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것이 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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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것이 더 아름답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4.03.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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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일현 ‘화엄의 바다’

조일현 사진전이 서울 김영섭 사진화랑에서 2월 27일부터 3월 11일까지 열리고 있다. 전시테마는 ‘화엄의 바다’. 작가는  삶과 죽음, 선과 악, 미추 등의 이분법적 경계를 허물어 놓는다. 즉, 때로는 죽어 있는 것들이 살아있는 것들보다 더 아름답게 장식돼 있다.

그는 ‘화엄’에 대해 “팔만대장경에 나오는 이야기다. 부처님이 말씀하신 윤리의 근본은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라고 본다. 그리고 불제자로서 지식도 지혜도 없는 ‘무명’이라고 나름대로 해석해 본다”고 설명했다.

‘화엄의 바다’의 ‘바다’는 서해의 새만금이다. 끊임없는 순환과 정화의 역할을 해야할 서해는 몇년전부터 사람들의 이기적인 욕심으로 찢기고 있다고 했다.

그는 갑자기 “연꽃은 더러운 못에서 핀다”는 예를 들었다. 이처럼 작가가 새만금을 ‘미’로 포장해서 찍어냈던 것은 그곳에서 생명을 보았기 때문이다. “황폐한 땅에서 생명이 움트는 것을 보았다. 새싹이 자라고 있었고, 인간의 의지로 바꿀수 없는 자연의 질서를 읽었고, 그곳에서 희망을 찾았다.” 작가는 20여년동안 사진작업을 해왔고, 최근 5년간 ‘화엄의 바다’ 테마에 매달렸다.

너무 늦은 전시가 아니냐고 묻자 그는 “물론 사진작가이지만 전시를 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내 작업은 종교적인 ‘업’을 풀어내는 일이기 때문이다”고 답했다.
권희돈 청주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는 “바다에 숨어있는 죽은 조개무덤들과 그곳에 잎을 피운 갯나물들위에 그는 ‘보라빛 채색’을 입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문의 02-733-63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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