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SBS‘ 2004 인간시장’의 드라마 작가 장영철
“‘화나는 사회’에 통쾌한 ‘펀치'를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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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SBS‘ 2004 인간시장’의 드라마 작가 장영철
“‘화나는 사회’에 통쾌한 ‘펀치'를 날린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4.03.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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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 국문과 87학번, 충북민예총 작가회의 소속
"청주에서 마당극, 희곡 작업 할때가 제일 행복한 기억”

장영철(37)씨는 SBS 월화드라마 ‘2004 인간시장’의 드라마 작가다. 모 방송국 드라마에서 비쳐졌던 드라마 작가는 요가와 재즈댄스를 즐기고, 드럼도 수준급이이서 시청자들은 환상과 관심을 가진 적이 있다. 그러나 장영철씨는 “어쩌다보니 드라마 작가가 됐고, 생각보다 고된작업”이라고 건조하게 답변했다.

그는 충북대학교 국문과 87학번이다. 경기도 안성이 고향인 장씨는 청주에서 대학시절과 이후 충북민예총 작가회의 회원으로 10여년의 세월을 보냈다. 그동안 서울과 청주를 오가며 작업을 병행해오다가 최근 3년전 서울에 짐을 풀었다고 한다. “청주에서 마당극, 희곡형태의 작업을 틈틈히 해왔죠. 극단 새벽과 놀이패 열림터와 호흡을 맞췄는데, ‘달래강 연갗.’제3의 미소’등을 무대에 올렸습니다. 생각해보면 청주에서 희곡 쓰고, 시 쓰고 했던 시절이 가장 행복하게 작업했던 시기인 것 같아요.”

그는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 ‘전망좋은 방’으로 처음 문단에 등단했다. 그리고 94년 KBS 공모에 2부작‘아버지’로 당선됐고, 96년 MBC 베스트극장 극본공모에서 ‘황금빛 정원’으로 최우수상을 탔다. 2002년에는 미니시리즈 ‘정’으로 드라마 작가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그는 소설을 공부하다 시작한 희곡에 매료됐고, 드라마 공모에 당선된 이후로는  줄곧 이 길을 걸었다고 한다.

“드라마 공모에 운좋게 당선이 된 편이죠. 지금도 수많은 작가 지망생들이 공모를 위해 수험공부하듯 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공모당선이 된다고 해도, 사라지는 작가도 많이 있습니다. 치열한 생존경쟁이 벌어지죠.”

그의 이번 드라마 ‘2004 인간시장’은 김홍신 원작의 소설이자, 20년전 드라마로 방영돼 인기를 모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그 당시 드라마를 보니까 20년전의 시대상황을 잘 그려냈더라고요. 장총찬이라는 인물은 동일하지만, 2004년 인간시장은 현재의 사회상을 담아내고 있어요. 지금의 이슈들을 찬찬히 풀어낼 것입니다.”

장총찬은 삼류대 법대생이지만 남다른 정의감과 무술실력을 소유한 인물로 그려진다. 김상경씨가 장총찬 역을 맡고, 인터넷신문기자이자 장총찬의 여자친구로 박지윤(오다혜)과 청년사업가 김상중, 로비스트 김소연 등이 주인공이다. 모두 컴백하는 배우들이라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드라마 제작, 배우 캐스팅에 꼼꼼히 관여하는 편이냐고 묻자 그는 “글쎄요. 배우들을 잘 알지도 못하고, 제작현장에 자주 가는 편이 아닙니다. 다만 배우들이 현재 잘 나가는 ‘청춘스타’는 아니지만, 복귀하는 배우들이고 연기를 잘하니까 열심히 해주리라고 믿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2004 인간시장’통해 우리를 화나게 하는 것들에게 작은 펀치를 날려 보는 이들에게 통쾌함을 선물하고 싶다”고 밝혔다. ‘펀캄를 날릴 인물은 바로 ‘장총찬’이다.  “장총찬은 현실적인 얘기를 현실적으로 풀어갈 것입니다. 영웅 캐릭터는 배제할 것이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약간 엉뚱하고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죠. 서민의 일상에서 부딪히는 아픔과, 적들에 대한 항거를 보여줄 것이죠.”

시청률에 연연해 하지않고,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이 즐겁고 행복해지기를 바란다는 그는 “처음에는 PD들하고 싸우기도 많이 했지만, 이제는 선택적인 수용을 하는 편이죠. 귀를 열고, 방송에 대한 의견을 찾아 듣습니다”라고 말했다.

드라마 작가가 소설가와 다른 점은 모두가 사는 얘기를 쓰지만, 드라마 작가는 방송시스템을 이해할수 있는 마인드를 필수적으로 가져야 한다고 한다.

그는 “드라마 작가들은 겉으로는 화려해보이지만, 보기보다 자기수련 과정이 필요합니다. 현재는 드라마 작가가 많이 있지만 옛날 작가들이 질적으로 더 우수하다는 평가를 내려요. 낭만적인 생각으로 도전하기 보다 먼저 철저한 습작기간이 필요하고, 또 자기 글을 수용할 수 있는 경지에 올라야 됩니다. 자기에 대한 준비가 있어야 하고, 과정의 어려움을 견딜수 있는 인내력도 필수조건입니다”라고 조언했다. 

극본에는 여러 장르가 있지만, 꼭 써보고 싶은 장르가 있기 보다는 ‘기억에 남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는 그는 ‘글’로 받은 스트레스는 ‘글’로 풀어간다고 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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