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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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
  • 김명주 기자
  • 승인 2004.01.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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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취업 시장도 어두워···지역인재 육성 기업 공략
IT, BT 관련업종만 강세···전문성 요구, 경력직 선호

지난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일자리가 약 4만개 감소함에 따라 청년 실업, 신용불량자 급증,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서민들의 체감 경기가 더욱 악화됐다. 특히 청년실업은 전체 실업률의 2배로 사상 초유를 기록하고 있다.

더욱이 다음달 2월 대졸 구직자가 쏟아져 나오는 점을 감안한다면 청년 실업률은 이제 하늘을 찌르는 추세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보다 어려운 시기 올 취업시장은 어떨지, 또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알아봤다.  
                                                                                                                        / 편집자

올해도 취업문 좁아
작년 한해, ‘취업대란’으로 진통을 겪자 4년제 대학생들이 작년 한해 40%가 휴학을 했다는 잠정적인 집계가 나온 바 있다. 졸업을 해도 취업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우니 공무원 시험이나 자격증 취득을 위해 학원으로 몰렸다는 것.

그러나 2004년 취업 전망도 그리 밝지 만은 못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충북개발연구원 김진덕 박사는 올해의 취업 시장으로는 청년 실업을 쉽게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올해는 경제적으로 양극화 현상이 심화돼 그 영향이 취업 시장에까지 크게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우리나라 뿐 아니라 충북도 IT, BT 업체는 호전을 보이나 그 외의 내수 산업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해 소비심리는 여전히 위축되고 경기가 회복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김박사는 “과거에는 수출이 증가하면 고용유발이 이뤄졌다. 예를 들어 반도체 수출이 증가하면 시너지 효과로 인해 납품 업체에도 영향을 미쳐 인원을 더 고용했다. 그러나 모든 전산이 자동화되면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대폭 줄어 지난해는 고용유발 없이 단순한 수출 증가만 이뤄졌다”고 꼬집었다.

여전히 전문성 요구
경기 회복이 자꾸 더뎌지자 기업은 신입사원 채용을 꺼리고 있다. 풋내기 신입사원보다는 경력직 사원을 선호하고 정규직보다는 임시직, 계약직을 선호하고 있다. 도내 기업들의 채용란에도 ‘경력자 우대’라는 단서가 붙는다. 하이닉스의 경우도 “해당업무에 즉시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경력사원의 가치에 적합한 처우를 인정한다”고 밝히고 있으며 KT 역시 “최초 임용기관에서 1년이상 근무자”는 경력자로서 우대한다.

다음달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는 김민경(24)씨는 취업문이 높아 대학원을 선택했다. “취업문이 워낙 높아 도피처로 생각한 곳이 대학원이다. 처음부터 대학원에 가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니다.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업체는 극히 드물고 그런 경우가 있다고 해도 경쟁률이 대단하다. 지금은 취업을 포기한 상태다.” 그러나 김씨는 취업문이 좁기도 하지만 우선 경쟁력이 부족한 자신을 탓했다. “자격증 취득이나 혹은 경험을 쌓아 두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것이 김씨의 답이다.

KT 충북본부 성기조 인사과장은 “관련학과나 자격증을 갖고 있는 구직자는 당연히 우선순위다. 또한 경력자의 경우는 신입사원들에게만 적용되는 교육을 하지 않아도 무방하기 때문에 우선시 된다”고 밝혔다.
S업체의 위탁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주)아이텔 우선식 팀장은 “우리가 채용하고자 하는 분야에 경력이 있으면 좋겠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사회경력이 1년 이상 되면 플러스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김진덕 박사는 “전체적으로 취업시장이 비관적이지만 IT, BT 관련 학과는 호전될 것이다. IT, BT업체가 발전하면 그에 따른 관련학과를 전공한 구직자를 원하지만 아직은 그 인력을 수급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대학이나 학과도 IT, BT 분야에 걸맞게 바뀌어서 전문 분야에 많은 구직자가 채용되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채용시 더욱 까다로워져
취업경쟁률이 높아지면서 채용업체는 구직시 더욱 까다로워진다. 학교 성적이나 어학성적, 봉사활동, 사회 경험 외에도 채용업체는 많은 것을 원한다. 또, 기업체는 갈수록 전문성을 따지고 면접은 갈수록 큰 비중을 차지한다. 면접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돌발질문이나 돌발상황을 만드는 일이 종종 있다는 것이다.

면접을 실시하다 보면 사전 준비가 철저한 사람이 눈에 띄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 또 돌발질문에 재치있게 답하는 순발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선식 팀장은 “하고자 하는 의지와 질문에 대한 논리적 답변, 사전 준비 등이 어느 면접에서나 중요하다”고 답했다. 또한 각 기업체에서 원하는 인재상을 부각시키는 것도 중요하므로 사전 조사나 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이모(26)씨는 지난 해 A기업 면접 때 면접관의 요구에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사전에 많은 준비를 했다. 자기소개, 지원동기 같은 일반적인 것들부터 회사에 대한 정보까지 줄줄 외웠다. 그런데 면접관이 요구한 것은 ‘순서에 상관없이 나를 웃겨보시오’였다” 이씨는 순간 당황했지만 취업해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면접관 웃기기에 온몸을 던졌다고 털어놓았다.

“지역인재 차별하지 않는다”
현재 취업 준비중인 양모(25)씨는 대부분의 기업이 수도권 대학을 선호한다고 듣고 있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 사이에 떠도는 속설이 있다. 서류 심사할 때부터 각 학교마다 점수가 매겨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류대는 10점, 수도권 대는 8점 이런 식으로 등급을 매긴다는 것이다.” 서울에 일자리를 구하고 싶은 양씨는 “서울로 면접 보러 가게 될 날이 올지 모르겠다”고 비관했다.

수도권에 본사가 있고 각 지역에 지사를 두고 있는 대기업의 경우 채용이 본사에서 이뤄지고 수도권 대학 졸업자를 선호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지방대생은 면접 볼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각 지방에 지사를 두고 있는 기업의 경우 지역인재를 채용하는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KT는 “지방대가 차별 받는 것을 최소화 하기 위해 충북에서 근무하게 될 직원은 충북을 연고로 뽑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하이닉스 역시 지역인재를 고루 채용할 수 있도록 “모집이나 홍보시 지역대학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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