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소 먹은 아이들 건강검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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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소 먹은 아이들 건강검진부터…
  • 경철수 기자
  • 승인 2011.07.1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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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철수 사회문화부 기자

   
얼마 전 무한리필 현수막을 내 걸은 고기 집을 가족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구제역 파동이후 ‘금겹살’이란 신조어가 유행할 정도로 삼겹살이 비싸졌는데 무한리필이라니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사실 요즘 1인분에 1만1000원대의 삽겹살 무한리필을 홍보하는 현수막은 시내 곳곳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모두가 구제역 파동으로 한우와 한돈 가격이 뛰면서 새롭게 나타난 홍보 마케팅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실제 요즘 삽겹살 1인분 가격은 1만원이나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입맛이 떨어지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리는 중국산, 소 삽겹살은 미국산, 돼지 삽겹살은 터키산과 호주산이었습니다. 그나마 청정지역 삽겹살이야 이해되지만 광우병(미친소) 파동을 한번 겪은 기자 입장에선 무한리필이라 해도 미국산 소 삽겹살은 쉽게 먹기 힘들었습니다. 항간에는 LA갈비도 맛있고 한국전쟁이후 식량 원조를 받은 나라로서 배부른 얘기란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갈수록 믿고 먹을 것이 없는 사회가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시골이 집인 기자 입장에선 앞으로 기르고 재배한 것만 먹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웃지 못 할 고민도 해 봅니다. 얼마 전 불법 도축된 병든 소가 학교 급식으로 납품된 사건을 두고 건강한 생활 먹을거리를 추구하는 5개 생협이 충북도교육청에 학교급식 납품 명단 등의 정보공개 청구를 한 것을 두고 이해관계가 다른 교원단체들이 반박성명을 낸 바 있습니다. 생협은 책임지려 하는 사람들이 없어 공익 소송단을 꾸려 모르고 먹은 다수의 학생들의 피해를 보상받기 위한 수순이라고 합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검찰의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이고 문제가 된 납품업체가 납품한 식자재용 고기가 모두 불법 도축된 문제의 소고기가 아니라서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오히려 막연한 공포심만 불러일으키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일련의 과정에 대해 모두가 충분히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는 일들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단체급식의 허점이 드러난 상황에서 누구도 대안을 세우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 듯 해 안타깝습니다.

더욱이 민노당 충북도당이 앞서 공개한 병든 소 납품 학교를 살펴보면 청주의 한 고등학교와 충주의 일부 초등학교는 지난 1년 내내 병든 소 식자재를 납품한 문제의 업체로부터 고기를 납품받아 왔습니다. 민노당 관계자에 따르면 자료공개가 안되어 있는 일부 학교들도 해당 업체로부터 다수가 받았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더 늦기 전에 해당 학교들만이라도 학생들의 건강검진부터 실시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단체급식이나 학교급식의 본질은 바로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학교급식은 우리아이들에게 우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식자재를 제공하자는 것이 본래의 취지입니다. 지인 중 한 교사는 그렇지 않아도 지난 몇 개월 동안 소고기가 신선하지 않았고 배탈이 자주 나서 고생을 했다고 합니다. 아이들 건강을 진심으로 걱정한다면 더 늦기 전에 건강검진부터 실시해 보는 것은 어떨지 제안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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