아직 한 단어로 인정받지 못해 가운뎃점을 써야 한다. ④번, ⑤번은 열거의 관계는 옳지만 언어경제를 생각하면 ‘역사·문화·향토적’이라거나 ‘화이트·레드와인객차’로 쓰는 게 바람직하다.

⑥번은 가운뎃점을 써야 할 걸 편의적으로 온점(마침표)을 썼다. ⑦번은 ‘대등한’ 관계가 아닐 뿐더러 제목이라는 점에서 가운뎃점보다는 붙임표(­)가 낫겠다.

가장 일반적인 가운뎃점 용례는 <제수용품으로 사과·배·밤, 조기·명태, 파·고사리 등을 샀다.>와 같이 열거된 여러 단위가 다시 나뉠 때다. 또 <시내·농어촌버스 증회와 택시 부제 해제 여부를 검토·시행토록 지시했다.>에서처럼 불가분의 순차적 행동을 나타내거나, ‘방언의 조사·연구’처럼 같은 계열의 단어 사이에도 가운뎃점이 쓰인다. 한편 특정 기념일 숫자에는 ‘3·1운동’처럼 가운뎃점을 쓰고 ‘5,6세기’처럼 수의 폭을 나타낼 땐 반점을 쓴다. 이는 한글맞춤법 부록에 나와 있다.

두 문장부호의 용법을 구분하는 방법으로, 어떤 이는 셋 이상인 경우에는 가운뎃점을 쓰지 않고 '반점'을 써서 나열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꼭 그런 건 아니고 아주 밀접한 관계에 있다면 가운뎃점을 쓸 수 있다. 또 둘 다 사용이 가능한 경우에는 가운뎃점 사용을 권하는 이도 있다. 문장 안에 반점이 가운뎃점보다 훨씬 많이 쓰이기 때문에 가운뎃점을 쓰면 가독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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