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옥천서 버스 10대 바다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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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두고 옥천서 버스 10대 바다나들이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1.11.1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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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지지 모임 “경비 걷어 단합대회 다녀왔다”
일부 참가자 총선출마예정 ‘박덕흠 행사’로 알아

19대 총선이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옥천에서 특정정치인을 지지하는 단체가 회원단합대회를 표방하며 관광버스 10대 규모의 나들이에 나서서 논란을 빚고 있다. 지역주간지인 <옥천신문>은 지난 11일자 지면을 통해 6일 이뤄진 ‘행복플러스 희망포럼’의 서해안 집단나들이에 대해 보도했다.

<옥천신문>은 이날 1면 톱기사에서 “휴일인 지난 6일 오전 7시부터 비가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옥천읍사무소 광장은 관광버스 6대가 관광을 떠나기 위해 기다리는 주민들을 태우기 위해 만원을 이뤘다. 이날 관광은 ‘행복플러스 희망포럼(이하 행복플러스)’이라는 단체가 주최한 행사로 옥천읍에서 6대, 면지역에서 4대의 45인승 버스에 주민들을 태우고 천리포 수목원 및 만리포로 산행 및 발대식 명목의 일정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 지난 6일 오전 옥천읍사무소에서 관광버스 6대가 주민들을 태우고 만리포 관광을 출발하기 직전의 모습. 면 지역에서 4대의 버스가 별도로 출발해 모두 10대가 관광을 다녀왔다.

<옥천신문>은 또 행사를 주최한 행복플러스에 대해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에서 출발한 친박 조직 중 하나로 전국단위 조직들이 국민희망포럼이라는 명칭으로 만들어지고 있으며, 우리고장에서는 이인석(전 문화원장)씨가 운영했던 행복플러스가 명칭 앞머리에 붙으며 이름이 만들어 졌다. 공동대표는 김재철 전 옥천군의회 의원, 정정우 전 교육장, 김명자(전 옥천문인협회 사무국장)씨가 맡고 있으며 고문으로 총선출마예상자인 OOO씨와 이규완, 박영웅 전 도의원 등이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옥천신문>이 이 단체의 고문이자 총선출마예상자를 ‘OOO’으로 익명 처리한 것은 사실상 이날 행사가 14일 한나라당 소속으로 총선출마를 공식선언한 박덕흠 대한전문건설협회장(한나라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위한 것이었음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물론 행복플러스가 박 회장의 사조직이라고 하더라도 이날 경비를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갹출했다면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옥천신문>은 그러면서 “OOO씨가 친박계 정치인으로 박사모에서도 활동을 했고 단체 고문으로 있다 보니 가입한 회원들 일부는 이 모임을 OOO씨와 연계시켜 생각하시는 것 같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단체는 박근혜 씨가 대통령이 되길 희망하는 단체로 OOO씨의 국회의원 출마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으며 이날 행사와 관련한 일체의 비용도 회원들의 참가비와 단체 임원들이 분담해 마련했다”는 희망플러스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박덕흠 “무슨 일인지 알아보러…”

<옥천신문>은 그러나 “총선출마 예상자인 OOO씨와는 무관하다는 희망포럼 측 입장과는 달리 일부 주민들은 이 단체를 OOO씨 지지모임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날 관광버스가 주민들을 태운 옥천읍사무소 현장에서는 버스 앞자리에 ‘희망포럼’이라는 안내문이 비치됐음에도 단체이름을 알지 못하는 주민들이 상당수 있었다. 한 50대 주부는 행사를 취재 중인 기자에게 다가와 ‘이 관광버스가 OOO씨 (여행)가는 것 맞느냐’고 묻기도 했고 어떤 주민들은 사진을 찍는 기자에게 다가와 ‘OOO씨 회사에서 나왔느냐’고 묻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밖에도 총선 출마예상자 가운데 박덕흠 회장만 유일하게 현장에 나왔다는 사실도 적시했다. <옥천신문>은 이에 대해 “OOO씨는 이날 현장에 나온 이유를 묻는 옥천군선거관리위원회 직원에게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서 읍사무소를 보니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어 무슨 일인지 알아보러 나온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 관광버스에는 버스마다 주최측이 준비한 많은 양의 술과 과자, 음료수, 떡, 고기가 나뉘어 실렸다. / 사진=<옥천신문> 제공

<옥천신문>은 일련의 상황을 종합해 “진위여부를 떠나 이에 대한 법적 판단은 앞으로 상당한 논란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법적판단의 주체인 선거관리위원회는 아직 이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중략)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선거가 같은 해에 치러지는 2012년 선거일정의 특성상 지역사회에는 커다란 혼란이 야기될 수도 있다. 지역주민들이 대단위로 참가하는 관광성 행사가 대선후보 지지모임이라는 이유로 양성화 될 경우 대선후보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각 정당이 마찬가지 취지의 행사를 앞을 다퉈 주최할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대규모 탈법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농후해 질 것이라는 지적이다”라고 주장했다.

선관위 “ 연결고리 찾기 어려워”

충북도선관위 관계자는 이날 행사에 대해 “미리 인지하고 현장에 나갔다. 박덕흠 회장과 연관은 있어보였으나 외관상 연결고리를 찾기는 어렵다. 옥천신문 기자도 나와서 현장에서 물어보고 했는데 ‘돈을 걷어서 간다’고 하더라. 입후보예정자 선거운동에 대한 정황은 나오는 게 없었다. 한쪽의 얘기, 정황만 가지고 정식조사를 할 수 없다. 1차적으로는 끝났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희망포럼이든 박사모 등 정치인 펜클럽은 많고 법적으로도 허용된다. 관광을 다녀왔다고 해서 위법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선관위 관계자의 말대로 정치인 펜클럽이 그저 관광을 다녀온 것만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관광비용 가운데 일부라도 협찬을 하게 되면 ‘기부행위’ 위반이 된다. 또 관광일정 속에서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게 되면 이는 선거운동기간 위반에 해당된다.

현행 선거법은 선거일 120일 전 예비후보등록을 하기 전까지는 어떠한 형태로도 선거운동을 할 수 없으며 예비후보등록을 하더라도 예비후보와 가족 등의 극히 제한적인 선거운동만 허용된다. 선거운동원이 움직일 수 있는 공식선거운동기간은 단 13일뿐이다.

남아있는 하나의 의문점은 행복플러스 희망포럼을 현재 전국적으로 조직되고 있는 전국희망포럼과 도내 조직인 충북희망포럼의 산하조직으로 봐야 하는지 여부다. 이에 대해 충북희망포럼 이정균 공동대표는 “행복플러스 희망포럼이라는 조직은 모르겠다.

옥천에는 옥천희망포럼이 있는데 이규완 전 도의원이 대표를 맡고 있다. 또 단체로 단합대회를 다녀왔다는 것도 금시초문이다. 박덕흠 회장이 친박을 한다는 소식은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에 말에 따를 경우 희망플러스는 자생적 친박조직 또는 다른 목적을 겸한 조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당초 행복플러스정책연구회를 만들었다는 이인석 전 문화원장은 사실상 두 조직을 같은 모임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이 전 원장은 “내가 작년에 행복플러스정책연구회를 만들었는데 활동이 여의치 않아서 포기하고 희망포럼과 통합했다. 박근혜를 지지한다기보다는 박사모처럼 그냥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이다. 김재철 전 군의원 등이 회장을 맡고 박사모 중앙조직의 박덕흠 회장과 전직 도의원 2명을 고문으로 추대했다. 박 회장과는 개인적인 친분이 있지만 모임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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