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업자, 시유림 소나무 무단 방출 ‘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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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업자, 시유림 소나무 무단 방출 ‘물의’
  • 윤상훈 기자
  • 승인 2010.12.0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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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한방엑스포 헌수목 핑계로 수십 그루 빼돌렸다” 의혹 제기

제천의 한 민간 조경업자가 ‘2010제천한방바이오엑스포’ 행사장 조성을 위한 나무 기증을 앞세워 시유지 소나무를 무단 사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시민 A씨(신월동)는 통합 제천시 출범 이전부터 신월동 소재 시유림에서 조경수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B농원이 한방엑스포 기간 동안 농원 주변의 자생 소나무 수십 그루를 무단으로 굴착했다며 당국의 엄정한 조사와 처벌을 촉구했다.

▲ 제천시 신월동 소재 B농원이 시유림 소나무를 무단 방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시가 조사에 나서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 속 자생 소나무는 시가 2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어디론가 사라져 종적을 확인할 수 없다.
제천시에 따르면 B농원은 엑스포 행사의 성공적 개최와 시민 역량 결집을 위해 실시한 헌수목 행사에 다섯 그루의 소나무를 기증했다.

시는 이에 따라 지난해와 올 3월 등 모두 두 차례 동안 B농원에서 헌수목을 굴취해 행사장에 이식했다.
문제는 이 농원이 굴착 공사 기간 동안 이와는 별도로 시유림에서 자생 중이던 소나무 수십 그루를 몰래 캐 어디론가 빼돌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는 것. 이와 관련, 주민들은 이식된 소나무 중에는 시가로 1000~2000만 원대에 달하는 고가 수목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상품성이 다소 떨어지는 주변의 다른 자생 소나무 상당수까지 마구 훼손했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주민들은 이 같은 소나무 사취 행위가 단지 이번뿐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A씨는 “B농원이 임차 중인 시유림은 어림잡아 수만 평에 달하는데, 이 중 상당 면적은 소나무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자생 소나무 빈도가 낮다”며 “반면 B농원 사용 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시유림이나 사유림의 경우에는 군락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많은 수의 소나무들이 자생하고 있다”며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이 농원은 조경수 식재를 이유로 시유림을 임차했지만 실제 식재된 조경수의 대부분은 수익이 그다지 높지 않은 느티나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주민들 사이에서는 B농원이 조경수 식재를 명분으로 시유림을 장기 임차해 최종적으로 시유지를 싸게 사들이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B농원은 자신이 식재한 느티나무 조경 구역조차 별다른 관리를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해 곳곳에 아까시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들이 발견되고 있다.

제천시도 이 농원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현지 조사를 벌이는 등 구체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시 관계자는 “현재 주민 등으로부터 B농원에 대한 몇 가지 의혹이 제기돼 현지 실사 등 조사에 나섰다”며 “그 결과 시유림에서 나무가 굴착된 흔적이 발견되는 등 사실에 가까운 근거들이 발견돼 보다 정밀한 조사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사 결과 불법적인 소나무 이식이나 산림 훼손 사실이 발견될 경우 시유림 임대차 계약 해지 등 의법 조치할 방침”이라며 원칙에 따른 해결 의지를 내비쳤다.

그런가 하면 이 농원은 작업도로를 개설하는 과정에서 개인 소유 임야까지 무단으로 점유했다. 이 같은 사실은 농원이 개설한 도로를 시가 GPS로 측정한 결과 밝혀졌다.

이에 대해 농장주는 자신과 관련한 일체의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시의 조사 결과 의혹의 일부라도 사실로 드러날 경우 농장주는 행정적, 사법적 제재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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