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오리농장 신축에 산곡동이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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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오리농장 신축에 산곡동이 뿔났다
  • 윤상훈 기자
  • 승인 2011.05.0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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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오염, 가축 질병 유입, 경제권 침해 우려…“오리농장 입구 폐쇄” 경고

제천시 산곡동 정상에 조성 중인 대규모 오리농장과 관련해 인근 지역 주민들이 물리력 행사를 검토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 4월 17일 “지난 1월 7일부터 진행 중인 오리농장 신축 공사가 마무리돼 농장이 가동되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에 전 동민이 수차례 공사 중단을 요청했음에도 (농장 측이)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며 “주민 동의 없이 허가를 내 준 시청과 공사를 강행하는 업주는 즉시 허가를 취소하고 공사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 제천시 산곡동에 조성 중인 대규모 오리농장 신축 현장. 주민들은 환경오염, 가축 질병 유입, 주민 경제권 침해 등 각종 피해가 예상되는 오리농장의 신축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어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사업장 입구 폐쇄 같은 물리적 대응에도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

주민들은 오리농장이 건립되면 수질, 토양은 물론 대기오염과 같은 환경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1만 평이 넘는 대규모 농장에서 배출되는 오리 분뇨 중 일부라도 땅 속으로 유입될 경우 식수원인 지하수뿐 아니라 토양 오염도 피할 수 없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특히 오리농장으로 인해 주변 가축에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 김모 씨는 “우리 마을은 얼마 전 제천에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에도 전 주민이 외부인 출입통제와 차량 소독 등 총력 방역 활동을 통해 이를 완벽히 차단했다”며 “하지만 대규모 오리농장이 들어서면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차량이 드나들 수밖에 없어 가축 전염병에 매우 취약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씨는 이어 “만일 조류독감 같은 오리 전염병이 발생하면 소, 사슴, 염소 같은 기존 가축들의 이동 제한이나 차량 통행까지 제한돼 주민들의 경제활동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오리농장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주민들은 또 오리농장을 오가는 차량 소음 때문에 주변 농가에서 사육 중인 가축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유산, 사산 같은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바람이 불면 오리털, 먼지 같은 이물질이 마을에 유입돼 주민 생활에도 큰 불편과 피해를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막대한 물을 필요로 하는 대규모 농장의 특성 상 마을 정상에 중·대형 지하수 관정이 가동될 것을 판단됨에 따라 주민들은 물 부족 사태에 대한 불안감도 감추지 못했다.

주민 박모 씨는 “인근 산곡1통 목골마을의 경우 주변 도계상에서 대형 관정을 판 이후부터 식수와 생활용수 부족 현상이 발생해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은 사례가 있다”며 “오리농장은 이보다 더 많은 물을 필요로 할 것으로 보여 농장이 본격 운영되면 인근 지역의 물 부족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주민들은 마을로 진입하는 농로가 주민들이 각자 땅을 희사해 조성한 개인 땅임에도 시가 주민 의견 청취 없이 오리농장을 허가했다며 시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과거 자신들은 작은 축사 하나를 신축하려 해도 진입 도로 문제를 거론하며 허가에 미온적이던 시가 이번에는 대형 차량과 가축 통행이 예상되는 대규모 오리농장을 별다른 조건없이 승인해주었다는 것이다.
박 씨는 “마을 최상단에 위치한 오리농장으로 가려면 반드시 마을 농로를 거쳐야 하는데, 이 도로는 주민들이 십시일반 각자의 땅을 희사해 조성한 개인 도로”라며 “그럼에도 도로 주인들의 허락없이 상류에 시설을 허가한 시의 처사는 명백한 월권”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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