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 청주공항 엉터리 수요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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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해양부, 청주공항 엉터리 수요예측
  • 김진오 기자
  • 승인 2010.11.2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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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개발중장기계획안 2025년에야 '국제선 10만명'
교통연구원 허술한 용역…"인천공항 살리기 아니냐"

청주공항 발목 잡는 중장기 계획

‘국제선 이용객 10만명 돌파 - 2025년, 국제선 화물 1000톤 돌파 - 2020년’.
국토해양부가 연내에 확정 고시할 제4차 공항개발중장기종합계획(안)에서 밝힌 청주공항의 항공수요 예측 결과다.

하지만 이는 올 들어 지난 10월말까지 불과 10개월 동안 청주공항이 달성한 수송실적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실제 충청북도가 밝힌 지난 10월말 현재 청주공항 수송실적은 국제선 이용객 10만2015명, 국제선 화물 1166톤이다. 국토부가 청주공항의 수요를 엉터리로 예측했고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이다.

공항개발중장기계획은 공항개발 사업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공항부문의 최상위 계획으로 사회·경제적 변화를 적기에 반영하기 위해 신설 경비행장을 포함한 전국의 모든 공항을 대상으로 5년마다 수립하고 있다. 제4차 계획은 내년부터 2015년까지가 목표연도지만 항공수요는 2030년까지 예측해 반영하고 있다.

▲ 사진설명 (청주공항) 지난 10월말 이미 국제선 이용객 10만명을 돌파한 청주공항. 하지만 국토부는 공항개발중장기계획안에서 2025년에야 달성할 것으로 예측해 엉터리 계획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엉터리 수요 예측 국제선 집중

주목해야 할 점은 공항개발중장기계획안에서 전망한 올 해 청주공항 항공수요가 특히 국제선에서 엄청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토부 계획안은 중성장을 기준으로 올 해 청주공항 국내선 여객 수요를 114만6000명으로, 국내선 화물은 1만2000톤으로 예측했다. 이는 도가 집계한 10월 현재 국내선 이용객 98만8000명, 국내선 화물 9203톤에 비춰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반면 국제선 수요는 여객이나 화물 모두 실제 나타난 실적과 크게 다르다. 국토부 계획안은 올 청주공항 국제선 이용객을 5만6000명, 국제선 화물은 400톤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10월말 현재 이미 국제선 이용객은 10만명, 화물은 1000톤을 돌파해 실제 실적과 큰 차이를 보였다.

더욱 심각한 것은 청주공항의 항공수요를 터무니없이 낮게 예측함으로서 공항 활성화를 위한 각종 현안사업이 반영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번 계획안에는 활주로 연장, 북측 진입로 개설, 화물청사 증축 등 정부에 요구해 온 사업들이 빠져 있다.

이에 대해 이욱 청주공항활성화주민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한마디로 말도 안되는 엉터리 수요예측이다. 용역을 수행한 한국교통연구원이 청주공항이나 충청북도 담당부서에 전화한통만 했더라도 이같은 터무니없는 결과는 없었을 것이다. 인천공항을 살리기 위해 지방공항의 실태를 철저히 외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국장은 특히 “교통연구원은 과거 호남고속철도 분기역 선정 당시 오송 보다 천안이 더 적합한 것으로 잘못된 용역결과를 제출한 장본이다. 당진과 상주를 잇는 고속도로 노선도 청원과 공주구간을 연결시키지 않는 것으로 보고 하더니 이번에는 청주공항 활성화의 발목을 잡으려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대형화물기 발목도 같은 맥락

대한항공이 추진하던 대형화물기 청주공항 취항이 국토부의 반대로 무산된 것도 공항개발중장기계획의 엉터리 수요예측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항공은 인천~상하이~청주~애틀랜타를 잇는 노선에 대형화물기인 보잉747기를 투입해 주 3회 운항할 계획이었지만 국토부가 활주로가 짧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나섰다.
대한항공 대형화물기인 B747-400편에 화물을 가득 실었을 경우 이착륙에 3313m의 활주로가 필요하지만, 청주공항은 2744m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화물량을 조절해 충분히 이착륙이 가능하다며 당초 10월 취항을 추진했었다. 취항이 이뤄졌을 경우 올 겨울 주 3회 운항으로 연간 2만톤의 화물을 처리할 계획이었다.

시민단체는 국토부가 대형화물기 청주공항 취항을 염두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항개발중장기계획에서 밝힌 청주공항 국제 화물 수요가 2015년 900톤, 2030년에도 1500톤에 불과해 대형화물기 취항과 함께 연간 2만톤을 처리한다는 대한항공의 계획을 무색케 하고 있다.
이 국장은 “대한항공 대형화물기 취항을 제외하더라도 하이닉스반도체 청주공장에서 수출하는 물량이도 월 550톤에 달한다. 이를 청주공항을 통해 처리만 해도 화물수요는 국토부가 예측한 것과 비교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들은 국토부의 항공정책이 인천공항 육성에만 집중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여객이든 화물이든 국제노선의 절대적인 부분을 인천공항에 집중함으로서 지방공항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인천공항은 2단계 확장에 이어 3단계 확장공사가 진행중이다. 여기에 고속도로 외에 전철도 연결된다. 반면 청주공항의 인프라 확충에는 매우 인색하다. 오히려 엉터리 수요예측으로 활성화에 발목만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항개발중장기계획 용역을 수행한 한국교통연구원 측은 2009년을 수요예측 기준으로 설정해 실제와 차이가 났다며 충청북도로부터 의견이 제출되는 대로 최종안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교통연구원 관계자는 “2009년은 미국발 금융위기와 신종플루 등으로 국제여객 수요가 감소해 이를 기준으로 예측하다보니 청주공항 수요가 낮게 나타났다. 또한 10만명 미만의 공항은 전세기 등 적은 편수의 취항에도 이용객이 크게 변해 정확한 예측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며 “의견을 제출 시한인 다음달 5일까지 수렴해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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