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 화석은 5만년전 인류 생존 증명”
인 / 터/ 뷰 김정률 한국교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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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 화석은 5만년전 인류 생존 증명”
인 / 터/ 뷰 김정률 한국교원대 교수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4.02.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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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최초, 제주서 사람 발자국 화석 발견
구석기인 신체구조와 활동경로 밝힐 중요자료

“나는 학자일뿐인데 이렇게 연일 매스컴에 보도된다는 것이 참 낯설게 느껴진다. 솔직히 번잡스럽기도 하다.” 김정률 한국교원대(지구과학교육과·49)교수는 최근 학계를 떠들석하게 만든 5만년전으로 추정되는 ‘사람발자국 화석’을 발견한 주인공이다.

이번에 제주도서 발견된 사람발자국화석은 아시아 ‘최초’이기에 더욱 주목을 받았다. 아프리카, 케냐, 탄자니아, 남아프리카 공화국, 프랑스, 이탈리아 칠레 등 현재까지 6개국에서 사람발자국이 발견됐다. 김교수는 “현재 360백만년전 아프리카 탄자니아 ‘레톨리’지층에서 화석이 발견된 바 있으며, 제주도 화석은 약 5만년전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자국 화석은 ‘5만년전 구석기시대 현생인류와 같은 사람이 제주도에서 두 발로 걸어다녔다’는 명제를 증명하고 있다. 210mm부터 250mm까지 크기가 다양한 100여개의 사람 발자국이 발견된 것. 김교수는 “인류학자들이 발자국과 사람 신장과의 관계를 조사한 논문자료에 의거하면 발견된 발자국은 ‘청소년’시기로 추정되며, 아마 맨발로 먹이를 사냥을 하기 위해 걸어다니는 발자국으로 보인다.  보폭을 볼때 뛴 흔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우리조상의 신체적인 구조와 구석기인들의 활동경로를 밝힐수 있는 중요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결화석 발견후 강한 확신 들어

그의 이번 발자국 화석의 발견은 지난 2001년 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주도에서 지구과학 선생님으로 재직하고 있는 제자를 해후하며 우연히 물결자국이 선명한 지층사진들을 보게 됐다. 묘한 직감이 밀려왔고, 또한 이지역은 10년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던 터라 무언가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이끌렸다.”

김교수는 그해 여름 대학원생들과 본격적인 현장답사를 통해 새, 사슴 발자국과 식물, 무척추동물 화석등을 발견했고, 이를 토대로 한국과학재단으로의 ‘지방대학 우수 과학자 육성 지원(2002년 4월부터 2004년 3월)’프로그램에 ‘포유류와 조류 발자국의 화석에 대한 고생물학적’ 프로젝트를 신청했다.

김교수는 그후 대학원생들과 함께 청주와 제주를 오가며 연구를 진행했다. 평일에는 학교에 매여있다가, 주말과 방학때는 어김없이 제주도로 내려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지난해 10월, 제주도 남제주군 대정읍 상모리 바닷가 수중화산이 터지면서 만들어진 바위 위에서 여러동물의 발자국 1200여점을 발견하게 됐다. 그 가운데 발자국의 크기와 고유특징을 보아 사람발자국 화석을 발견하고 학계에 발표했다는 것. 또한 현장답사에는 충북과학교 김경수 교사와 보은중학교 정서영 교사가 함께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교수는 “외국 논문자료와 사람 발자국의 특징을 여러차례 확인한 후학계에 발표했다. 사람의 발자국은 포유류의 것과 달리 엄지발가락이 옆을 향해있지 않고 또한 뒤꿈치, 앞꿈치, 중간호가 잘 나타난다. 그리고 충격흡수를 완화하기 위해 사람의 발은 움푹 들어간 ‘아치(arch)’가 특징인데, 이 또한 잘 보존된 형태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앞으로의 과제는 “종합적인 학술연구수행과 발견장소의 보존과 활용가치연구 등” 이라고 밝혔다.

그는 85년도 서울대학교에서 학위를 수여받고, 영국리버폴과 캐나다 뉴브런스위크에서 발자국연구를 해왔다. 대학원 시절부터 ‘발자국’에 대해 논문을 작성했다는 것. 김교수는 “두개골, 뼈등에 대한 연구는 활발하지만 발자국은 미개척분야다. 발자국의 매력은 살아있는 움직임을 설명할수 있다는데 있다. 사람이 언어와 불, 도구를 사용하기에 앞서 두 발로 걸어다녔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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