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주민자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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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주민자치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1.07.27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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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사회문화부 차장

우리 동네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이 누군지를 알고 있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 자치위원이거나 친인척만이 알고 있다면 비약일까. 지난주 청주시의회에서는 ‘주민자치’를 놓고 토론회가 열렸다. 30개동 가운데 22개동 주민자치위원장이 참석한 이번 행사는 청주희망의원모임에서 개최했다. 청주희망의원모임은 이용상, 이대성 의원들이 뭉쳐 만든 ‘연구모임’으로 ‘주민자치’에 대해 몇 달 전부터 고민해왔다.

실제 수차례 회의를 개최하면서 문제점과 대안을 마련했다. 이날 토론회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초단위인 주민자치가 활성화되기 위한 제안과 지자체의 무관심을 꼬집었다. 요약하자면 거버넌스 형태로 마실커뮤니티지원센터를 구축해 행정단위에서 주민자치의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실커뮤니티 지원센터는 주민자치위원회와 별도로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돼 동네 축제, 동네 신문 발행 및 공동체 회복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다.

동네 축제는 3년 전 명맥이 끊었다. 특색 없는 경로잔치 일색이라 예산을 중단한 것이다.
또 주민자치위원회가 운영하고 있는 주민자치센터의 경우 신선한 프로그램이 공급되지도 못하고 있고, 처음에 등록했던 사람들을 위한 반이 계속 운영되다보니 새로운 사람들이 끼어들 수 없는 구조다. 또 무료로 운영하다보니 프로그램의 질이 떨어진다는 것. 이밖에 주민자치위원회의 대표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어떻게 확보해나갈 것인가 등 근본적인 문제들도 지적됐다.

현재 주민자치 위원회의 활동을 보면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구조다. 정기적인 회의를 열고 있지만 이를 위해 지원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주민자치 위원들은 봉사 성격으로 참여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회의비를 지급하거나 주민자치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짰다. 또한 주민자치위원장의 위상도 재정립해야 하는 상황.

토론회가 끝난 후 주민자치위원장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이들의 뒷얘기를 들어보니 그동안 고민이 참 많았던 것을 짐작케 했다. 동네에 일이 있어도 누구에게 말할 데가 없다, 시의원에게 말해도 달라지지 않는다 등등 불평불만이 오갔다. 그러자 시의원들이 “생각보다 시의원이 힘이 없다”고 자조 섞인 답변을 했다. 국회의원에게 문의하는 게 빠른 길이라는 조언도 함께. 그러자 한 주민자치위원장이 “선거 때만 주민자치위원장에게 잘 보이려고 하지 끝나면 찬밥”이라고 말했다.

행정에서도 이들을 보는 시각은 크게 다르지 않나 보다. 이날 토론회에서 담당과 과장은 얼굴만 내비치고 사라졌다. 시의회와 주민자치위원장이 2시간 넘게 토론회를 했지만 집행부에 의견이 제대로 전달됐는지는 미지수다.

청주희망의원모임과 주민자치위원회는 앞으로 동 주민자치 담당자들과 토론회를 잡아놓고 주민자치의 역할 재정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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