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하면서 전시 구경 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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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하면서 전시 구경 호사”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0.12.0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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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갤러리]성안길에 자리잡은 ‘ㄴ갤러리’와 ‘남서갤러리’

시내에 쇼핑하러 왔다가 작품까지 만날 수 있다면 호사가 아닐 수 없다. 도심 속으로 파고든 갤러리는 대중과 손쉽게 만나는 공간으로 벌써부터 소통의 기운을 감지한다. 최근 1~2년 사이 갤러리가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비좁은 도심 속으로 파고들거나 아니면 외곽에서 넒은 대지위에 오랫동안 키워온 꿈을 실현한다.

이처럼 갤러리는 작품을 보여주는 공간에서 치유까지 모색한다거나, 작업의 결과물을 보여주는 장이 되고 있다. 갤러리가 늘어난다는 것은 관람객으로서는 행복한 일이다.

도심을 벗어난 갤러리는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즐거운 소풍길이다. 전시 공간뿐만 아니라 복합공간을 운영해 관람객의 욕구를 충족시켜준다. 이렇듯 성안길 내 등장한 갤러리들과 청원군 내수에 위치한 갤러리들은 각각의 매력으로 도시인의 마음을 노크하고 있다. / 편집자

니은 갤러리-접근성 최고, 아늑한 화방 분위기
“‘ㄱ’보다는 ‘ㄴ’이 편하게 느낄 것 같아서요.” 니은 갤러리의 디렉터인 황은주 씨의 짧은 답변이다. 지난 3주전 오픈한 니은갤러리는 현재는 소장작 위주로 전시돼 있다. 김재관, 봉숙희, 정연호, 정재성, 박정우, 김봉조, 김정수 씨의 조각과 회화작품이 걸려있다. 이외에 고가구 8점이 전시돼 있는데 무엇보다도 성안길 가운데서도 가장 노른자 땅이라고 할 수 있는 롯데영프라자 백화점 근처에 위치해 시선을 끈다. 갤러리 대표는 지역에서 건설회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름을 밝히기를 꺼리고 있다.

   
▲ 성안길 내 위치한 니은 갤러리는 통 유리로 마감해 안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고가구와 미술작품을 만날 수 있다.
황 씨는 “아무래도 접근성이 좋다보니 관심을 끌고 있다. 밖에서 쳐다보는 사람들이 많지만 아직까지 갤러리 공간을 어려워하는 것 같다. 미술품보다는 고가구에 대한 관심이 많고 수집욕구도 있어 많이들 가격을 물어 본다”고 말했다.

골프웨어 숍이었던 공간은 아직까지 간판에 흔적이 남아있다. 니은 갤러리는 전형적인 화이트 큐브보다는 아늑한 화방 분위기가 난다. 공간이 좁아 다 걸지 못한 작품이 쌓여있고, 벽지도 한지로 마감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는 정연호 씨의 개인전을 벌일 예정이다. (롯데 영플라자 백화점 인근 문의 223-5945)

남서갤러리- 90년대 ‘갤러리 본’의 부활
남서갤러리는 12월 1달 동안 남서길 대표의 4번째 개인전을 개최한다. 소나무를 주제로 한 마띠에르가 돋보이는 남 대표의 작품 30점이 전시장을 가득 메웠다. 지난해 10월 개관이후 지역작가 개인전과 독일과 스위스 작가의 전시 등 꾸준히 전시를 이어온 남 대표는 “조만간 전국에서 활동하는 신진작가들의 전시회를 열 것이다”고 밝혔다.

   
▲ 남서길 대표는 4번째 개인전을 자신이 직접 꾸민 갤러리에서 개최한다.
그는 “주부들도 시장에 나왔다가 편안하게 들를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남서갤러리는 롯데영플라자 백화점에서 도로 건너 맞은편 건물에 위치하고 있다. 사실 90년대 후반 갤러리 본을 4년간 운영했던 그는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그만두고 다시 재개관을 했다. “당시만 해도 지역 미술계가 침체돼 있어 운영하는 데 어려움을 적잖이 겪었다. 확실히 예전과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도심 가까이 있기 때문에 오가는 사람들이 많다. 벌써 300명이 회원으로 있다.”

또한 2개의 전시 공간 외에도 소품 위주의 아트상품을 판매하고, 남서갤러리 아트뱅크(NABI)사업을 전개한다. 아트뱅크 사업은 고가인 작품을 구매하기 위해 돈을 적립해 두는 제도인데, 적어도 구매가가 50만원 이상이 되도록 분납형태로 납부한다. 기간도 금액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또 작품가의 50%만 납부하면 미리 작품을 가져갈 수도 있다. 지역작가 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서나 원하는 작가의 작품을 구매할 수 있다고.

“최근 갤러리가 많이 생기고 있는 데 좋은 현상이에요. 다만 수익이 나지 않는 공간이기 때문에 사명감이 없으면 운영하기가 어렵죠. 생겼다 없어졌다는 반복하는 것도 그 이유일 겁니다.”

   
남서길 관장
이 건물은 다행스럽게도 남 대표의 자가 건물이다. 갤러리가 위치한 4층은 워낙은 남 대표의 작업실로 쓰였다. “어릴 때부터 미술을 정말 좋아했지만 형편이 안 돼 대학을 못갔어요. 일을 하면서도 붓을 한 번도 놓지 않았죠. 예전에 대리점을 할 때에도 사업장에 전시공간을 따로 마련했는데, 본사에서 이를 알고 2번이나 쫓겨나기도 했죠.”

사업적인 불이익을 당하면서도 붓을 놓지 않는 그는 그림과 반평생을 보낸 것이 ‘지금도 가장 잘한 일’이라고 수줍게 웃었다. (상당구 문화동 106-2 4층 문의 224-8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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