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땜에 못 살아”… 단양군 화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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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땜에 못 살아”… 단양군 화풀이
  • 윤상훈 기자
  • 승인 2010.12.0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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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관행에 공식문서로 ‘반기’… 원색적 비판 배경 놓고 ‘설왕설래’

단양군이 “관내 8개 읍·면이 연말을 앞두고 각종 평가 준비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종합평가인 자체평가를 제외하고는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읍·면의 중론”이라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배포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통상적으로 자치단체를 비롯한 공공기관들이 공식 문서인 보도자료를 통해 상급 기관이나 내부의 관행적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하는 경우가 없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단양군, 자체평가 제도 두고 개별 평가 난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12월 8일자)에서 군은 “연말연시 군 본청이 읍·면을 대상으로 행하는 평가는 자체평가를 필두로 행복충북운동, 주민자치센터운영, 민방위, 지방세운영, 산불 분야 평가 등이 있다”며 “중앙정부가 합동평가 제도를 만들어 개별 평가를 한 데 묶은 것처럼 자체평가는 지자체 내부의 개별 평가를 한 데 묶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별평가가 횡횡하는 데 따른 자체평가의 무용론 또는 중복 평가로 행정력의 낭비라는 비난을 면할 수가 없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군이 다소 원색적으로까지 비쳐질 수 있는 단어를 사용하며 비판을 가한 대상은 누굴까? 특정 기관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문맥 상으로는 충북도 등 상급기관을 겨냥한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충북도 등 상급기관 겨냥했나

“정신운동인 행복충북운동의 경우 추진 줄기가 도청이라면 추진 가지는 시·군청이 되어야 함에도 굳이 읍·면까지 갈래를 뻗고 있다. 정신운동의 추진 주체를 읍·면까지 내리는 데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라고 완곡하게 밝힌 대목을 보면 도에 대한 군의 원망이 묻어난다.

이에 대해 한 지역 언론 기자는 “‘묵은 행정관행이 사라지지 않아 읍·면만 죽을 맛’이라는 군의 지적에 일정 부분 공감한다”면서도 “하지만 공격의 대상이 모호하고 문체도 공무원들의 푸념으로 들릴 만큼 개인적인 성격이 짙어 기사화하기에 다소 민망한 구석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보도자료가 공공기관의 공식 발표로는 매우 파격적인 내용이라는 점을 들어 김동성 단양군수의 의중이 반영된 계산된 ‘도발’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공직에서 잔뼈가 굵은 김 군수가 이 같이 노골적인 방식으로 ‘상부’에 불만을 표출했을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점에서 보도자료의 ‘깊은 뜻’이 무엇인지를 놓고 설왕설래만 무성한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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