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위협하는 충청권 신도시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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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위협하는 충청권 신도시 꿈틀
  • 김진오
  • 승인 2010.12.2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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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5만명의 100만명 파워, 보건·의료·행정·교통의 허브
대전~오창~청주 첨단산업의 중심, 충북 랜드마크로 부상

20일 김황식 국무총리와 이시종 지사, 진수희 보건복지부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오송보건의료행정타운 준공식과 ‘Health Technology’ 비전 선포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오송시대의 막이 올랐다. 오송제1생명과학산업단지 조성 이후 6대 국책기관 이전,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제2산단,  KTX 오송역세권 조성 등 오송 바이오밸리의 미래가 눈 앞에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장밋빛 꿈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넓고 큰 밑그림과 치밀한 계획이 필수적이다.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되는 2014년 오송의 모습을 기대와 우려의 시선으로 미리 들여다 봤다.

미리 가 본 2014년의 오송
장밋빛 바이오밸리 완성

2014년 식약청 공무원 A씨

식품의약품안전청에 근무하는 A씨(42)는 2013년 겨울 3년간의 기러기 아빠 생활을 청산했다. 큰 아이의 중학교 입학에 맞춰 서울의 집을 팔고 40평이 넘는 아파트를 마련해 이사한 것.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 딸을 전학시켜야 하는 게 아쉽지만 아내가 당분간 전업주부로 아이를 돌봐줄 수 있어 큰 걱정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서울 집 보다 훨씬 넓은 아파트를 구입하고도 시세차익으로 대출금까지 말끔히 갚을 수 있어 뿌듯하기 까지 했다. 지방으로의 이사를 망설이던 아내는 오히려 넓어진 집과 주변 여건에 만족하고 있으며 KTX를 이용해 불편 없이 서울 친정 나들이도 할 수 있다고 좋아한다.

물론 A씨가 처음부터 이사를 결심한 것은 아니었다. 2010년 12월 식약청의 오송 이전을 앞두고 직장을 옮길까도 고민했었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A씨로선 갑작스런 지방생활이 달갑지 않았던 것.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오송은 덩그러니 아파트촌과 식약청을 비롯한 이전기관들의 건물들만 들어섰을 뿐 변변한 상업이나 문화시설 없이 황량한 수준이었다. 이전 초기 출근길 KTX에서 내리자마자 얼굴을 때리던 한겨울 칼바람이 왜 그리도 싫었는지 돌이켜보면 웃음이 묻어난다.

A씨는 그렇게 2년쯤 못마땅한 지방근무를 하다 오송역을 중심으로 주변이 개발되고 행정타운과 첨단의료복합단지에 수많은 기관과 기업이 들어서는 것을 보며 이사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이들 교육이 걱정이긴 했지만 바이오와 보건·의료분야가 특화된 대학과 대학원, 자립형 사립고가 세워져 오히려 서울생활 보다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송역을 중심으로 상업과 문화·여가시설이 빼곡히 들어서고 있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집에서 걸어서 10분이면 대도시 못지않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으며 미리 계획만 한다면 서울이나 대전을 찾아 쇼핑도 가능하다. 이사 얘기는 꺼내지도 못하게 하던 아내도 몇 번 오송을 방문해 변화하는 모습을 눈으로 보며 마음을 돌렸다. 이제는 친구들을 불러 넓은 집을 자랑하는 오송 예찬론자가 돼 버렸다.

작지만 큰 도시 오송

오송 바이오밸리의 면적은 954만2000㎡(288만6000평)로 타 지역의 규모가 큰 산업단지와 비슷한 정도다. 주택 또한 아파트 1만2500세대가 대부분이며 상주인구도 소규모 군 지역 수준인 5만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오송이 갖고 있는 힘은 인구 100만명의 큰 도시와 맞먹는다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다. 오송1·2단지에 100개가 훨씬 넘는 기업이 입주했고 첨단의료복합단지는 핵심·지원시설이 들어서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다. 국내외 대학과 기업의 연구소, 벤처기업들의 입주문의가 끊이지 않는 등 대구 첨복단지에 절대적인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는 대구가 갖지 못한 고속철도 경부·호남선 분기역의 경쟁력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불과 40분, 부산에서도 2시간이면 닿는 국토의 중심이자 교통이 요지, 대전(대덕)과 오창, 증평을 잇는 첨단산업벨트의 허브로서 큰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바이오밸리 계획 당시 우려됐던 정주여건도 오송 역세권이 차질없이 개발되면서 말끔히 해소됐다. 오송역 주변에는 컨벤션센터, 환승센터, 호텔, 종합병원, 대형 백화점, 비즈니스·쇼핑센터, 각종 문화시설이 빼곡히 들어섰고 오피스텔이나 식당가 등 배후 상업시설도 속속 조성되고 있다. 특히 호남고속철도 개통을 계기로 오송역 주변 개발 속도에 더욱 탄력이 붙어 계획대로 2017년까지 조성이 마무리 될 전망이다.

여기에는 오송바이오밸리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면서 아이디어를 국제공모하고 이를 토대로 중장기 사업과 세부 사업의 체계화에 성공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이를 통해 민간자본을 유치할 수 있었으며 현실에 기반한 마스터플랜으로 안정적인 개발사업이 가능했던 것이다.

100년의 시차 대전과 오송
1914년 호남선 개통된 대전역과 차이는 1000년?

대전은 1905년 경부선에 이어 1914년 호남선 철도가 개통됐다. 1910년 1255만6429원의 사업비로 착공한 호남선은 당초 1921년 개통예정이었지만 이해 한일합병이 체결되자 일제는 5개년 계획으로 앞당겼다. 비록 일제가 수탈한 쌀을 빨리 가져가기 위해 공기를 절반 이상 단축한 것이지만 대전으로서는 비약적인 발전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었다.

정확히 100년 뒤 오송은 고속철도 호남선이 개통된다. 오송이 일반 열차 보다 최대 3배나 빠른 KTX 경부선과 호남선의 분기역이 됨으로서 새로운 교통의 요지로 자리를 굳히게 된 것이다. 오송은 대전이 갖고 있지 못한 생명과학단지는 물론 첨복단지와 보건의료행정타운을 배후에 두고 있으니 그 파급효과는 호남선 철도가 개통된 100년 전의 대전보다 최소 10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송만을 놓고 보면 인구 5만의 초미니 도시지만 청주와 오창, 증평 등 인근 지역과의 연계와 계획된 바이오밸리 주변지역의 개발 파급효과까지 감안한다면 향후 발전의 정도를 가늠하기 조차 어려울 정도다.

충북도 관계자는 “오송은 보건·의료·행정에 바이오산업까지 확실한 성장동력을 갖춘 지역이다. 여기에 주변 도시와의 연계와 벨트화가 가능하고 교통의 요지라는 장점도 작용해 충청권 핵심이자 충북의 랜드마크로의 성장이 확실시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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