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여할까, 간섭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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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여할까, 간섭할까
  • 충북인뉴스
  • 승인 2011.01.0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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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배 청원군청소년수련관 관장

최근 실시한 청소년의 실태조사에서 한국 청소년들의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은 부모의 간섭과 잔소리로 나타났다. 물론 부모들은 간섭이 아닌 관여와 교육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아이들은 아직 어려서 세상을 잘 모르니, 부모가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공부 잘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하루 스케줄을 계획 관리한다. 그래서 로봇처럼 말 잘 듣는 아이는 모범생이 되며 그렇지 않은 아이는 문제아가 된다. 나름 문제아에게는 보상과 처벌을 통해 모범생대열에 끼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모범생들은 매일 질문한다. “엄마, 이거 다했는데, 또 뭐해요?”

그래서 일까? 최근 오스트리아 의과대학에서 185개국을 대상으로 지능지수를 측정하였다. 특별히, 수학분야의 지능을 측정하였는데, 그 결과 한국인의 IQ가 홍콩(108)에 이어 세계 2위(107)로 밝혀졌다. 미국은 98로 21위, 이스라엘은 94로 45위였다. 이를 보고 많은 사람들은 한국인의 머리가 역시 좋다며 자족하고 있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는 수학이나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지 못할까? 그렇게 어렸을 때 세계수학경시대회에서 1, 2위를 휩쓸던 아이들이 왜 커가면서 뒤처지게 될까?

70여년 전 자신에게 9명의 건강한 아이를 주면 그 아이들을 부모가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 한 심리학자가 있었다. 심지어 거지부터 판사까지 만들고 싶은 대로 모두 만들 수 있다고 하였다. 미국의 행동주의 심리학자 왓슨이 한 말이다.

인간은 자극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니, 자극이 되는 주변 환경의 변화로 행동을 변화시켜 새로운 모습으로 만들 수 있다는 이론에서였다. 왓슨의 이러한 말은 미국전역의 부모에게 파란을 일으켰다. 그래서 많은 부모들은 행동주의의 연합, 보상과 처벌, 그리고 모델링을 배워 적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자 않아 뭇매를 맞으며 쇠퇴하기 시작한다. 인본주의 심리학자들이 등장하면서 왓슨의 인간관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기에 그렇게 쉽게 변화하지 않으며, 만약 왓슨의 말처럼 인간을 원하는 대로 만들었다 해도 그것은 인간의 독특성과 잠재력을 무시한 비인간적인 이론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언급했듯, 아이에 대한 부모의 깊은 관여는 잠시 아이를 모범생처럼 만든다. 적절한 부모의 보상처벌 방책이 있으면 그 모범생은 좀 더 유지 되겠지만, 많은 부모와 자녀는 지쳐간다. 왜 그럴까? 그건 부모의 깊은 관여는 상대적으로 자녀의 자발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자신의 독특한 잠재력을 모르고 부모의 말에 순종하기만 하면 비인간적 기계가 될 뿐이다. 물론 그렇다고 아이들을 방치한다면 그도 안 될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20%만 관여하라고 말하고 싶다. 부모가 원하는 특별과제 20%만 관여하고 나머지는 아이들에게 선택의 자유를 주자. 모든 아이들은 그들만의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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