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는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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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미래
  • 충북인뉴스
  • 승인 2011.01.12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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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광섭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부장

뽀드득 뽀드득. 북풍한설이 밀려오는 새해 아침, 눈발 가득한 산성길을 걷는다. 푸른 솔숲이 하얗게 새 옷으로 갈아입으니 설국이 따로 없다. 이름 모를 새 한 마리 푸드득, 하얀 솔잎위에 내려앉아 날개깃을 적시고 칼바람의 리듬에 맞춰 눈꽃이 휘날린다. 저 산 너머 햇살까지 쏟아지니 맑고 향기로운 서정이 내 몸속으로 밀려온다.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하늘 한 번, 들녘 한 번 들러보며 하얀 솔잎의 내밀함에 빠져 본다. 번잡하고 막막하기만 한 도시의 풍경을 보면서 나는 누구이며, 무엇 때문에 이곳에 와 있는지, 그리고 어떠한 삶이어야 하는지 잠시 번뇌의 시간을 갖는다. 늘 처음처럼 맑고 향기롭게 살아왔는지, 행여 나만의 욕망 때문에 이웃들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자기성찰의 시간이다.

사람의 마음이 신묘한 것은 똑같은 산을 오르내리는데도 새 해 아침에는 모든 것이 새롭고 내 마음가짐도 단아하다. 뭐라도 다 이룰 수 있을 것 같고 용서하며 배려하는 인간미가 내 몸 안에 가득 들어와 있는 것 같다.
내게도 생명과 열정과 사랑의 DNA가 흐르고 있으니 2011년 한 해도 만사형통할 것 같다.

만사형통은 그냥 이루어지지 않는다. 슬기로운 토끼처럼 구멍을 셋 파 놓고 상황을 대처하는 교토삼굴(狡兎三窟)의 지혜가 있어야 한다. 토끼는 착하고 지혜로운 동물, 그리고 재빠른 움직임 때문에 영특한 동물이다. 하여 옛 사람들은 토끼처럼 천년만년 평화롭고 풍요로운 세계에서 아무 근심걱정 없이 살아보자는 이상세계를 꿈꾸지 않았던가.

로버트 루트번스타인은 저서 ‘생각의 탄생’에서 창조적 사고와 지식의 대통합을 강조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아인슈타인, 피카소, 마르셀 뒤샹 등 세계적인 과학자나 예술가 모두가 창조적인 사고와 행동, 그리고 지식의 대통합을 통해 새로운 결과물을 창출했음을 역설하고 있다.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새로운 미래가 온다’라는 저서를 통해 논리적 선형적 능력, 컴퓨터와 같은 디지털 능력을 요구하는 정보화 시대에서 창조의 능력, 공감의 능력, 큰 그림을 그리는 능력을 필요로 하는 하이컨셉과 하이터치의 시대로 이동해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순한 기능과 지식정보의 우월성만으로는 무한경쟁의 국제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도 10년이 지나고 새로운 10년을 맞이했다. 글로벌 시대의 총성 없는 전쟁은 이미 시작됐고 국가와 지역이 경쟁적으로 살아남기 위한 묘안을 짜내느라 여념이 없다.

충북의 2011년 아젠다는 무엇일까. 지역별로 차별화되고 혁신적인 문화정책을 만들며, 서민들이 행복한 복지 우선 행정을 펼치고, 생태 및 녹색프로젝트를 통해 살아있는 에코뮤지엄 토양을 구축하고, 인재양성과 교육선진화를 통한 글로벌 리더십이 아닐까.

이를 위해서는 지역간, 정파간, 계층간 갈등과 대립의 환부를 도려내고 충북의 문화DNA, 우리만의 우성인자가 무엇인지 분석해내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충북인의 삶과 문화적 특성은 무엇인지, 지역의 역사·생태·정신적 가치는 무엇인지 따져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고유의 삶과 멋을 창조적으로 발전시키고 이를 통해 새로운 문화브랜드를 만들며 시민사회의 공감을 얻어내고 감동과 사랑이 넘치는 충북을 만드는 마스터플랜을 서둘러야 한다.

창의의 자양분인 문화를 비옥하게 하고 창의의 홀씨인 예술을 널리 퍼뜨려서 문화복지를 실천하고 문화브랜드를 만들며 창조도시로 발전시켜야 한다.

충북의 문화원형을 스토리텔링 및 콘텐츠화 하고 지역별로 차별화된 문화행정을 펼치며 시민사회에 함께 참여하며 감동의 나래를 펴는 복지사회가 되면 더욱 좋겠다. 함께 생각하고 함께 참여하며 함께 힘을 모야 함께 이루는 미래가 진정한 선진사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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