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결하면 안되는 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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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결하면 안되는 일 없다
  • 충북인뉴스
  • 승인 2010.11.0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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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우 의사·청주아올의료생활협동조합이사

누구나 어렵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 극히 일부의 부자들을 제외하고는 같이 못입고, 못먹고, 아프던 때 아파도 극히 일부의 선택 받은 이들을 제외하고는 병원에 가보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아팠다. 이렇게 높은 병원 문턱을 손쉽게 넘을 수 있게 해준 것이 바로 의료보험이다.

1977년 시범사업을 실시한 이래로 상당한 진통을 겪었지만 길게 봤을 때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는 파수꾼으로 자리 매김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좋은 제도에도 맹점은 있으니 이는 낮은 보장성이다. 낮은 보험료를 유지하고 보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게 됨에 따라 낮은 수가로 인해 의사들은 많은 환자들을 봐야 수지를 맞출 수 있게 됐고 이는 3시간 대기 3분 진료라는 말로 표현될 정도로 진료의 질이 떨어진 것이다. 이뿐 아니라 높은 본인부담율과 보험에 해당되지 않는 의료서비스가 늘어남에 따라 진정으로 진료를 받아야 하는 이들에겐 돈이 없어 검사도 치료도 받을 수 없는 게 현실이 됐다.

건강보험이 병원의 접근성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지만 많은 대기시간과 높은 진료비로 인하여 부자들이나 가난한 사람들이나 모두 불만인 제도가 된 것이다. 없는 이들에겐 너무도 비싼 병원비가 문제이고, 가진 이들에겐 너무나 형편없는 서비스가 불만인 것이다.

누가 뭐라한들 돈 있는 이들은 국민건강보험의 현유지 및 확대가 반가울리 없다. 이들의 입장에서는 많은 국민건강보험료를 내고 적은 보험료를 내는 이들과 동일한 대우를 받는 것이 일면 억울할 수도 있다. 이들에게는 고가일지라도 소수의 인원에게 가장 편안한 진료시스템을 제공하는 고급병원의 탄생은 무척이나 기다려지는 일일지도 모른다.

이런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등장하는 것이 바로 의료민영화이다. 민간보험을 확대하고 이들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영리병원을 허가하여 국민건강보험의 절대적 권한을 분산시켜 돈있는 사람들의 욕구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 이러한 생각들은 서비스 산업의 다각화를 모색하고 영리의 극대화 자본의 효율화를 이루겠다는 정책입안자들과의 이익이 부합되며 민영화는 더욱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민영화의 결과는 의료 양극화의 증가는 물론이고 의료체제의 붕괴마저도 가져올 수 있기에 상당한 반대에 부딪치고 있다.

의료민영화의 열띤 찬반 논란 속에서 새로운 목소리를 내고 있는 운동이 국민건강보험 하나로운동이라 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 하나로운동은 국민건강보험료를 인상할지라도 높은 보장성으로 개인의 건강을 개인이 모두 책임지는 시스템을 벗어나 우리 모두가 공적 부조인 공공보험으로 해결해 보자는 것이다. 국민 개개인이, 사업자가, 국가가 일정부분의 보험료(이를 개인이 내는 보험료의 평균으로 환산하면 월11,000원 정도가 된다)를 인상하여 국민건강보험이 책임지는 부분을 90%이상으로 하고 본인분담 한도의 최상을 100만원으로 하자는 운동. 다시 말해 내가 내야할 병원비의 최상을 100만원으로 하자는 이야기다.

참 꿈만 같은 이야기 아닌가. 그러나 이 꿈의 실현이 어렵지 않다. 국민적 합의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다. 의료민영화의 파고가 몰아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상당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민간 건강보험, 영리병원, 건강보험의 최소화 등을 받아들이고 모든 건강을 개인이 해결해야 하는 시스템으로 들어설지, 아니면 개인이 좀 많은 부담을 지울지라도 국가가 건강의 대부분을 책임져주는 시스템으로 발전해 갈지...

이런 의료민영화의 어려움이 닥치고 있는 요즘 국민건강보험 하나로운동은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국민운동이라 할 수 있다. 지금 이시간 충북에도 건강보험 하나로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을 합친다면 그 무엇이 어렵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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