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50% 가까이 학교관련업 '냄새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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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50% 가까이 학교관련업 '냄새나네…'
  • 경철수 기자
  • 승인 2011.05.12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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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부정·전임회장 사람 앉히려 교육청까지 나서 의혹
지출영수증 보여주며 적극해명… 신임집행부 쇄신 다짐

   
▲ 전 청주시 학교운영위원회협의회 이사회는 지난해 말 '도의회 거수기 발언 논란'과 관련해 청주시 교육지원청 소회의실에 모여 대책회의를 가진 바도 있다.
<청주시 학운위협의회장 각종의혹 해부>청주시 학교운영위원회협의회장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1일 오후 청주교육지원청 대회의실에서 비공개로 열린 '2011학년도 청주시학교운영위원회협의회 정기총회'. 비교적 젊고 참신한 인물로 평가 받는 오영균(41) 신임회장이 선출되면서 후보 난립으로 인한 그동안의 부정적인 시각이 일단락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비공개로 열린 청주시학교운영위원회협의회(이하 청주시학운위협의회)장 선거와 관련해 투서가 접수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오 신임회장이 김종호(47) 전임회장의 사람으로 청주교육지원청까지 나서 선거에 개입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논란이 계속되자 일부 학운위원장은 앞으로 협의회 활동에 불참할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오 전 회장이 전임 이사진에 포함돼 있어서 생긴 오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오 회장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불거진 '선거관리위원회 구성'과 '결산 임시 이사회를 꾸리는' 문제를 두고 규약개정에 대한 의지를 내 비치고 있다. 이는 각종 논란을 잠재우고 순수 봉사단체로 되돌아가기 위한 수순으로 생각하고 있다. 오 회장은 신임 이사진도 초·중·고 협의회장에게 일임해 신임 집행부가 꾸려진 상황이다.

청주교육지원청 결과적 선거개입
하지만 과정이야 어떠하든 결과론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형국이 된 청주시교육지원청은 빈축을 사고 있다. 일각에서는 "봉사단체요 임의단체인 청주시학운위협의장 선거에 교육공무원이 개입하고 장소까지 제공하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협의회장 후보로 추천 지명된 전 청주교육지원청 표모 관리국장의 사의표명을 도우면서 결과론적으로 오 신임회장이 경선 없이 당선되는데 도움을 준 청주시교육지원청 김모 관리계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심지어 일부 학운위원장들은 청주시학운위협의회 전임 집행부의 회계부정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지난해 12월9일 오후 청주 선프라자에서 열린 후원의 밤 행사에서 받은 교복, 안경 등의 협찬 물품(상품권)의 사용처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또 협의회 회계장부(원장)와 다른 정기총회 결산내역서도 이 같은 의혹을 사는데 한몫 하고 있다. 우선 결산 내역에는 꽃값 사용료가 '후원의 밤 행사 꽃값 60만원'으로 한정되어 있으나 회계장부 지출내역은 이보다 많았다.

또 사무처장 통신 사용료도 장부에는 50만원이 지출되어 있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결산내역에는 후원의 밤 행사와 관련 '사무처장과 사무국장 통신료 110만원'이나 지출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특정단체 협찬비, 선진지 견학비 등의 사용처에 대해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전임 이사회(임원진)가 학교운영위원장으로 있는 학교를 중심으로 협찬 물품과 장학금을 전달했다는 특혜성 시비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백선희 전 사무처장은 "각종 의혹을 제기해 이미 2차례 내부 감사를 진행했다"며 "후원의 밤 행사 수익을 원장에 기록하지 않고 따로 결산을 보다 보니 생긴 오해다"며 "또 일부 꽃값의 경우 잡비 항목에 추가해 결산을 보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전 임원진(이사회)이 후원의 밤 행사 등을 위해 남달리 고생한 점이 있어 이들 학교에 협찬품과 장학금을 우선 전달한 것은 사실이지만 적어도 회비를 낸 운영위원장들 학교가 소외되지 않도록 안배하는데도 신경을 썼다"고 덧붙였다.

"순수 봉사단체 살리려 규약개정도"
적어도 형평성 시비는 있을지 몰라도 회계부정은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 백 처장은 취재과정에서 '심란한 마음에 폐기처분했다'던 회계문서와 영수증을 뒤늦게 확인해 줬다. 하지만 전임 협의회장 시절 연간 2500만원 하던 후원기금이 김 전 회장이 3년 연임하던 기간 동안 연간 2억 원이 넘게 된 데 대한 각종 의혹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일각에서는 '학교관련 일을 하는 임원들이 무리해 찬조한 결과가 아니겠냐'는 시각도 있다.

그 증거로 전임 이사진 30여 명 중 50%에 이르는 15명 정도가 건설업, 실내 인테리어, 식자재 납품, 문구사 운영 등 학교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 또 총 33명의 임원진 중 64% 이르는 21명이 지역위원이란 이유도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전 회장은 "저소득 가정 아이들을 위한 장학사업, 사랑의 연탄 전달 등 소외계층을 위해 좋은 사업을 하려 초·중·고 협의회장과 사무국장이 노력해준 덕분이다. 여기에 백 전 처장과 개인적으로 기업후원을 받으려 불철주야 노력해 이룬 결과다. 후원의 밤 행사에서 교복과 안경 협찬한 사람들을 인사 시킨 것이 이 같은 오해를 산 것 같다"고 말했다.

전 청주시학운위협의회장들은 "학교관련업체들 후원을 받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진작부터 있었다"며 "우리도 후원의 밤 행사를 해마다 가졌지만 학교관련업체는 괜한 오해를 사지 않으려 배제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은 나름대로 협의회 기금을 2억 원 이상으로 규모를 키웠지만 학교관련업체 후원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괜한 오해를 사고 있는 듯 해 안타깝다. 이 같은 구설수가 교육계 현안과 관련해 기민하게 대처하고 한 목소리를 내는데 방해가 되지나 않을까 우려가 된다"고 꼬집었다.

오 신임 회장은 "전임 집행부의 노력을 잘 안다"며 "학운위 초짜가 협의회장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 어쩌면 눈에 거슬렸을 수도 있다"며 "아마도 학운위원장들은 투명하고 공정한 협의회 운영을 원하고 있는 듯하다. 특히 이익단체가 아닌 봉사단체로서 말이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신임 집행부가 '누구의 사람'으로 매도되어 경험이 많은 전임 집행부의 조언을 받는데 방해가 된다면 이 또한 학운위협의회 발전에 저해가 되는 일일 것이다. 혹여 색안경을 끼고 우리를 바라보는 이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봐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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