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째 진행중인 터미널 건설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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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째 진행중인 터미널 건설사업
  • 김진오 기자
  • 승인 2010.10.06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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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터미널·복합상가·백화점·업무시설, 단일사업으로 추진
업무시설 미착공으로 전체준공 안돼 상권 활성화 걸림돌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메가폴리스와 드림플러스는 시외·고속터미널에 인접한 최고의 상권으로 꼽히지만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쇼핑몰의 한계와 상권분석 실패 등 다양한 원인이 지적되지만 이를 극복할 대안 마련에도 커다란 제도적 걸림돌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변화된 소비패턴에 맞춰 용도를 변경하려 한다든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전망용 엘리베이터로 바꿔 스카이라운지를 설치한다든지 하는 시도 자체가 불가능하다.

   
▲ 청주 서부 최고의 상권으로 꼽히는 고속터미널 일대. 그러나 메가폴리스, 드림플러스와 단일사업으로 승인된 업무시설의 미착공으로 전체준공이 이뤄지지 않아 상권 활성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곳들은 청주고속터미널과 함께 단일사업으로 승인받아 건설이 추진됐지만 아직까지 전체 준공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외·고속터미널을 중심으로 한 청주 서부상권 활성화를 위해 17년째 진행중인 ‘청주여객자동차터미널(고속) 건설사업’(이하 고속터미널 사업)의 마무리를 위한 시행자와 청주시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업무시설 착공도 못해

고속터미널 사업은 1993년 (주)대우와 대우전자(주), 유한회사 진로백화점의 협약 체결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가경동 상업지역 3만9358㎡ 부지에 고속터미널과 복합상가, 백화점, 업무시설을 조성키로 하고 이듬해 4월 청주시로부터 사업을 승인 받았다.

이 사업은 당시 여객운수사업법에 의해 추진돼 복합상가와 백화점 등 대규모 건축물임에도 불구하고 고속터미널의 부대시설로 조성됐다.
이에 따라 4개의 대형 시설이 개별 사업이 아닌 단일 사업으로 묶여 승인됐으며 각각의 사업 모두 계획된 대로 마무리돼야 전체 준공이 이뤄지는 것이다.

   

문제는 고속터미널과 복합상가, 백화점은 완공됐지만  4924㎡ 부지에 지하 4층, 지상 14층으로 들어서야 할 업무시설은 사업이 승인된지 1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착공조차 못해 전체준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이 부지는 (주)대우건설 소유로 롯데마트에 임대돼 여성전용 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을 뿐이다.

고속터미널 만이 1996년 완공돼 제 기능을 하고 있을 뿐 복합상가와 백화점은 상권이 붕괴돼 비어 있는 점포가 늘어나는 등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999년 완공된 복합상가(메가폴리스)는 지상상권이 붕괴돼 사실상 개점 휴업에 가까운 상태며 지하의 롯데마트도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지하주차장 주출입구에서는 차량의 접촉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2004년 완공된 백화점(드림플러스)도 상가 공실율이 3분의 1을 상회하는 등 명맥을 유지하는 데 그치고 있으며 사업주체인 (주)학산의 경영난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용도변경·리모델링 제약

업무시설의 착공이 이뤄지지 않자 고속터미널과 메가폴리스, 드림플러스는 개별 사용승인을 얻어 운영을 시작했다.
개별 사용승인은 해당 건축물의 사용은 가능하지만 전체 준공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 허가를 받아야 하는 용도변경이나 구조변경 등은 불가능하다.

한 관계자는 “엘리베이터를 전망용으로 바꿔 스카이라운지를 운영하려 했지만 전체준공이 안된 상태여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최상층을 스카이라운지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용도를 변경해야 해 이 또한 불가능했다. 지하주차장 출입구의 접촉사고 개선을 위해 통로 폭을 넓히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전체 준공이 이뤄지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는 용도변경 등에 그치지 않는다. 리모델링, 구조변경이 불가능해 상권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없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일부를 복층화 해 유치할 수 있는 업종을 늘린다거나 내부 구조를 변경해 변화된 소비자 취향에 맞춘다거나 하는 계획 자체를 세울 수 없다. 현재로선 있는 그대로의 구조적 조건에 맞출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고속터미널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지 않은 것은 사업시행자의 잇단 경영난 때문이다.
(주)대우가 1999년 구조조정과 워크아웃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진로백화점도 진로의 법정관리로 사실상 사업을 주도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더욱이 IMF를 거치며 업무시설에 대한 분양성이 악화돼 선뜻 사업에 나설 주체가 나타나지 않았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IMF 이후 가경동 터미널 인근 상가들이 임차인을 찾지 못하는 현상이 빚어졌다. 이런 마당에 14층 규모의 대규모 업무시설을 건축하는 것이 불가능 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착공조차 하지 못한 채 지금에 이르렀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 준공위한 절충안 찾아야

터미널 인근 상인들 조차도 상권 활성화를 위해서는 메가폴리스 등 대형 상가의 활성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터미널 사업의 전체 준공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상인은 “일단 유동인구가 늘어야 상권이 살아난다. 터미널 인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메가폴리스와 드림플러스가 북적대야 인근 상가도 함께 활성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무시설을 착공 조차 못한 상황에서 전체 준공이 이뤄질 수 없는 만큼 시행자가 대안을 제시하고 청주시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절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개발업체 관계자는 “당초 계획된 지하 4층 지상 14층 규모의 사업은 누가봐도 무리인 만큼 이를 대폭 축소해 사업을 진행하고 청주시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해 전체 준공 처리를 하는 방안이 가능하다. 이렇게 할 경우 장기미집행 시설로 방치되는 것을 막고 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늘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주시도 검토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시 관계자는 “빠른 시일내에 전체 준공이 이뤄져야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사업시행자가 계획안을 마련해 협의해 올 경우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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