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아니면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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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아니면 산이다
  • 충북인뉴스
  • 승인 2011.03.3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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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경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충북본부 집행위원장

지난 3월 11일 일본 동북부 해안가를 강타한 리히터 규모 9.0의 대지진이 발생한 후 그 여파로 당사국인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지진과 쓰나미, 원자력의 공포에 술렁이고 있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지진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우리나라 역시 그 후폭풍은 만만치 않다.
1000년 전에 있었던 백두산 화산 폭발은 발해 멸망의 원인으로 거론될 정도로 지난 2000년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폭발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런 우려를 북한도 함께 한 것일까, 북한은 지난 17일 지진국장의 명의로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와 현지답사, 학술토론회 등 협력사업을 추진시켜 나가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자’고 남쪽의 기상청장 앞으로 통지문을 보내왔다.

몇 년 전부터 백두산의 화산이 폭발할 것이라는 주장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는 터라 북한의 이러한 제의는 현재 꽉 막혀 있는 남북관계를 뛰어 넘을 수 있었다.

백두산의 폭발 가능성은 2002년 중국 동북부 왕청현에서 리히터 규모 7.3의 지진이 일어난 후 제기되었다. 왕청현 지진 이후 백두산에서는 한 달에 250여 차례의 크고 작은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고 있고 이로 인하여 암반에 균열이 생기고, 천지 주변이 7cm가량 융기했다고 한다. 특히 2010년 11월에는 백두산 천지와 인근 숲에서 화산가스가 목격됐다고 한다.

이 외에도 백두산의 화산폭발 징후는 더 있다. 이유도 모른 채 나무들이 말라 죽는가 하면 5km에 걸쳐 뱀 떼가 나타나기도 했다. 여하튼 수 년 안에 여전히 활화산인 백두산이 폭발한다는 것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백두산이 폭발하면 사실 남쪽은 편서풍의 영향으로 백두산 주변지역보다는 당장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남쪽 또한 북쪽과 마찬가지로 큰 피해를 입게 된다. 화산이 폭발하면 북한 지역에는 동,식물의 생존이 어려워지게 되고 냉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 등으로 기근과 전염병도 우려되고 남쪽도 화산재로 인한 호흡기 질환에 냉해 피해, 또한 항공대란으로 물류 이동이 올스톱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고 한다.

사실 남과 북은 6.15 공동선언의 약속대로 이미 2007년 12월에 보건의료, 환경보호협력분과위 1차 회의를 개성에서 열고 백두산 화산 활동에 대해 공동으로 연구하기로 합의했었고, 당시 북측은 남측에게 백두산에 지진계를 설치해달라고 요청을 했었다. 그러나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모든 것이 지금과 같이 중단되어 버린 것이다.

이번 북측의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 제안이 처음에는 ‘당국 차원’에서 논의되다가 ‘민간차원’으로 대응수위가 낮아지기는 하였으나 이렇게라도 남과 북이 한반도의 공동운명임을 확인하고 함께 대응해 나가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갖게 되었다는 것이 큰 다행이다.

그동안 남과 북은 매시기 서해 북방한계선(NLL)문제, 지난해 천안함, 연평도 포격사건등 바다에서 많은 갈등을 겪어왔다. 아직도 그 바다의 수렁에 빠져 남북관계가 파국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산에서 남북 간의 만남이 만들어 질 조짐이다. 그것도 북에서는 혁명의 산이라 하고, 남에서는 민족의 영산이라고 하는 백두산에서 말이다.

현지답사를 하려면 남과 북이 함께 백두산에 올라야 할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북 간의 ‘백두산 협의’가 탈 없이 소원해진 남북관계를 풀어내는 계기가 되어 남과 북, 한민족이 함께 살기 위한 방안을 백두산에 올라 함께 모색하는 그 모습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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