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스마일 시장이 분노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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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스마일 시장이 분노한 사연?
  • 윤상훈 기자
  • 승인 2011.01.12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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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 의회, 새해예산 대폭 삭감 집행부와 마찰 예고

서울시가 새해 예산안을 놓고 시장과 의회 간 극한 대립으로 주민투표론까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제천시에서도 새해 주요 사업예산이 시의회 의결 과정에서 삭감돼 집행부가 강력 반발하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
제천시는 지난 연말 총 100억 원 규모의 새해 예산안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의회는 예결위와 본회의 심의 과정에서 45억여 원이 삭감된 55억원의 새해 예산을 확정했다.

▲ 제천시가 제출한 새해 예산을 의회가 대폭 삭감해 물의를 빚고 있다. 사진은 시의회 전경.
이에 따라 청전동 구 시청사에 입주해 있는 사회복지과와 여성정책과를 본청으로 옮기기 위한 시의회 청사 증축 등 관련 예산 7억 원과 면 단위 하천변 생활체육공간 확충 예산 3억 원이 전액 삭감됐다.
시는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하지 않는 한 이들 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제천시 관계자는 “사회복지과와 여성정책과가 차량으로 10분 이상 거리인 청전동에 떨어져 있어 복지시책 수립과 집행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민선5기 출범 이전부터 본청 이전을 검토해왔다”고 배경을 설명한 뒤 “그러나 이번에 의회가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해 사실상 사업 추진이 어려워졌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청사 증축, 공원조성 등 전면삭감

하천변 생활체육공간 확충 사업에 대해서도 “도시 지역과는 달리 생활체육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면 단위에 관련 시설을 설치하고자 했으나 이마저 전액 삭감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의회는 복지 관련 2개 부서의 본청 이전이나 생활체육공간 확충 등은 민생과 직결되지 않은 불요불급 예산이라는 판단에 따라 전액 삭감이라는 강수를 뒀다. 집행부와의 시각차가 확연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의회는 또 현 시장 임기 전부터 실시해온 ‘푸른제천아카데미’ 운영 예산 5800여만 원도 대폭 삭감해 2740만 원만을 승인했다.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중소기업 청년 고용 지원금 6억 원도 반 토막인 3억 원으로 조정됐다. 당초 시는 지역 중소기업 등이 지역 소재 청년을 채용할 경우 최대 75만 원 한도 내에서 급여의 50%를 지원할 계획이었지만 궤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대해서도 시 관계자는 “현재 청년실업 문제는 지방 소도시인 제천시가 안고 있는 심각한 사회 문제 중 하나”라며 “하루 속히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해 서민 경제에 물꼬를 터 달라는 시민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제출된 관련 예산이 절반이나 삭감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국비와 도비 지원이 확정된 체육시설 관련 예산 10억 원도 삭감 위기에 처해졌지만, 용도를 바꾸는 등의 우여곡절 끝에 막판에 살아남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의원은 “이번 예산 삭감은 의장단에 속한 모 의원이 주도했고, 거의 대부분 이 의원의 주장대로 통과됐다”며 “하지만 체육시설 관련 예산의 경우 새해예산에서 삭감하면 이미 확정된 국비와 도비까지 반납을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다수의 의원들의 반대로 겨우 살려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삭감 예산 중 대부분은 복지 증진이나 고용창출 관련 예산이어서 민생과 관련이 적다는 의회의 논리가 과연 시민에게 설득력을 얻을지 의문”이라며 “뜻 있는 의원들 사이에서는 특정 의원의 입김에 따라 의회 운영과 안건이 좌지우지되는 현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걱정했다.

이와 관련해 시는 집행부가 시민의 여론과 우선순위에 따라 제출한 예산안을 전액 또는 대폭 삭감한 의회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특히 이를 주도한 모 의원을 격정적으로 성토하는 분위기다.
삭감된 예산안이 확정된 후 미스터 스마일로 통하는 최명현 시장도 의회의 일방주의적 행태를 거론하며 진노했다는 후문이다.

결과적으로 예산 심의권을 무기로 집행부의 기를 꺾겠다는 의회의 구상은 성과를 거둔 모양새다.
그러나 예산삭감이라는 전리품을 챙기는 대신 ‘복지’와 ‘서민경제’라는 명분은 잃은 셈이어서 집행부의 반격이 여론의 지지를 얻을 경우 의회가 뜻하지 않게 궁지에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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